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신문 보며 10년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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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신문 보며 10년 다짐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20.03.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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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년을 앞둔 지역신문에서 일하며, 창간 100주년을 맞아 ‘100년 전 그 춥고 바람 불던 날처럼, 작아도 결코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겠다’는 사설을 1면에 싣고, 창간 특집 100면을 발행한, 대한민국 ‘최대’신문 조선일보를 보며 바른 언론을 생각한다.

100년은 대단한 세월이다. 역사이다. <조선일보>는 100년을 앞둔 지난해부터 많은 특집 기사를 쏟아냈다. ‘불의한 시대와 투쟁’하며 ‘민족과 나라의 발전’을 이끌었다고 자화자찬했다. ‘팩트로 괴담에 맞선 100년, 진실의 수호자’였다고 자평했다. 앞으로도 ‘사실’만 붙들고 독자 곁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한 원로교수는 ‘조선일보는 민족과 독자에게 감사해야 한다’는 특별기고 제목 아래 <조선일보>가 ‘3·1운동 정신으로 탄생’해 ‘항일운동으로 민족운동본부 역할’을 했고 ‘광복 후엔 반독재 투쟁과 민주화ㆍ산업화에 앞장’섰다고 쓰고 “독자 없는 신문은 존립할 수 없다”면서 “자신을 키워준 민족과 독자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 독자 없는 신문은 없다. 독자에게 감사해야 한다.

공인(한국ABC) 발행부수 130만부, 국내 1위 조선일보에 쓴 글이어서 미더운가? 부끄럽고 창피하다. 100년 속 점철된 검은 역사를 애써 감추고 ‘오늘날 대신문으로 성장한 100년 역사’만 앞세우는 일은 ‘자랑스럽고도 축하할 일’은 아니다. <조선일보>는 “반민족ㆍ반민주ㆍ반평화 보도 행태 등 치욕의 100년사를 먼저 청산하라.” 전국 57개 언론ㆍ시민사회ㆍ종교단체로 구성된 ‘조선ㆍ동아 거짓과 배신의 100년 청산 시민행동’은 조선일보 창간기념일인 지난 3월 5일,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 사옥 옆 공원에서 “100년 동안 이어져온 거짓과 배신 행각은 이제 청산돼야 한다”며 <조선일보>의 반성과 사과를 촉구했다. “조선일보는 일제강점기에는 일제에, 군사정권시대엔 독재에 굴복하여 그 불의한 권력에 협력하고 부역하며 민족과 국민이 결정적 위기에 처할 때마다 얼마나 비열하게 조국을 배신했는지를 보여줬다”며 “지금은 스스로 권력이 되어 사실과 진실을 비틀어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전국 100곳에 조선일보 치욕의 100년 반성을 촉구하는 펼침막을 걸고, ①일제왕실 찬양ㆍ아부 ②일왕 생일 대대적 축하 ③윤봉길 의거를 ‘흉악한 행동’으로 ④5·16 쿠데타 지지 ⑤박정희 유신체제 환영 ⑥‘폭동’ ‘폭도’ 광주시민 두 번 죽여 ⑦광주 학살 수괴, 전두환 찬양 ⑧부천서 성고문 인권유린 은폐 ⑨‘김일성 사망’ 오보, 세계적 망신 ⑩‘안보장사’ 대명사 평화의댐 허위 보도  ‘조선일보 100년 최악의 보도 10선’을 공개했다.

<조선일보>는 1975년 3월 6일, 기자 32명을 ‘자유언론실천운동’ 했다며 강제 해직하고 지금까지 공식적인 사과조차 없다. 1995년 시작한 ‘안티조선운동’에도 <조선일보> 스스로 바꾼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들은 여전히 ‘대한민국 1등 신문이며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사’로 행세하고 대접받고 있다. 줄기차게 이어온 언론개혁 운동과 방송ㆍ인터넷의 발달로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을 뿐, <조선일보>의 자성은 보이지 않는다. <조선일보>는 민족을 배신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았던 부끄러운 과거사에 대해서도, 지금도 자행되고 있는 몰상식한 왜곡ㆍ편파 보도에 대해서도 사과하지 않는다. 그들은 “100년의 발자취에 자랑스러운 역사만 기록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신문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기에” “이민족이 지배하던 암흑기부터 독립국가 수립 이후 언론 자유의 빙하기였던 독재 정권 시기 지면을 오늘의 잣대로만 평가하는 것은 무리다”고 강변한다.

예나 지금이나 잘못된 ‘틀’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가둬두려는 수구 세력들은 자신들은 무죄라고 주장하며 시민사회에 무고죄를 덮어씌우려 책동한다. 수구 세력의 곁에는 수구 보수언론이 있다. 친일과 독재 예찬의 전통은 요즘도 대놓고 그 후계 세력을 편드는 과도한 정파적 보도로 재현되고 있다.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조ㆍ중ㆍ동처럼 거대한 사세는 아니지만 하는 짓은 대동소이하다.
<열린순창>이 ‘바른 지역언론’이 되겠다고 다짐한 것은 사이비 언론, 권력에 영합하지 않는 언론이 되겠다는 약속이다. ‘100년에 한 번 맞는 귀한 지면’에서조차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거대한 신문을 보며 10살 되는 <열린순창>은 ‘잘못을 인정하고 독자와 군민에게 사과하는 바른신문’이 꼭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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