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칭찬 자자한 ‘이승기ㆍ이보현’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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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칭찬 자자한 ‘이승기ㆍ이보현’ 부부
  • 김상진 기자
  • 승인 2020.03.11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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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앓지만 마음은 ‘건강’
동네곳곳 치우며 법 없이 살아
▲이른 봄 햇살을 맞으며 카메라 앞에서 환하게 웃는 쌍치 만수마을 ‘이승기ㆍ이보현’ 부부와 아이들 세준, 세희, 세빈이.
▲이른 봄 햇살을 맞으며 카메라 앞에서 환하게 웃는 쌍치 만수마을 ‘이승기ㆍ이보현’ 부부와 아이들 세준, 세희, 세빈이.

쌍치면 만수마을 이시영(62) 씨가 소셜네트워크(SNS)에 이웃 이승기(48) 씨에 관한 글을 게시했다. 
이시영 씨는 게시글에 “아름답고 고귀한 선행사례를 소개한다”며 “저수지에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많다. 나도 지저분하다고 생각만 했지 먼저 나서서 줍지는 못했다. 지적장애가 있는 이 젊은 청년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쓰레기를 줍고 있다.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줍는 사람 별도로 있는가?”라고 작성했다.
이시영 씨는 “추운 날 승기 씨가 쓰레기 줍는 걸 보고 집에 들어가게 하고 이장님께 건의해 코로나19가 진정되면 모여서 저수지를 정리하기로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승기 씨는 간단한 대화만 가능했다. 한 마을에서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주민들은 기자는 알아듣지 못 하는 말을 알아듣고 설명해줬다. 왜 쓰레기를 주웠냐고 묻자 “그냥 쓰레기가 있고, 더러워서 주웠다”라고 답했다. 
이승기 씨는 삯을 받고 농사일을 도우며 마을 곳곳 더러운 곳이 있으면 정리한다. “밥 먹을 때, 잠잘 때 빼고는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부지런하게 하루를 보낸다.
주민들은 이승기 씨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규상(76) 씨는 “(승기는)표현을 잘못해서 그렇지 참 착하다. 누가 무거운 걸 들고 오는 것을 보면 곧바로 달려가서 도와준다. 옛날에 순창샘물에서 일할 때는 순창에 좋은 소식을 듣고 마을에 전해 줬다. 만수리 기자라고 불렀다”라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이승기 씨 부인 이보현(36) 씨를 ‘날개 없는 천사’라고 부른다. 한 주민은 “승기 씨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 참 잘 모셨다”라며 “정말 열심히 산다. 오전에는 아이들 학교 보내고 농번기에는 삯을 받고 농사일을 돕는다. 오후에는 시산초등학교 급식소에서 일한다. 저녁에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정말 이 부부 같은 사람들만 있으면 법 없이도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보현 씨는 “남편이 마을에서 칭찬을 들으니 좋다. 아이들과 친구처럼 놀아주고 저에게도 참 잘해준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적장애를 앓고 있지만, 건강한 마음을 가진 이승기 씨와 이보현 씨는 오늘도 만수마을에서 행복하게 열심히 산다.

▲골목길을 걷는 이승기 씨. 
▲ 자전거로도 쓰레기를 수거한다.
▲강아지와 노는 아이들.
▲마을 인근 쓰레기를 줍고 있는 이승기 씨.
▲마을 인근 쓰레기를 줍고 있는 이승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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