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조사에 미치는 권력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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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조사에 미치는 권력의 힘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1.07.2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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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만 기억하는 세상, 강자만 살아남는 세상, 한 줄로 세우기, 덩치 큰 놈 떡 하나 더주기”
최근 몇 년간 이 나라 정권과 우리 지역의 사정을 표현하는 적절한 말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열린순창>이 오는 10월에 치러질 군수 재선거와 관련해 군수 후보 거론자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를 보면서 그런 단어들이 연상되는 연유는 왜일까.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사람들의 기억과 기준은 변화무쌍한 것이라서 종잡기 쉽지 않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말로는 비난하면서도 막상 이해관계에 직면하면 다시 판단할 여지없이 좋다는 게 좋다는 식이다.

혹자들은 여론조사의 문제점으로 응답률이 미미하여 제대로 된 여론을 분석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번 여론 조사도 그 논리대로 라면 6495명을 통화연결해서 그중 1025명이 답했으니 15.8%에 그친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의 연구원은 “재선거에 주민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 하루 만에 다 돌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재선거가 결정된 지 불과 40일이 지난 우리 지역의 민심은 이미 결정돼져 있는 걸까. 우리 지역 기준으로 집권정당인 민주당은 지난 과오에 대한 반성보다는 서운함을 앞세우고 잘못을 고치겠다는 확연한 약속을 내비치지 않고 있어 바꾸겠다는 의지를 찾아 볼 수 없다. 그동안 주민들 사이에는 불만도 많았고 잘못한 일이 잘한 일보다 더 많은 것 같아 보였다. 그런 정황이 숨겨진 민심이라면 이런 기회를 통해 들춰질 거라 기대했는데 그 결과가 확연하지 않다.

여론 조사의 결과로만 보면 이미 3분의 2를 넘기는 유권자는 마음을 정했다. 그중 과반수에 미치지 못한 지지세가 무소속이고 과반수를 약간 상회하는 지지는 범법으로 낙마한 후보를 배출한 민주당 소속 입지자들에 대한 지지다. 물론 30%을 약간 못 미치는 ‘잘 모르겠다’는 유동층이 있긴 하지만. 여기서 혼란스럽다. 소위 ‘반찬론’을 적용해 밥상에 올라온 반찬 중에서 젓가락 가는 곳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서 인가. 아니면 ‘그 나물이 그 밥’이라는 냉소 때문인가. 이도 아니면 친소, 이해, 지역, 모임 등 일반적인 교분 관계를 앞세운 결과인가. 자못 궁금하다. 자위하는 것은 죽은 권력이 지지하는 지시하는 추종적 여론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해도 그걸 제기했다간 도리어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세상사의 룰을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황당한 사회에서는 거대한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불의와 비리에 민감해서 이 틀을 깨려는 사람은 까칠한 사람이 되어 주류영역에서 추방된다고도 한다. 문제는 이런 환경이나 처지를 접했거나 목격한 사람 누구도 잘못됨을 고발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부정보다는 고발을 더 나쁜 것으로 보는 이상한 병에 걸려버렸다. 바라건데 그 틀을 깰 때가 됐다. 내 곁에 있는 부정을 나 혼자만이라도 끊을 준비를 해야 한다. 사소한 부정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더구나 모든 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미 밝혀진 것만으로도 충분한 과오까지를 용서한 듯 무조건 생각없이 추종해서는 안된다. 일부 공직자와 지나친 수혜를 받았던 이들이 그 공정하지 못한 이익을 지키려고 책동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적어도 지난 권력의 간섭과 지원을 자진해서 거부할 때 미래가 탄탄해지며 가까운 군수 재선거에서도 1등, 2등을 가리지 않고 자유스럽고 행복해 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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