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 ‘좋은 언론 키우려면 한 사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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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 ‘좋은 언론 키우려면 한 사회가 필요하다’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2.20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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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저널리즘 시대, 공유ㆍ공생, 가치 추구하는 생태계

언론진흥재단에서는 인터넷ㆍ모바일로 대변되는 디지털시대를 맞아 뉴스미디어 지형과 뉴스 소비행태의 변화에 대응하고자 ‘디지털 저널리즘의 이해’ 연수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12, 13일 진행했다. 
연수에서는 김경달 네오캡(Neocap) 대표의 ‘2020 미디어 트랜드 지형분석’, 김윤경 와이어드코리아 편집국장의 ‘시이에스(CES) 2020 리뷰와 미디어의 미래’, 디지털 혁신 전략가 오강선 한국방송(KBS) 피디의 ‘디지털시대 기자를 위한 ‘디지털’ 마인드, 정은진 포토저널리스트의 ‘디지털시대의 솔로 저널리스트’, 유경한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5G 테크놀로지와 저널리즘’ 등 제주, 경남 등 전국에서 방송인과 기자 40여명이 참여해 수강 후 열띤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2회에 걸쳐 연수 내용을 소개한다. 독자가 미디어 생산자가 되면서 ‘누구나 뉴스를 쓸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가짜뉴스 범람과 미디어 중독도 우리의 자화상이다. 종이신문인 지역신문이 어떻게 언론의 미래, 풀뿌리 언론 민주주의를 구축해나갈지 점검해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빅데이터, 가상현실, 인공지능, 로봇기자 등 새로운 기술 도입으로 전통 미디어산업은 위축되고, 저널리즘은 혁명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언론 권력으로부터 소외되고, 소비자이기만 했던 이용자가 탈권위주의를 넘어 직접 마이크를 잡고 펜을 들고 있다.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통제와 감시ㆍ억압을 효율화하고, 가짜뉴스 등 유해 미디어가 판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디지털기술 발달이 미디어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가장 큰 변화는 미디어 이용자의 변화, 한마디로 ‘이용자 헤게모니(주도권)’ 강화다. 이들은 능동적 소비와 적극적 탐색을 하며, 동영상도 10초 건너뛰기가 기본이다. 이용자들은 재미없는 것을 참지 않는다. 이용자의 변화에 따라 미디어 운영방식도 바뀐다. 운영이 반이 되었다. 마감은 이제 끝이 아니다. 마감은 이용자와의 소통 시작지점으로 바뀐다. 영국 비비시(BBC)가 2007년 유튜브 채널 지원을 결정할 때, 많은 반발이 있었다. “우리가 어떻게 이 방송을 만들었는데 이것을 무료로 공유할 수 있는가” 논쟁점이었다. 결국, 유튜브를 개설했는데 그 이유는 ‘나누어 줄 것이냐, 죽을 것이냐’였기 때문이다. ‘공유’는 이미 미디어의 사활을 가르고 있다. 이용자가 요구하는 정보를 제공하게 되면서 이용자의 정보 요구는 더욱 폭증하게 된다. 정보를 공유해도 저작권이 유지되며 훼손되지 않는다. 디지털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다. 
변화된 상황에 맞추어 미디어 제작자는 커뮤니티 빌더(소통 구축자)여야 한다. 이전 ‘구독경제’에서 ‘찾아가는 경제’로 바뀔 것이다. 거래 비용이 감소하면서 진입할 수 있는 다중경로가 생길 것이다. 수요자들이 하나를 선택한다고 나머지는 모두 배제되는 게 아니다. 디지털 사회야말로 롱테일 법칙(80%의 ‘사소한 다수’가 20%의 ‘핵심 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이론)이 통한다. 수요자는 끝없는 엄청난 포식자이다. 좋기만 하면 어디서든 알고 나타난다. 
디지털 발전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를 동시에 봐야 한다. 지난 시기는 하드웨어 중심의 시대, 정확성이 수반되는 느린 성장의 구조적 사회였다면, 디지털시대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시대,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하드웨어 중심의 사회는 제품 설계자와 개발자들이 그 제품이 어떻게 작용할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고 그것에 따라 제품을 최적화한다. 소프트웨어 세상에서는 상호작용으로 모든 것이 불확실하여서 끊임없이 적응해야 한다. 
공급자와 이용자가 수직적 연결과 달리 수평적 관계이다.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든지 볼 수 있는 ‘초투명성’의 사회가 된다. 소프트웨어 시대에는 소비자가 아니라 이용자가 등장한다. 이들은 대상을 필요에 따라 이롭게 쓴다. 이 정보들은 독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고 독자와 상호작용의 계기가 된다. 그 상호작용을 통해 정보는 더 정교해지고 풍부해지고 다양해진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회는 점점 대량유통 사회에서 맞춤 서비스 사회로 갈 것이다. 지역 밀착형 언론이야말로 디지털 저널리즘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저널리즘은 인간의 삶과 정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매우 특수한 사회적 실천이다. 서구 유럽에는 디지털시대에도 민주주의 사회질서의 건강성을 지키기 위해 저널리즘을 복원하여 환경감시자로서, 공정한 중재자로서, 공동체 규범의 수호자로서, 공동체의 발전 촉진자로서 제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디지털 저널리즘은 사회 변동의 산물이다. 이는 언론사 노력으로만은 불가능하다. 사회가 먼저, 그리고 함께 변해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처럼, 좋은 언론을 키우려면 온 사회가 필요하다. 단절과 분리로 가고 있는 저널리즘과 민주주의를 다시 결합하는 일은 개별 언론사 단위에서 할 수 없다. 언론사들이 대안적인 디지털 혁신을 통해 거듭나는 동안, 언론이 민주주의에 이바지하는 뉴스를 만들 수 있도록 사회 공동체도 제도를 개선하고 후원해야 한다.
<이 기사는 디지털 저널리즘 연수 내용에 더해, ‘디지털시대의 저널리즘 교육’(최민재 저), ‘지금의 뉴스’(박영흠 저)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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