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202) 나를 사랑하면서 좀 더 마음 가는대로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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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202) 나를 사랑하면서 좀 더 마음 가는대로 살아보자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20.05.2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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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 하완 저

꿈꾸던 대로 되지 못했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어차피 주어진 삶을 계속 끌어안고 살아가야 한다.

모심을 논을 말끔하게 만들어내는 트랙터가 들녘의 상일꾼이다. 버금가는 이앙기는 부지런한 농부를 먼저 만난다. 논두렁 풀도 베어야 하고, 옥수수밭에 할 일도 있는데, 요 며칠 섬진강 가로 책을 들고 콧바람 중이다. 이 책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를 만난 탓이다.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노력하는 사람, 어려운 여건과 참기 힘든 고통을 이겨내는 사람이 목표를 이룬다. ‘죽을 만큼 노력해봤어’라는 물음은 성패를 가늠하는 우리들의 기준이다.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싶은 것도 ‘끈기’였다. 그런데 저자는 “더 노력하는 것만이 정답일까?”라고 묻는다. 더 노력한다고 다 이루어지는 것도 아닌데 나중에 후회할까 두렵다며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나온 사람이다. 무엇이 되려고 하지 말고, 될 대로 돼보자, 딱 1년 만이라며.
노력하지 않기, 애쓰지 않기, 힘든 거 안 하기, 더 하지 말고 덜하기 등 마음 가는 대로 1년을 살아보니 나 이제 망하는 거 아니야라는 걱정은 사라지고 자신이 오히려 좀 더 좋아졌다고 한다. 남에게 끌려다니는 삶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이런 상황을 계속 만들어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라며 자신의 삶을 정확히 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인생을 견디며 살 것인가, 좀 더 마음대로 살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 책은 “꿈꾸던 대로 되지 못했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어차피 주어진 삶을 계속 끌어안고 살아가야 한다.” 그러니 나만의 기준으로 좀 더 재미있게 살아보자고 말한다. 마음가는 대로 살고, 될 대로 되고, 그 결과의 나도 사랑하자는 것이다.
책은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괴테의 말을 빌려 출발한다.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면 나는 어디로 달려가고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지금 멈춰서자며 사표를 냈다고 한다. 일러스트인 저자의 삼각팬티 입은 다리털 난 남자의 삽화가 인상적이다. 
나이로 인한 조급함을 줄이기 위해 도전하고 싶은 나이로 스스로 어리게 생각했다는 발상은 파격적이다. 꿈은 이루기 힘드니 차라리 꿈을 꾸지 말라고 한다. 모두 다 한 쪽으로 우르르 몰려갈 때 남의 말만 듣고 갔던 사람도 후회하기는 마찬가지이고, 노력은 우리를 자주 배신하기 때문에 차라리 용기 있게 다른 길을 선택해보라는 것이다. “출발신호가 울리면 나는 엄청난 느린 속도로 갈거야”라는 표현은 역주행의 압권이었다.
모두가 열심히 사는 세상에 흘러가는 대로 살자는 말이 무슨 황당한 소리일까? 저자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모욕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고 해명한다. 스스로 주는 마흔 기념의 선물이었고, 결혼하고 가족이 있었다면 쉽게 실천하지 못했을 거란다. 어차피 늙어서도 일해야 하는데 나중에 너무 억울하지 않도록 한 번만이라도 내 마음대로 해보자는 결정이었다고 한다.
취업이 안 되고, 가진 것이 없고, 지금의 모습이 남보다 뒤처졌다고 해도 너무 불안해하지 말자! 인정하자! 그래서 뭐 어째! 당당하라고 말해주는 책이다. 문득 일만 하는 친구가 생각났다. 마시는 들숨과 내쉬는 날숨의 양이 같은데, 사람들은 일은 많이 하고 휴식은 사치로 여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기계가 한쪽으로 힘을 쓰다가 과부하를 받으면 역행하는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듯, 이 책은 노력 만능주의에 빠진 우리에게 역행하여 강박의 틀을 벗어나게 만든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이왕이면 ‘열심히’보다는 ‘재밌게’하며 살아가자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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