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혐오, 선거 열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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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혐오, 선거 열기 없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20.03.1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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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뒤면 총선이다. 그런데 예전과 다르다.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르는 선거는 어차피 정권 심판 선거라지만, 국회의원 뽑는 선거인데 흥이 없다. 2016년 촛불항쟁은 박근혜를 탄핵했다. 촛불정부를 자임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정권은 촛불혁명 정신을 얼마나 구현했는가? 정권 교체로 무엇이 달라졌는가? 여전히 과거가 미래의 발목을 잡고 있고, 정의로운 전환은 터덕거린다. 자기 실력보다 상대방 실책으로 득점을 얻는 거대 양당 주도 구태정치, 재벌과 부동산 부자, 금융 부자의 눈치를 보는 불평등ㆍ불공정 체제, 일하는 것보다 쉬는 것이 더 두려워 가슴을 쓸어내리며 불안한 하루하루를 버티는 사회적 약자들의 모습이 아직 곳곳에 많다.
촛불정신은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라’는 민중의 지상명령이었다. 친일ㆍ독재ㆍ수구 세력을 청산하라는 명령이요, 근본적 개혁을 감행하라는 시대의 요구였다. 그러나 촛불로 세워진 민주당 정권은 수구 종식에 실패했다. 오히려 소멸하던 수구를 부활시켰다. 박근혜 탄핵은 친일ㆍ독재 세력에 대한 탄핵이었다. 해방 70년 만에 수구 세력이 수명을 다한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민주당 정권의 실책과 무능이 수구 세력을 되살렸다. 가장 큰 역사적 잘못으로 평가될 것이다. 사회 개혁도, 정치ㆍ교육ㆍ노동ㆍ재벌 개혁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헌법 개정도 못 했다. 개혁을 이루지 못했고 개혁 세력까지 분열시켰다. 조국 사태와 비례위성정당 논란으로 갈리고 치받으며 실망과 좌절을 안겨 주고 있다.
총선을 앞둔 정치판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수구의 꼼수에 꼼수로 맞서는 정당을, 그래도 개혁정당이라며 또 지지해야 하는가? 그들은 ‘원칙 없는 승리보다 원칙 있는 패배’를 통해 역사를 바꾼 ‘바보 노무현’을 벌써 잊었다. 도덕성과 개혁성을 버리고 택한 꼼수와 기회주의, 도덕적 일탈은 거센 후폭풍을 불러올 것이다. 지지 세력의 실망과 비판에 “(미래통합당의) 반칙과 탈법을 자기 한 몸 건사하자고 두고 보는 건 정의가 아니다”라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궤변이 놀랍지도 않다. 어떤 주장과 논리로 합리화해도, “투표의 비례성을 높이고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촉진해 거대 양당 기득권 체제를 깨겠다”는 지난해 12월 선거법 개정의 정당성을 부정한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작은 핀잔도 듣기 싫어하는 정당, 소수의견도 수용하지 못하는 정당, 핵심 지지층만 바라보며 판단하고 행동하는 정당, 내 편을 들지 않으면 적으로 간주하는 정당과 정치인이 또 지지를 호소한다. 잃어버린 몫을 찾아주겠다. 정의로운 국가를 만들겠다.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겠다면서 사탕발림한다. 그 달콤한 유혹에 또 취해 내리찍지 말자. 이미 우리의 삶 속에 깊이 들어서서 방향과 내용을 결정하는 정치를 피하지 말고 바로 선택하자. 선거에 매달리지 말고 정당과 정치인이 유권자를 농락하지 못하도록 바로 잡자. 달콤한 공약이 선거 뒤에 배신으로 돌아오는 일을 막아야 한다. 뒤틀리고 비틀어진 정치를 바로 잡기위하여 유권자도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
빨간불을 켜자. 코로나19 비상사태다. 시장에도 공연장에도 사람이 없다. 상인들은 울상이다. 감염병 공포에 편치 않다. 마스크를 사려고 늘어선 긴 줄에 서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하루하루 먹고살기 힘든 사람들은 병마도 무섭지만 하루 일을 쉬는 게 더 무섭다. 그런데 정치인은 아직도 공방 중이다. 제 밥그릇 깨질까 봐 안달이다. 책임은 구호뿐 변명을 늘어놓는다. 겸손은 보이지 않고 기교만 가득하다. 정당이 정치인이 자꾸 어긋나 보이는 것은 그들의 정치가 국민의 삶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경쟁하지 않고 상대방 공격에만 몰두하는 정치인을 골라내자. 독단을 주입하고 세뇌하려는 독선이 가득한 정치인과 정당에 표를 주지 말자. 책임은 뒷전인 정치인을 골라내자. 진영논리 아닌 상식을 주장한 정치인을 선택하자. 재벌에 영합한 정치인을 골라내자. ‘을’을 위해 분투한 정치인을 선택하자. 
공복이 되겠다는 정치인들은 말뿐, 상전 놀이에 출전한 듯 거들먹거린다. 선거 때면 일었던 관심도, 기대도 생기지 않는다. 깊어진 정치 혐오로 선거 열기를 느낄 수 없다.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기 때문이다. 중앙, 지방정치 모두 같다. 권력 사유화에 집착하고 제 식구 감싸고 측근만 챙긴다. ‘기회 평등, 과정 공정, 결과 정의’도 ‘청렴, 소통, 감동’도 구호일 뿐 허무한 약속이 되었다. “한분 한분의 소중한 의견들은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는 약속도 실제는 ‘불통’이다. 더 나은 지역, 더 큰 정치 실현을 위해 주민의 힘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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