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93)/ 얼굴의 ‘붓기’ 말고 ‘부기’ 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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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93)/ 얼굴의 ‘붓기’ 말고 ‘부기’ 빼세요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20.01.15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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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붓기 → 붓기 시작함(동작)
부기 → 부기가 감소(상태)

 “OOO제품 마시고 자고 일어나기. 얼굴도 멀쩡하고 손도 너무 멀쩡해요. ‘붓기차’ 사세요. ‘붓기차’. 내가 말했지 제일 좋은 게 ‘붓기차’야."
최근 수십만의 구독자를 거느린 유명 유튜버(유튜브 진행자)들이 진행했던, 일명 ‘붓기차’에 대한 유튜브 방송이 허위 과대광고 행위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무더기로 적발됐다고 한다.
특정 식품을 먹었더니, 5일 만에 손에 부기가 빠졌다며 심지어 볼록했던 배가 이틀 만에 근육이 생기는 전후 사진도 올렸는데, 모두 사진을 보정 처리한 가짜로 드러났다고 한다.
몸의 부기를 빼준다고 해서 유행하고 있다는 ‘붓기차’, 효능에 관한 논란이야 어찌 됐든 우리말 어문규정을 적용하면 분명 문제가 있는 명칭이다.
건강 기사 등을 찾다 보면 ‘붓기차’의 경우처럼 ‘붓기’라는 말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쌍거풀 성형 수술 후 붓기가 안 빠져요.”, “늙은 호박은 산후 붓기를 가라앉히는 데 효과가 있다.”, “우유는 짠 음식을 먹은 후 마시면 체내 염분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붓기를 빼는 식품이라고 알 수 있어요.”, “발목을 접질려 붓기가 잘 안 빠져요.” 등이다.
부기(浮氣)는 몸이 붓는 증상으로 인해 부은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써 ‘얼굴에 부기가 있다’처럼 사용된다. 부기는 처음에는 의학 용어로 쓰이다가 현재는 그 쓰임이 확장되어 밤에 라면을 먹고 자면 얼굴이 붓는 등의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붓기’는 동사 ‘붓다’에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인 ‘-기’를 붙여 명사 구실을 하게 한 것이다. ‘부기’는 상태를 나타내지만 ‘붓기’는 동작을 나타낸다. “모기에게 물린 부위가 붓기 시작했다”는 부어오르는 동작을 표현하는 것이므로 ‘붓기’로, “발등의 부기가 가라앉았다”는 부어 있는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부기’로 사용하는 게 옳다.
참고로 발목 등을 접질려 염증이 생겼을 경우 한의원에 가면 침과 뜸 외에 ‘부항’을 뜨기도 하는데, 이를 ‘부황’이라고 잘못 쓰는 이가 종종 있다. 부항단지에 불을 넣어 공기를 희박하게 만든 다음 부스럼 자리에 붙여 부스럼의 고름이나 독혈을 빨아내는 일을 이르는 말은 ‘부항(附缸)’이다.
발음도 주의하는 것이 좋다. 흔히 ‘붓기’라고 적고 ‘부끼’라고 읽는 경우가 많은데, ‘부기’로 바르게 적어 ‘부기’라고 발음해야 맞다.
이는 감기, 냉기 등을 된소리로 발음하지 않고 평음으로 발음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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