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중고, 작은 학교에서 미래교육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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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중고, 작은 학교에서 미래교육 ‘발견’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5.20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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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작은학교 실천에 지역에서 손 내밀어야
▲5ㆍ18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다짐을 적어 공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어있는 교실마다 학생들 목소리가 들리는 동계중고등학교. 
교사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의 교육기관이라는 당연한 사실이 중학생 24명, 고등학교 20명인 작은 학교 동계중고 교육에서 실감된다. 세계의 석학들이 제시하는 ‘나를 찾고, 세계와 연결되는’ 미래 교육의 조짐이 이 학교에 있다. 

5ㆍ18 수업, “전라도 사람 자부심”
중 3년 도덕시간, 5ㆍ18 민주화운동 40주기를 맞아 양경자 교사는 동영상 ‘기억하겠습니다 5ㆍ18’을 보고, 온라인 실시간 토론 수업을 했다. 과제는 ‘5ㆍ18 숨은 영웅 찾기’. 학생들이 밝힌 소감이다. 
“이 사건이 아주 오래전 일이 아니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당시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들고 일어선 용감한 학생과 사람들이 존경스럽다. ”(박민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면 과거를 되풀이한다는 말이 매우 인상 깊었다. 내가 경상도, 충청도, 경기도, 강원도 사람이 아니고 전라도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다.”(나은수)
“생명보다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했다는 것이 더 대단한 거 같았다. 왜 발포명령을 내린 것인지 궁금했다”(양그별)
“가장 인상 깊은 것은 광주 시민들의 도덕성이다. 그때 은행, 금은방 등 도둑질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지 않고 서로 밥 주고 김치 나누며 자유를 찾으려고 했다는 도덕성이 진짜 좋게 느껴졌다.”(정산희)
도덕 시간에 동양사상도 공부한다. 교사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관심 있는 동양 사상가를 찾아 공부해서 발표한다. 이런 발표학습으로 순자, 한비자, 맹자 등을 공부했다.

학생 수준 맞춘 심화수업
고 2학년 교실에서는 실시간 화상 수학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강일한 교사는 “수학은 그래프나 도형이 많고, 학생들의 학습을 점검하기 위해 평상시에도 컴퓨터 기기를 활용해 수업했어요. 온라인 학습이라고 특별하게 준비한 것은 없습니다” 코로나19로 학생들과의 비대면 학습에도 큰 어려움 없이 수업하고 있는 이유다. 
“미래 교육에도 지식 교육은 중요하지요. 개인에게 축적된 지식 정보에 기반해야 새로운 정보를 구성하고, 창의적 학습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강 교사는 작년에는 수학교육과에 진학하려는 학생을 위한 심화 교육을 진행했다. “자기 학습 수준에 맞는 지식 학습을 학생 개인에 맞추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은 학교라서 가능하지요.” 

방과후 ‘고추장 발효수업’
올해 진로 탐색 시간에는 조경자 고추장 명인을 초청해 ‘고추장 발효’ 수업을 방과후에 15시간 진행한다. 조미영 진로 교사는 전북교육청 소수 선택과목 제도를 활용해 이 수업을 기획했다. 조 교사는 “순창이 발효의 고장이잖아요. 장독대가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어요.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지요. 4차 산업시대에는 생태 환경 관련 직업이 유망 업종이 됩니다. 순창이 미래지향적인 지역이 될 수 있죠. 지역을 알고, 지역을 배우는 교육에 힘 쏟습니다. 지역 속에서의 배움과 성장 경험은 미래 역량을 키우기 위해 배워야 할 것들입니다.”
작년에는 흙건축 수업에 고2 교실을 실제 흙건축 수업장으로 활용해 벽면을 흙으로 미장했다. 올해도 흙건축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진로지도는 단순히 직업을 준비하는 과정을 넘어, 전인적인 역량, 자기 주도성, 책임감, 태도를 배우는 과정이다. 이 학교 진로수업이 일회적 체험이나 방문을 지양하는 이유다. 
“진로 수업을 통해, 뭘 좋아하는지 느꼈으면 해요. 자기를 탐구하는 시간이죠. 학생들의 선호도를 조사해 중장비, 한식요리, 드론 등 자격증까지 준비하는 진로집중과정을 진행했어요. 졸업생이 자격증 땄다고 연락 오면 보람이 느껴지죠. 올해도 코딩 언어 등 4차 산업을 준비하는 수업을 진행합니다.”
조미영 교사는 “학교의 새로운 시도들이 정책적 뒷받침이 없어 내년에도 가능할지 늘 걱정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기획도 지속가능성이 보장되지 못하면 시작할 수가 없습니다. 발효 교육 과정 같은 학과 외 소수 선택과목이 내년에는 불가하다는 통지를 받았어요”라며 아쉬워한다. 미래 교육을 앞서 실천하고 있는 동계중고의 실천에 지역에서 손을 내밀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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