농기계순회수리 ‘주민들 인기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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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순회수리 ‘주민들 인기 짱’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1.07.14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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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번기 일손 거드는 숨은 조력자

 

▲ 한 농기계 수리직원이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장난 농기계를 수리하고 있다.

“기계를 안 써서 그래요. 너무 안 써서 선이 녹슬었네. 일단 시동 걸리게만 해놨으니 선은 별도로 갈아요. 레버는 그냥 드릴 테니 달아서 쓰시고.”

농기계를 사용할 일이 많은 요즘 유난히 바쁜 사람이 있다. 농기계 순회수리에 나선 군 농업기술센터 농기계 수리 직원들이다. 이들은 고장 난 농기계를 제때 수리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마을별로 돌아다니며 수리를 해주고 있다. 2월부터 11월까지는 주말과 수요일을 제외하고 매일을 마을을 순회하며 농기계를 수리한다. 이들은 농촌 일손을 거드는 숨은 조력자이다.

지난 12일 농기계 순회수리 마을로 예정된 구림면 율리마을을 찾았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이들은 열심히 예초기를 손보고 있었다. 이들이 마을에 도착하면 미리 공지를 받은 주민들이 고장 난 기계를 가져와 수리를 의뢰한다. 비 온 뒤나 벌초를 앞둔 요즘 같은 시기에는 고장 난 예초기를 가져오는 주민이 많다. 그리고 농번기 시작 전에는 경운기와 이앙기의 수리 빈도가 높았고 가을걷이 후에는 경운기와 다른 농기계가 많다.

예초기는 주로 시동 계통에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관리가 부실한 탓이다. 수리를 하던 진철근 농업기술과 농업교육 교관은 “대부분 카브레터나 점화플러그 쪽에 이상이 많이 생긴다. 기계를 청결하게 관리해야 오래 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너무 저렴한 가격을 강조한 국산 기계는 믿을 게 못된다. 국산이지만 내구성이나 가공정도 등 완성도가 부실한 중국산 부품이 많아 기계의 성능이 떨어진다”며 “가격은 비싸더라도 좋은 부품을 쓴 일본산 기계가 인정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수리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한 주민이 들고 나온 10년도 더 돼 보이는 일본산 예초기를 보며 감탄하기도 했다. 이 기계의 크기는 국산의 3분의2정도라 가볍고 출력이 좋아 편의성이 돋보였다.

연료 사용법도 지적됐다. 진 교관은 “전문가 중에는 수리 전에 반드시 맨손으로 연료를 만져보는 사람이 있다. 오일과 배합을 어떻게 했고 얼마나 그대로 뒀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 방치된 연료도 고장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진 교관은 수리 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는 물 그리스를 주기도 한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는 표어는 지금도 유효하다. 농기계는 사용 환경이 열악해 그만큼 정비할 일도 많으니 기계 구석구석 그리스를 뿌리는 것만으로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주민들은 수리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된다. 대부분 부품 교체 정도는 할 수 있지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 까지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차분히 대처하는데 도움이 된다.

진 교관은 기계를 보기만 해도 대충 상태가 어떤지 알 수 있다. 진 교관을 도와 일을 진행하는 이국노(30ㆍ유등 무수)씨는 점차 경험을 쌓으며 배워가는 중이다. 이들 두 명이 타고 다니는 승합차에는 크고 작은 부품과 공구 100여 가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날 수리를 받은 농기계는 10대로 시중에 수리를 맡길 경우 비용은 약 20만원이 넘는다. 주민들은 자주 오진 못해도 방문수리가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현택(54ㆍ구림 율리) 이장은 “고령화로 방문수리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물어볼 때 마다 친절히 답해주니 주민으로서 고마울 수밖에 없다”며 “이런 실속 있는 사업에 군이 더 많은 지원을 해서 방문횟수도 늘리고 주민친화적인 군정에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일과는 일찍 일어나는 농민들의 생활주기에 맞추느라 굉장히 바쁘다. 진 교관은 수년째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한다. 8~9시 사이에는 농기계 임대 업무를 보고 순회수리를 나갔다 오면 또 임대 업무와 정비를 해야 한다. 전문 인력이 부족해서 1년 내내 진 교관과 이국노 씨가 군내 모든 마을을 다녀야 한다. 그는 “하루 평균 20건 내외를 수리 할 정도로 수요가 많지만 따로 다닐 수도 없다. 하루 빨리 숙련공을 구해 팀을 나눠서 다니면 마을를 찾는 횟수가 그만큼 늘어 그것만큼 좋은 주민봉사도 없을 것”이라며 순회수리에 대한 강한 애정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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