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순창 마을 영상’에 대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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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순창 마을 영상’에 대한 유감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20.01.0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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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유튜브(동영상 공유사이트) 전성시대다.
초등학생들의 미래 꿈이 조물주 위에 있는 ‘건물주’가 되는 것에서 인기 ‘유튜버’(유튜브 1인 방송자)가 되는 것으로 바뀌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초등학생,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르신들까지도 궁금하면 일단 유튜브로 들어간다.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보다도 유튜브를 더 선호한다.
일부 인기 유튜버는 연예인 못지않은 영향력을 미치고 엄청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얼마 전 100억원에 달하는 강남 빌딩을 매입해 화제가 됐던 여섯 살, 이보람 양의 ‘보람튜브 토이리뷰’가 그렇고, 한글 신조어 ‘먹방(Mugbang)’을 세계적인 고유명사로 만들어 낸 먹방 콘텐츠 유튜브 채널인 제인ㆍ프란ㆍ급식왕 등도 수십억원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유튜브는 보고 듣는 건 쉬워도 정작 직접 만들어 올리는 것은 무척 어렵다고 말한다. 블로그나 에스앤에스(SNS) 활동과 비교하면 동영상 콘텐츠(내용물)를 만들어 올리는 행위는 시간과 노력이 최소한 10배 이상 어려운 작업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결정적인 것은 ‘차별화된 콘텐츠’가 있어야만 비로소 자신이 만든 유튜브 채널에 구독자나 늘어나고 지속적인 시청자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유튜브에 올려진 영상은 80 대 20 정도로 정보성 콘텐츠보다 게임ㆍ음식ㆍ애니메이션ㆍ음악 등의 엔터테인먼트(문화예술)성 콘텐츠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튜브에서 검색 인구가 늘어날수록 점점 더 정보성 콘텐츠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유튜브를 마케팅 도구로 고민하고 있고, 개인이나 기업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에서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 홍보를 위해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순창군도 온라인 홍보 활성화를 위해 ‘2020년 순창군 온라인 기자단’ 32명을 지난 3일 선발했다. 선발된 블로그 기자 18명과 영상 기자 14명, 온라인 기자단은 군내 문화ㆍ축제ㆍ여행 정보를 받아 기사나 제작된 영상을 블로그와 유튜브 등에 게재하며 활동하게 된다.
새로 단장한 군청 누리집에 들어가 블로그와 순창유튜브를 둘러보았다. 유튜브 홈페이지에서 순창을 소재로 한 영상물들도 살펴보았다. 그중 지난해 12월 23일에 올린 '그려 순창' 2019 마을 영상 페스티벌- 섬진강 한 가족, ‘유등면 버들마을’ 편을 보게 되었다. 10분이 조금 넘는 꽤 빼어난 영상물이었는데, 두 군데에서 옥에 티를 발견했다.
4분32초에 재생되는 영상에 삽입된 흑백사진은 유등 버들마을 강가에 있는 나무가 아니라 순창읍 경천에 있던 일명 ‘꼬부랑나무’다. ‘꼬부랑나무’는 읍내 군청에서 경천교(70년대까지는 2교로 불림) 가는 중간쯤에 있던 나무다. 수백 년 묵은 아름드리나무였는데, 줄기 속이 비었고 가장 긴 나뭇가지는 경천 물에 닿을 듯 길게 늘어뜨려 졌었다. 아이들은 텅 빈 줄기 속으로 기어들어 가 나뭇가지 끝까지 아슬아슬하게 올라가서 그 나뭇가지를 잡고 물속으로 다이빙하듯 뛰어내리며 멱을 감았다. 도시의 수영장을 구경해 본 적은 없었지만, 아이들은 수영장이 부럽지 않았고, 그래서 그 꼬부랑나무를 다이빙나무라고도 불렀다. 70년대 중반 어느 여름날, 벼락을 맞아 부러진 뒤 소각돼 지금은 남아 있지 않지만, 순창읍내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명소였던 유명한 나무다. 또한, 영상물 4분36초에 삽입된 16명 여인들이 강의 배경으로 찍은 사진도 유등면이나 섬진강의 모습이 아니다.
순창을 홍보하는 영상물, 빼어난 영상미와 흥미로운 서사ㆍ풍부한 콘텐츠(내용물)도 중요하지만,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먼저 전제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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