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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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예찬
  • 설균태 향우
  • 승인 2020.04.0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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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설균태 민주평통 중앙상임위원

올해도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뛰쳐나온다는 경칩을 지나 3월 하순으로 접어드니 봄기운이 완연하고 산과 들에는 진달래, 개나리, 벚꽃을 비롯하여 온갖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워 자태를 뽐내고 있는 모습은 변함이 없다. 그런데 올봄도 여느 때와 다름없는 봄은 왔건만 봄을 만끽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올봄도 봄은 봄이로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으로 우울한 계절을 맞이하게 되었다. 초대받지 못한 불청객, 코로나바이러스가 모든 사람을 공포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면서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 두기’의 예방수칙에 따라 꽃구경 놀이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으레 봄철은 행락철이라 하여 이곳저곳에서 꽃 축제가 열리는데 광양 매화축제를 시작으로 진해 벚꽃 군항제, 구례 산수유꽃 축제,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꽃 축제, 남원 바래봉 철쭉꽃 축제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봄꽃 축제들이 있는데 정부 방침에 따라 모든 축제가 취소되었다.
그런데도 나는 만물이 소생하고 희망을 안겨주는 봄 계절을 참 좋아한다. 올해는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19의 재난에 묻혀 아름답고 정겨운 봄을 상실하고 말았다. 비단 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여름, 가을, 겨울은 또 다른 매력적인 특성을 간직하고 있어 우리는 4계절이 주는 특혜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순창 강천산의 봄 벚꽃, 가을의 아기단풍도 무척 아름다운데~
우리나라는 온대성 기후의 영향으로 4계절이 뚜렷한 지역인데 이곳에서 조상 대대로 사는 우리는 사계절의 고마움을 별로 실감하지 못하고 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사실은 나도 그렇게 사계절에 신경 쓰지 않고 살아왔었다. 그렇게 살아온 나에게 4계절의 고마움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왔었다. 상하(常夏)의 열대성 기후 나라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재직 중 1991년부터 약 3년간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ADB(아시아개발은행)에 파견근무하면서 우리나라가 4계절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를 깊이 깨닫게 되었다. 4계절에 적응하면서 살아왔던 사람으로서 24시간 에어컨 속에서 기후 변화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몸도 무기력해진 것 같아서 체질적으로도 얼마나 불편한가를 절실하게 느꼈다. 
따라서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 지방에 있는 국가들 대부분이 경제가 발전하고 선진국에 속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국가와 일본, 유럽국가들, 호주와 뉴질랜드, 우리나라 등 대부분의 선진국이 온대성 기후 국가들이다. 열대성 기후인 아프리카, 인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남미 등에서는 선진국을 별로 찾아볼 수 없었다.
그곳에서 지내면서 나름대로 열대지방 국가들이 왜 경제가 발전하기 힘들 것 같은지 몇 가지 취약점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첫째는 의식주(衣食住)에 대한 준비가 온대 지방에 비해서 절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온대 지방과 달리 열대지방은 여름옷, 한 가지만 있어도 되고 그것도 궁극적으로는 중요한 부분만 가리는 옷가지만 있어도 되며 음식물도 값싼 열대과일이 풍성하여 식생활에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않는다는 점, 주거시설도 최소한 비바람만 피할 수 있는 은신처로도 크게 불편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서 온대 지방은 4계절에 걸맞은 의식주를 준비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 옷도 춘하추동 4계절 따로따로 마련해야 하고 식사 종류도 계절 따라 다르고 특히 주택마련을 위해서는 가장 큰 목돈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다. 또 한 가지는 열대지방 국민은 체질적으로 근면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엿 볼 수 있었다. 보통 직장마다 10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에 퇴근하고 12시 점심 후에 낮잠 자는 시간이 있는데 이것을 ‘시에스타(Siesta)’라고 하여 오후 3시까지 낮잠을 즐긴다. 하루 일하는 시간이 4시간 정도에 불과하니 크게 능률이 오를 리 없다. 셋째는 평균수명이 짧고(필리핀 평균수명 60세) 왕성하게 일할 수 있는 나이도 비교적 짧은 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4계절이 뚜렷한 온대성 기후 속에서, 4계절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살아왔는데 지구의 온난화가 심화하면서 아열대 기후로 변해 가는 모습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금부터라도 더 늦기 전에 서로 힘을 모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운동에 전력을 쏟아 지구의 온난화를 막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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