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96)/ 코로나19, 전문용어 대신 쉬운 우리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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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96)/ 코로나19, 전문용어 대신 쉬운 우리말로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20.03.25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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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팬데믹 → 전염병 세계적 유행
코호트격리 → 동일 집단 격리

코로나19가 주춤세에 들어섰다지만 마땅한 치료제도 없을뿐더러, 벌써 두 달이 넘었음에도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우리사회를 짓누르고 있다. 길고 지루한 싸움임이 분명하다. 
낯선 전염병 코로나19는 평상시면 봉인돼도 좋을 말들을 일상어로 둔갑시키거나, 낯설고 어려운 용어들을 급격하게 쏟아냈다. 
확진자, 사망자, 감염률, 치명률, 치사율 등의 용어를 매일 우리는 접하게 됐다. 전염병의 위력을 나타내는 감염률과 치사율, 같은 한자인 ‘률’은 두 단어에서 ‘률’과 ‘율’로 다르게 표기돼 헷갈리게 한다.
요령은 간단하다. ‘모음’이나 ‘ㄴ’ 받침 뒤에 이어지는 ‘률’은 ‘율’로 적으면 된다. ‘치사율’은 이 조항이 적용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모음’이나 ‘ㄴ’이 있어 ‘환율’과 ‘치사율’, 그렇지 않아 ‘감염률’과 ‘시청률’ 등이라고 하면 된다.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팬데믹’을 선언했다. 언론에서는 연일 코로나19 관련 소식을 시시각각으로 전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관련 소식을 듣다 보면 낯선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 ‘팬데믹’을 비롯해 ‘에피데믹’, ‘코호트 격리’, ‘드라이브 스루’, ‘워킹 스루’ 등은 모두 일상생활에서 자주 듣기 힘든 말이다. 코로나19 자체가 새롭게 등장한 질병이다 보니 이와 관련된 용어 또한 익숙지 않은 표현이 많은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하지만 엄중한 시기에 어려운 표현으로 인해 정보에 소외되는 국민이 생겨서는 안 된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코로나19와 관련된 어려운 용어를 대체할 우리말을 선정했다. 
‘팬데믹’은 WHO에서 정의한 감염병 경보 단계 중 최상위 단계로, 둘 이상 국가나 대륙 간에 감염병이 동시에 대유행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에피데믹’은 감염병 경보 단계 중 ‘팬데믹’의 전 단계로, 동일 권역에서 인간과 인간 사이에 전염병이 유행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에서는 ‘팬데믹’은 ‘(전염병) 세계적 유행’으로, ‘에피데믹’은 ‘(전염병) 유행’으로 쓸 것을 권고했다. 
이 밖에 ‘코호트 격리’는 ‘동일 집단 격리’로, 차 안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는 ‘승차 진료’ 또는 ‘승차 검진’, ‘워킹 스루’는 ‘걷기 검진’로 사용해 줄 것을 제시했다. 또한 ‘비말’은 ‘침방울’, ‘진단 키트’는 ‘진단 도구(모음)’, ‘진단(도구) 꾸러미’로 바꿔 사용할 것을 추천했다. 
오래전 한 의사선생님이 “원인 불명의 질병을 뜻하는 ‘괴질’을 부끄럽게도 자신이 모르는 무서운 특정 질병의 이름인 줄 알았었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하물며 일반인, 특히 코로나19에 취약한 노년층에게 날것 그대로의 전문용어들은 이분들에게 낯설어 정보 소외를 가져오고, 생명이 위협받는 절박한 상황에서 불안과 공포를 가중할 수 있다. 코로나19 극복에 쉬운 우리말, 힘이 되는 말 한마디가 널리 퍼졌으면 한다. “힘내라,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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