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두지마을 달집 태우며 주민 건강 무탈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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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 두지마을 달집 태우며 주민 건강 무탈 ‘기원’
  • 황의관 정주기자
  • 승인 2020.02.1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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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달집 태우며 풍년ㆍ건강ㆍ행복 ‘기원’

 

정월대보름은 가장 큰 보름이라는 뜻으로 음력 정월(1월) 15일입니다. 옛날에는 설날부터 정월대보름까지 보름 동안 동네 어른을 찾아뵙고 세배드리며 한해 농사를 준비했습니다. 설날은 가족 중심의 명절이었고, 대보름은 집단적이고 개방적인 마을공동체 명절이었습니다. 과거 마을마다 벌어지던 줄다리기ㆍ차전놀이ㆍ고싸움ㆍ쥐불놀이 등 절기 놀이는 요즘은 경연이나 축제에서나 볼 수 있는 이채로운 행사가 되었고, 오곡밥ㆍ약밥ㆍ부럼 등 절기 음식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잊혀가는 정월대보름 풍속을 지키려는 이들도 있습니다. 올 정월대보름에도 집터를 지켜주는 지신(地神)에게 고사를 올리고 풍물을 울리며 축복을 비는 ‘지신밟기’. 대보름 달이 떠오를 때 나뭇가지 등으로 만든 달집을 태우며 풍요로운 새해를 기원하고 액운을 쫓는 의미가 있다는 ‘달집태우기’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월 대보름날은 농경사회에서는 마을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해 농사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한 날이다. 
풍산면 두지마을은 정월 대보름날을 맞아 청년회가 주축이 되어 대나무를 베어 달집을 만들고, 부녀회에서는 나물을 만든다. 남성 어르신들은 새끼줄을 꼬고 이엉을 엮어 달집태우기와 고사를 준비한다. 청년회원들은 며칠 전부터 대나무를 베느라 분주했다. 청년회원들은 마을 공터에 모아놓은 대나무로 달집을 세운다. 달집을 예쁘게 만드는데 젊은이들의 실력만으로는 부족하여 경험 많은 어르신들이 이엉을 엮어 달집에 두르며 도왔다.
늦은 오후, 보름달 떠오르기를 기다리며 마을 풍물패가 장단을 맞추기 시작한다. 마을을 돌며 액운을 눌러 밟아 없앨 모양이다. 고샅길을 따라 풍물을 치며 보름날 행사를 알린다. 한 주민이 술상을 내온다. 마른 목을 축인 상쇠가 덕담하고 풍물패는 다시 마을 고샅길을 따라 돈다.
날이 어둑해지고 대보름 고사가 시작된다. 달집 이엉에는 주민들 소원이 적힌 소원지가 빽빽하게 꽂혀 있다. 해는 점점 사라져가고 달이 점점 차오른다. 마을 이장, 개발위원장, 노인회장, 부녀회장 등이 볏짚에 불을 붙여 달집에 불을 놓는다. 작은 불꽃이 점점 붉게 타오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달집을 집어삼킨다. 대나무 터지는 날카롭게 경쾌한 소리는 악귀가 놀라 도망치기에 충분하다. 주민들의 소원을 담은 소원지는, 달집과 함께 재가 되어 하늘로 날아간다. 아니, 하늘에 이른다.
손주의 건강을 비는 할머니의 소원도, 자식이 전교 1등에 오르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도, 풍년 농사를 바라는 농부의 바람도 모두 이루어지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마을 주민 모두 건강하고, 무탈하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글 : 구준회 두지마을 주민

▲대보름 고사를 지내기 위해 음식을 차려놓고 있다. 풍물패는 흥을 돋구고 있다.
▲대보름 고사를 지내기 위해 음식을 차려놓고 있다. 풍물패는 흥을 돋구고 있다.
▲마을회관 앞을 돌고 있는 풍물패.
▲마을회관 앞을 돌고 있는 풍물패.
▲달집에 소원지를 달고 있다.
▲달집에 소원지를 달고 있다.

 

▲달집에 붙일 짚과 새끼를 꼬고 있다.
▲달집에 붙일 짚과 새끼를 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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