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추악한 이름, 복흥에서 ‘김종인’을 삭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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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추악한 이름, 복흥에서 ‘김종인’을 삭제한다
  • 김민성 협의회장
  • 승인 2020.04.0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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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민성 귀농귀촌협의회장

순창사람들 그중에서도 필자가 살고있는 복흥면 사람들은 대부분 사법부의 상징과도 같은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 선생에 대해 큰 자부심을 안고 산다. 그분이 나신 복흥면 하리마을 주민들은 더욱더 그러하고, 생가가 복원되어 있고 지척에 가인연수관이 있어 수많은 법조인과 가족들이 찾는다. 
가인 선생이 어떤 분인가. 사간원 정언을 지낸 김상희의 외아들로 조선 성리학의 대가 하서 김인후 선생의 15대 손이다. 최익현의 열변에 감화되어 의병활동을 했으며 일제강점기 때는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독립운동 관련자들에게는 무료변론을 자처했다. 한국민주당 시절에는 대다수 농민에게 토지를 무상으로 나누어 주자는 나 홀로 토지개혁을 주장하기도 했다. 변호사로서 수많은 소작인의 열악한 환경을 목격한 결과였다.
초대 대법원장을 맡았으며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 특별재판부 재판장을 맡았다. 비록 이승만의 반대로 반민특위는 수포가 되었지만, 친일파를 처벌하려 했고 9년여 대법원장을 역임하며 갖은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사법부 독립의 기초를 세웠다. 
이번 4ㆍ15 총선을 앞두고 가인 선생의 손자인 김종인이 “이런 나라 두 번 겪으면 큰일 난다. 바꿔보자”며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을 수락하고 전면에 나섰다. 먼저 미래통합당이 어떤 존재인가 묻고 싶다. 신한국당 새누리당의 연장선에 있는 당이다. 이병박과 박근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개과천선하고 보수를 표방했다면 얼마든지 이해하고도 남지만, 황교안 대표가 어떤 사람인가. 가인 선생은 서슬 퍼런 정권에 맞서 사법부를 지켰는데 황교안은 대표적으로 못된 공안검사 출신이다. 대쪽 같은 판사 조부와 공안통 검사 황교안, 이것이 어울릴 조합인가.
노욕(老慾) 정치인 김종인은 11, 12, 14, 17, 20대 다섯 차례 국회의원을 거친 사람이다, 모두 비례대표였다. 그 시작은 전두환 국보위와 민정당에서 두 차례 국회 비례대표였다. 노태우 정부 때는 보건사회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다. 1992년 경제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동화은행장으로부터 뇌물 2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수감 되기도 했다. 노태우 비자금 사건에도 연루되어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 후, 2012년에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선 캠프 활동하였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중용되지 않았고 1년 만에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그리고 2016년 지난 총선 때는 문재인 대표의 제안으로 선대위원장을 맡아 큰 성과를 이뤘다. 그렇지만 김종인은 “더불어민주당에 속았다”며 탈당을 감행했다. 보수와 진보를 오가는 카멜레온 처세에 정신이 어지러울 정도다. 
나는 김종인이 2004년 17대 총선 전까지 보수 행보를 이해한다. 그의 시작이 그러했으니 말이다. 새천년민주당을 뒤로하고 박근혜 캠프로 간 것도 이해한다.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와 중요한 역할을 한 것도 인정한다. 그렇지만 이번 총선을 앞두고 팔십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보수의 품으로 들어간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분노한다. 보수-진보-보수-진보-보수행? 이것을 어떻게 이해할까. 
김종인의 갈지자 횡보는 가인 선생을 무척 욕되게 하는 웃음거리다. 그의 발언도 더 화나게 한다. “조부가 전북 분일 뿐 부친도 서울 분이고 한국전쟁 때 광주에 피난 가서 1년 반쯤 있었던 것이 전부다. 인사철마다 호남 몫이라며 내 이름이 오르내리는 게 좀 우습다.” 2010년 12월 한 주간지와 나눈 대담의 일부다.
오늘부로 김종인을 지운다. 그렇다고 조부인 가인 김병로 선생이나 하서 김인후 선생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조상의 정신과 뿌리도 모르는 사람을 연관시키고 싶지도 않고 다만 이번에 노욕의 쓴맛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은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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