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ㆍ불공정 해소하려는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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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ㆍ불공정 해소하려는 후보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20.02.0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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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정당들이 내놓은 공약이 썩 마음에 닿지 않는다. 그저 당선 가능한 후보를 찾아 제1당이 되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의석 확보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은 ‘공공 와이파이 확대’를 제1호 공약으로 발표했다. 자유한국당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폐지를 발표하더니 당ㆍ내외에서 반발이 나오자 1호 공약 아니라고 말을 바꾸고, ‘확대재정 축소, 탈원전 폐기, 주52시간제 폐지’ 등을 ‘제1호 희망경제공약’이라고 발표했다. 모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을 되돌리는 데 집중돼 있다. 번지수가 한참 잘못됐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조국 사태’에서 인식된 세습의 불평등을 해결할 기회여야 한다. 이번 선거는 지난 수십년간 질주해온 ‘각자도생의 신화’를 멈춰 세우고 새로운 체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선거는 누군가를 뽑거나 뽑지 않는 일이다. 정당과 정치인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책으로 제시하고 공약하면, 시민들은 이를 투표로 지지한다. 따라서 정책 논쟁 없는 선거는 그 결과와 상관없이 뒷맛이 찝찝하다. 정권 수호나 심판에 매몰된 선거는 정치집단의 목표는 이룰 수 있겠지만, 시민들이 살고 싶은 사회를 이룩하지 못하는 반쪽짜리에 그칠 수밖에 없다.

사회적 합의를 득표수로 표현하는 선거를 통해 제도의 변화와 개혁을 이룩해야 한다. 
정의당은 지난달 9일, 만20세 청년에게 국가가 3년에 걸쳐 1000만원씩 총 3000만원을 ‘기초자산’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총선 1호 공약으로 발표했다. 정의당이 설계한 ‘청년기초자산제’는 만 20세 청년 전원에게 국가가 3000만원을 지급하고, 이중 아동 양육시설 퇴소자 등 부모가 없는 청년에게는 최대 5000만원까지 지급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일정액을 상속받는 청년에게는 세금 환수 방식으로 지급 금액을 조정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정의당은 만 20세 청년의 대학 학자금, 주거비, 창업자금 등을 지원하여 자립을 앞당기고, 극심해진 불평등에 대처하는 정책이라고 강조한다. 소득 격차를 넘어 자산 격차를 극복하고, 불평등 해소의 책임이 국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정책이다. 사회초년생 청년에게 3000만원을 지급해서 만연한 불평등을 한 방에 해소할 수 없고, 청년 세대에만 불평등이 있는 것은 아니라며 ‘총선용 선심공약’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부모 찬스’가 아니라 ‘사회 찬스’를 제공하여, 청년들의 출발선 불평등을 우선 해소하겠다는 정책이라 반갑다.

재원 마련, 시행착오 등 부정적 분석ㆍ평가보다 이런 정책을 매개로 치열하게 논쟁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과 불공정을 해소(결)하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 그 책임은 개인이 아니라 국가에 있으므로 더 그렇다. 많은 시민이 ‘촛불혁명’ 후 태동한 문재인 정부를 지켜보면서 ‘정치는 도대체 무엇인가’ 낙심하며 비관한다. 하지만 “정당은 정책을 만들기 위해 선거에 이기려는 것이 아니라, 선거에 이기기 위해 정책을 만든다. 정당은 오직 공직 획득을 통해 얻게 되는 소득ㆍ명성ㆍ권력을 위해 행동한다.” 이 견해를 현실에 대비해보면 ‘정책은 득표 혹은 지지율 제고의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라는 현실 정치를 둘러싼 많은 의문이 풀린다. 하지만 투표권리를 가진 시민으로서 물러설 수 없다. 정책이 정당의 수단이 아니고 시민의 권리가 되는 선거가 되도록 ‘유혹’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지지한 정치인과 정당이 공약한 정책을 어기면 그 지지를 철회해야 한다. 권력 획득과 유지에만 급급해서 공약을 무시하고 현상을 왜곡하는 정치인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비판하지 않으면 잘못된 틀(체제)을 바꿀 수 없다. 3권분립 국가에서 권력의 크기는 상대적이라는 자각이 필요하다. 국회가 저 모양이고, 정당이 저 상태인데 대통령 권력은 더 커 보이지 않을 수 없다. 지방정치도 마찬가지다. 1991년 지방자치 이후 행정의 권한은 계속 확대되는데 의회의 역할은 점점 보이지 않는다. 돈(예산)과 권력(인허가)을 모두 가진 행정을 의회가 감시할 수 없다는 변명은 “제왕적 헌법을 개헌해야 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하겠다는 후보자 뒤로 줄서는 지역정치인을 포함한 유지들은 “줄서기보다 불평등ㆍ불공정을 해소하려는 의지와 정책이 있는 후보”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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