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학부모지원단을 하는 이유는 큰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단지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더 행복해지기 바라는 마음과 학교에 두 아이를 맡긴 학부모로서 학교에 보탬이 되고자 시작하게 되었다.
한글 등 기초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의 목소리는 묻히기 쉽다. 공부하는 법을 깨쳐가기보다, 모르는 걸 아는 척하고 넘어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런 시간이 축적되면서, 점점 수업 시간이 힘들어지고, 수업 방해나 배제로 이어진다. 기초 학력을 쌓을 시기를 놓친 아이는 학년이 올라가면서 더 큰 어려움을 맞닥뜨리게 된다.
학습지원단으로 처음 교실에 들어갔을 때 ‘전체 수업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선생님께서 부담 갖지 않아야 할텐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마 선생님도 힘든 선택이었을 것이다. 학부모 참관 수업을 하는 셈이니,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까지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기꺼이 맞이해주는 선생님들이 계셔서 지원단이 교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몰라도 묻지 않던 아이들이 맞춤법이나 셈법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수업을 이해하기 어려워했던 아이를 옆에서 도와주고 격려해주니 과제를 해내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아이들이 점차 자신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런 시간이 쌓이면서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손을 번쩍 들고 대답을 하게 되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학습지원단으로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입학하기 전에 ‘한글을 모두 떼고 가야 한다는 착각’과 ‘내 아이는 다 뗀 채로 가야 한다는 욕망’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착각과 욕망이 선행학습을 부추긴다. 학교에서는 다수를 대상으로 진도가 나가니, 선행학습이 된 아이들의 목소리에 적기 교육을 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묻힌다.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따라 만든 교육과정이 흔들리는 경우가 생긴다.
올해도 학부모지원단 활동이 아이들이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바란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이 있듯이 교육지원청-학교-학부모-지역사회 모두 하나가 되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