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일 때 붙여쓰기
의존명사는 띄어쓰기
막상 글을 쓰다 보면 붙여 써야 하나 띄어 써야 하나 망설여질 때가 많다. 형태는 같은데 문법적 기능이 다른 경우에 더욱더 그렇다. 대표적으로 문장에서 조사와 의존명사로 쓰이는 ‘만큼’, ‘대로’, ‘뿐’ 등이 있다.
의존명사 ‘만큼’은 관형사형 어미 ‘-은’, ‘-는’, ‘-을’ 뒤에 쓰여 그와 같은 정도나 한도를 나타내는 말 또는 원인이나 근거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라는 뜻이 있다.
예를 들어 “늦은 만큼, 더 서두르겠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 “판사님과 ‘뇌’를 바꾸고 싶을 만큼 답답하다.” 등과 같이 사용된다.
반면, 조사 ‘만큼’은 체언의 뒤에 붙어 비교의 대상과 거의 비슷한 정도임을 나타내는 보조사로 쓰인다. “적어도 승부욕 만큼은 어느 선수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나도 당신만큼은 할 수 있다.” 등이 있다.
‘대로’의 경우에는, 의존명사로 쓰여 ‘어떤 모양이나 상태와 같이’라는 뜻으로 “뿌린 대로 거둔다.” 등과 같이 사용된다. 그리고 조사 ‘대로’는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서로 상관 말고 각자도생하자”와 같이 ‘따로따로 구별됨’을 나타낸다.
‘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의존명사 ‘뿐’은 ‘다만 어떠하거나 어찌할 따름이라는 뜻’을 나타내거나 ‘오직 그렇게 하거나 그러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 하고 있는 일이 더 잘 풀리고 인간관계가 극적으로 달라졌다.”, “신종코로나 피했을 뿐인데, 우한교민들 ‘강제금연’ 사투”와 같이 쓰인다. 그런데 조사 ‘뿐’은 ‘그것만이고 더는 없음’ 또는 ‘오직 그렇게 하거나 그러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너뿐이다.”, “우리 민족의 염원은 통일뿐이다”와 같이 쓰인다. 문장 구성이 명백히 달라서 구별하기 쉽다.
다만 ‘-ㄹ뿐더러’는 그 자체가 어미이므로 다른 경우다. “일도 잘할뿐더러 성격도 좋다.” 식으로 쓰는 말이다. 이때는 붙여 써야 한다. 조금 더 덧붙이자면, ‘-ㄹ뿐더러’의 경우와 “일도 잘할 뿐만 아니라…” 할 때의 ‘뿐만 아니라’를 구별해야 한다.
의존명사 ‘데’와 어미 ‘-ㄴ데’도 많이 헷갈리는 용법이다. 의미 차이로 구별하는 게 요령이다. “그는 돈 버는 데 온통 정신이 팔려있다.” 이때의 ‘데’는 ‘곳ㆍ장소, 일ㆍ것, 경우ㆍ상황’의 뜻을 나타내는 의존명사다. 어미 ‘-ㄴ데’와는 어떻게 다를까? “그는 돈은 많은데 건강이 안 좋아” 이때의 ‘-ㄴ데’는 뒷말을 이끌기 위한 조건, 설명 등을 나타내는 말이다. 대개 ‘대립’하는 내용이 이어진다. 동사나 형용사의 어간에 붙는 어미이므로 당연히 붙여 쓴다.
“휴일인데 마땅히 갈 데가 없어”처럼 ‘휴일인데’는 다음 말을 이끄는 전제이므로 어미 ‘-ㄴ데’이며, ‘갈 데’는 장소를 나타내는 의존명사 ‘데’이다. ‘데’의 자리에 ‘곳, 것, 경우’ 등을 넣어봐서 의미가 통하면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쓰면 된다.
한가지만 더 짚어보자. “순창고추장은 맛있는 데다가 건강에까지 좋다”는 경우, 얼핏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띄어쓰기가 잘못됐다. 이때의 ‘맛있는 데다가’는 어미가 아니라 ‘것, 경우’를 뜻하는 의존명사다. 따라서 ‘맛있는 데다가’로 띄어 써야 한다. 어미 ‘-ㄴ데’는 “그 고추장은 맛은 있는데 건강한 식품이 아냐”처럼 ‘조건’, ‘대립’ 따위를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