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오이 재배, 복흥 오이박사 ‘정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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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오이 재배, 복흥 오이박사 ‘정병권’
  • 김상진 기자
  • 승인 2020.04.28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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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도 전화 주문하는 고품질 자랑
과질 단단하고 맛, 향 강한 취청오이 재배
▲25년 동안 오이를 재배해온 정병권 씨가 잘 자란 오이를 손에 들고 있다. 정 씨의 오이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배송요청이 들어온다.
▲25년 동안 오이를 재배해온 정병권 씨가 잘 자란 오이를 손에 들고 있다. 정 씨의 오이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배송요청이 들어온다.

복흥면에 사는 정병권(63) 씨와 아내 고영산(61) 씨는 취청오이를 재배한다. 취청오이는 과질이 단단하고 오이 고유의 맛과 향이 강하기 때문에 날것으로 먹어도 일품인 맛을 자랑한다.
정 씨는 오이 농사 전에 여러 작물을 재배 했다고 한다. 정 씨는 “외지에 나갔다가 부모님의 권유로 다시 복흥으로 돌아왔다. 고추, 참깨, 더덕 등 안 해본 작물이 없을 정도 였다. 하지만 땅쥐들이 출현해 수확량의 반 정도가 쥐들의 밥이 되었다. 특히 더덕은 경쟁력 있는 식품이라 너무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1995년, 정 씨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오이 농사를 시작한 해다. 정 씨는 “그 때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원해줘 마을 전체에 시설하우스 열풍이 불었다. 시설 하우스를 설치하고 오이 농사를 지었지만 당시 비닐하우스는 폭설에 취약하고 햇빛도 적게 들어 수확량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포기했다.”
하지만 정씨는 포기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아 나섰는데 그 해결책은 광폭형 하우스였다. 광폭형 하우스는 겨울에도 볕이 많이 들고 눈이 많이 와도 문제없는 시설이다. 
아내 고영산 씨는 “연동형(시설) 하우스에 비해 광폭형 하우스는 보조금이 줄어들어 자부담이 많이 들었다. 당시 자부담 6700만원 가량을 들였다. 무모해 보이기까지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 씨는 “그 때 저는 농촌 정착에 대한 회의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 마음을 다잡고 확실히 고향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하우스를 지었다”고 말했다. 
주변의 걱정 속에 시작한 오이 농사는 정 씨의 평생 작물이 되었다. 67농가가 영농조합법인에 가입해 가락시장에 출하했다. 상품성에서 항상 1등을 차지한 것은 정 씨네 오이였다. 
비결은 땅에 있었다. 정 씨는 “지력을 키우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했다. 농사를 짓기 전 상수리나무나 도토리나무를 베어 절단기로 잘라 부엽토, 소똥과 함께 발효시켜 거름을 만들어 지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고 씨는 “자기 몸보다 땅을 더 애지중지할 정도다. 보약은 안 먹어도 땅에는 정성을 다해 투자한다”고 거들었다. 
25년 전 함께 시작했던 67개 농가가, 지금은 거의 다 사라져 유일한 오이 농가가 되었다. 정 씨는 “가락시장에 납품하던 농가들이 아이엠에프 당시 거의 다 전멸했다. 몇 농가는 품종을 변경하고 아예 짐을 싸서 도시로 올라간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는 오이가격이 많이 하락했다. 정 씨는 “내가 잘해 온 일이니 계속 하고 있다. 돈도 중요하지만 입소문을 타고 제주도, 구례 등 전화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보람이 있다. ‘맛있어서 또 전화했다’라는 말이 너무나 감사하다. 그 말 듣고 더 힘내서 농사를 짓는다”고 말했다.
25년 오이농사 베테랑 정병권ㆍ고영산 씨가 처음부터 끝까지 남에 손 빌리지 않고 정성들여 키운 취청오이는 010-3673-7679(정병권)로 전화하면 만나볼 수 있다.

▲오이는 예민한 작물이라 잘 모르는 사람이 손을 대면 상품성을 떨어트려, 정 씨와 아내 고영산 씨가 모든 일을 직접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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