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글로벌 호구 대한민국’ 결국 국민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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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글로벌 호구 대한민국’ 결국 국민의 몫
  • 오은미 전 도의원
  • 승인 2019.12.2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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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축구경기를 하는 모습을 상상해 봤는가? 아마 경기 자체가 말도 안 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여길 것이다.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 정부에 청구된 ISDS(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투자자ㆍ국가 분쟁 해결) 금액은 최근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의 4조4000억원을 포함해 총 10건으로 13조 5000억원인데 투자자가 이긴 비율이 70%면 9조원을 국민 세금으로 물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돈이면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은 물론, 모든 대학생에게 반값 등록금을, 전 국군장병에게 월급 백만원을 줄 수 있는 액수라고 한다. 그에 반해 우리 기업이 외국 정부를 상대로 청구한 금액은 비공개지만 1조원이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수치상으로 따져보더라도 비교도 안 될 만큼 우리가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기가 막힌 현실을 많은 국민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ISDS는 한미 FTA 체결 추진 과정에서 독소조항으로 꼽히며 한국 사회에 알려졌는데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 당사국 정부가 투자협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경우, 국내 법원이 아닌 국제 중재소에 정부를 제소할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다. 한미 FTA 체결 후 여러 FTA 조항에 이 제도를 도입했는데 2012년 미국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제소해 한국 정부가 패소하여 큰 피해를 보았었다.
이렇듯 FTA 중에서도 가장 독소조항이라고 했던 ISDS를 밀어붙인 자가 지금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인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있던 김현종이다. 그는 한미FTA를 일컬어 “미국의 선진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었다. 한국 경제가 미국 경제에 합병된다는 것이나 다름없고, 이는 결국 미국 투자자에게 한국의 법과 제도를 바꿀 권한과 수단을 주는 것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그를 가리켜 검은 머리 미국인이라 하는 것이다. 그런 그가 지금 청와대에 있다는 사실이 늘 의심스럽다.
김현종뿐 아니라 FTA는 세계화의 대세이고 대한민국 경제영토를 늘리는 것이라며 개 거품 물며 온갖 환상으로 혹세무민하던 통상 관료와 전문가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한미 FTA를 비롯하여 온갖 FTA 체결 건이 올해 11월 발효 기준으로 16건이라 하고 협상 중인 FTA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여전히 정부는 FTA 강국임을 자랑하며 안정적인 해외시장을 확보하고 개방을 통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기 위해 앞으로도 적극적, 지속해서 FTA를 추진하려 한단다.
개인과 개인의 거래도 나에게 이익이 있도록 철저히 분석하고 준비한다. 하물며 나라와 나라 사이의 거래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그동안 자국의 이익이 아니라 강대국, 특히 철저히 미국의 관점에서 협상을 진행해왔고, 이에 반대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공권력을 앞세워 진압했으며, 거짓된 정보로 국민을 기만해왔다.
FTA 진행 초기부터 ISDS 위험성을 경고했던 일들이 속수무책 진행되고 있고, 이에 대해 각종 협정에서 ISDS를 폐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과 여론이 모이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기업이 승소했다 하더라도 우리 국민에게는 한 푼도 돌아오지 않은 돈을 기업의 조그만 이익을 위해 외국 기업에 국민 세금으로 어마어마하게 보상해야 하는 ISDS를 보완하거나 폐지하려 하지 않는 정부의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대기업의 외국자본 비율이 80% 이상인 기업 포함하여, 평균 50% 이상이 외국자본인 대기업 구조로 외국자본에 퍼주기만 하는 재벌 경제 위주의 불안정한 대한민국 경제 체제에서 FTA 강국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경제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가는 것인지, 글로벌 호구가 되어가는 대한민국 국민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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