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세대를 위한 정치, 그들에게 돌려줘야
상태바
[기고] 미래세대를 위한 정치, 그들에게 돌려줘야
  • 양경자 교사
  • 승인 2020.03.25 17:0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경자 동계고 교사

2019년 가장 핫한 인물은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가 아닐까. 그는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모인 유엔 기후행동에서 “어른들이 우리의 미래를 망치고 있다”며 경고의 환경 메시지를 보냈다. 2019년 노벨평화상 후보,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이었던 16세 중딩이다. 그는 기후변화시위에 동참하도록 친구들을 독려하여 전 세계에 등교 거부를 이끌기도 했다. 
당신은 청소년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이는 당신이 꼰대인지 아닌지 가늠하게 한다. 
청소년은 미성숙하고, 의존적이고, 통제의 대상인가 아니면 삶의 주체이고, 독립적이며 인격적 존재인가. 나이가 어리다고 갑질하는 어른들은 과연 성숙하고 자신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는가? 청소년은 역사의 순간순간 당당한 주체로 나서서 그 흐름을 이끌었다. 
4ㆍ19 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던 김주열 열사도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나이였고, 5ㆍ18 광주항쟁의 최전선에서 싸웠던 이도 교련복 입은 고등학생들이었다. 
그런 그들을 우리는 입시경쟁 속으로 밀어 넣었다. 너희가 살아가는 세상에 한눈팔지 말고 무관심으로 오직 학교 내신과 수능성적 올리기에 집중하라고, 그들의 뇌 구조를 바꾸는 데 언론이 앞장서고 사회가 함께했다. ‘가만히 있어라’ ‘어린 것들’이라며 스스로 성찰하는 삶, 참여와 연대하는 삶보다 침묵과 굴종과 경쟁에서 혼자 살아남기를 강요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삶에 영향을 주는 모든 것들에 스스로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참여권은 그래서 태어날 때부터 가지는 기본권이어야 한다.
과거 세대가 미래 세대에게 얼마나 ‘좋은 삶’을 안겨주고 있는가. 미래세대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과연 과거 세대에게 있는가. 코로나 바이로스19 확산만 보더라도 우리는 지속 가능한 삶 대신 암울한 삶을 주고 있지 않나.
4ㆍ15 총선이 멀지 않았다. 이번 총선은 만 18세가 되는 고 3학생들이 소수이긴 하지만 참여하는 첫 선거라 그 의미가 크다.
학교가 할 일이 많다. 가짜뉴스를 올바르게 걸러낼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지식정보처리능력도 길러야 하고, 각 정당 정책과 후보들의 공약 비교, 청소년들이 원하는 교육 공약 만들어 보는 활동을 통해서 공동체 역량, 지지ㆍ반대 후보 토론 활동을 통해서 의사 소통능력 키우기 등 소위 말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인 미래핵심역량을 가진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촘촘한 교육과정을 짜야 한다. 이 많은 것들을 4월 6일 개학해서 4월 15일 이전까지 다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하지만 민주시민 교육은 일 년을 두고 모든 교과와 학교교육과정을 통해 다양하게 녹아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청소년들이 살아가는 일상적인 삶에서 만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어른들이 해결해 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와 희망은 어리석다는 것을 깨닫고 자기 이해와 요구를 해결하는 주체로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원하는 ‘좋은 삶’을 살아 가는 힘을 기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이 그들의 삶을 결정하는 각종 기구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 규칙 스스로 만들기, 학교 자치기구 제대로 운영하기, 학교자치회의, 학교운영위원회의에 학생대표 참여하기 등 학교 내 참여 활동뿐만 아니라 지역 의회에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청소년의회 같은 기구 설치도 필요하다고 본다. 내 삶의 주인으로 그리고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일원으로 연대할 수 있는 민주시민으로 키우는 것은 만 18세 선거권만 부여했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아이들 가운데에서 수많은 그레타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허은선 2020-03-27 12:33:02
아이들이 제 목소리를 내는 민주시민으로 키우기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조합장 해임 징계 의결” 촉구, 순정축협 대의원 성명
  • 순창군청 여자 소프트테니스팀 ‘리코’, 회장기 단식 우승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