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4ㆍ15 총선과 언론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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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4ㆍ15 총선과 언론 개혁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20.04.0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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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MBC)이 지난달 31일부터 연이어 종합편성채널 채널에이(A) 기자의 검찰 유착과 여권 인사 표적 취재 의혹을 보도하고 있다. 채널에이 이동재 기자가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여권 인사와 가까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전 신라젠 대주주)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친정부 인사의 비리를 털어놓으라고 협박했다는 내용이다. 이는 검찰ㆍ언론 유착 정도가 아니라 정치공작이나 다름없는 만행이라 하겠다.
한국 주류 언론의 뿌리는 일제강점기 총독부 검열지침에 순응한 조선ㆍ동아 등 친일부역 언론이다. 이들 언론은 이승만ㆍ박정희ㆍ전두환 독재정권 아래서 정권 나팔수 역을 담당했으며, 그 언론 적폐의 뿌리가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언론 적폐 청산과 언론 개혁은 가장 우선으로 완수해야 할 과제이며, 모든 민주개혁을 가능하게 만드는 출발점이다. 언론 개혁 없는 민주주의는 한낱 공염불에 불과하다.
그런데 언론 개혁은 제도상의 차원이 전부는 아니다. 언론과 정치 권력의 작동원리는 모두 정치 권력이라는 힘으로 조율된다. 
1987년 6월항쟁 이후 언론 개혁운동은 개혁 추진과 반동이 거듭됐다. 민주화를 향한 국민적 지지 속에서 1987년 10월 한국방송(KBS)과 문화방송(MBC) 공영노조를 중심으로 시작된 언론사 자정운동은 편집권 독립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다음 해 5월 15일에는 국민주신문인 <한겨레>가 출범했다. 
1990년 3당 야합 이후 수구 기득권 세력의 반동이 시작된다. 노태우 정부는 언론시장의 판을 흔들기 위해 민영방송 설립을 추진한다. 1991년 12월 서울방송(SBS) 티브이(TV) 개국으로 지상파 텔레비전 시청률 경쟁이 과열되기 시작했다. 방송 인력의 대규모 이동이 이어졌고, 외주 제작사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으며, 비정규 인력이 방송사의 주류를 이루게 됐다. 정치 권력의 의도대로 방송사는 정론보다는 생존경쟁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고, 공영노조 입지는 위축되고 신문노조는 유명무실해졌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후, 2000년부터 언론 질서를 흔드는 근본 원인인 조선일보를 배격하는 ‘안티조선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8월부터 시작된 ‘조선일보 거부 지식인 선언’에 서명한 인사는 1ㆍ2ㆍ3차에 걸쳐 837명에 이른다. 네티즌들도 성금 모금과 함께 ‘안티조선운동’에 동참했다. 한 언론인의 평가처럼 한겨레신문 창간 운동이 ‘논에 물 대기’ 운동이었다면 안티조선운동은 ‘논에서 피 뽑기’ 운동이었다. 이 시기부터는 언론 개혁 주체가 언론인에서 시민으로 바뀌었다.
이명박 정부 때, 다시 수구 세력의 반격이 시작됐다. 2009년 7월 23일, 당시 한나라당은 국회 본회의장 국회의장석을 점거하고 ‘미디어 관련법’을 직권 상정해 날치기 처리한다. 미디어법의 가장 대표적인 내용이 바로 거대 신문사들에 종합편성채널(종편) 개설을 허용하는 내용이었다. 이명박 정부가 언론 악법을 통해 종편 티브이(TV)를 양산한 것은, 조선ㆍ중앙ㆍ동아의 주도권을 강화하고 재벌 자본과 미디어 자본의 통합을 통해 보수와 수구의 영구집권을 가능케 할 편파적 정보 유통구조를 고착화하려 한 것이었다. 
이처럼 6월항쟁 이후의 언론 개혁운동의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언론 개혁은 정치 권력 환경과 긴밀히 관련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민주진보 정부냐 수구보수 정부냐에 따라 언론 환경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언론 개혁이 추진될 수 있느냐 아니면 반동으로 돌아가느냐를 알 수 있다. 
모든 개혁은 정치 권력 환경에 의해, 그리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 조정된다. ‘악의적 허위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같은 언론정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국회에서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개혁안을 내놓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그 희망 사항을 실천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내놓는 지혜보다도 개혁을 실현할 힘이 더 중요하다. ‘솔로몬의 지혜’보다도 힘의 원천인 ‘삼손의 머리카락’이 더 중요한 것이다. 
언론 개혁은 그 동력이 전제될 때 가능하다. 동력은 바로 정치 권력의 힘이고, 그 힘은 국민적 지지에서 온다. 검찰ㆍ언론 개혁도 총선을 압승해야 가능하다. 선거는 지지율보다 투표율 싸움이다. 한 명도 빠짐없이 참여해서 민주진보 후보들에게 힘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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