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속시한줄(58) 울려라 힘찬 종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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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속시한줄(58) 울려라 힘찬 종이여
  • 조경훈 시인
  • 승인 2020.06.11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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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그림 : 아원(兒園) 조경훈(1939~ ) 풍산 안곡 출생
· 중앙대 예술대 문창과, 미술과 졸업. 2001년 문학21로 등단
· 시집 : 섬진강에 보내는 편지 외 다수 · 현 한국예조문학회장

울려라 힘찬 종이여  - <인 메모리엄>에서 - 테니슨

                                                                                                          

 

 

 

 

 

 

 

 

 

 

 

 

 

 

 

 

 

 

 

 

울려라 힘찬 종이여, 거친 창공에
날아가는 구름에, 싸늘한 빛에.
오늘 밤으로 이 해는 지나가 버린다.
울려라 힘찬 종이여, 이 해를 가게 하여라.

낡은 것 울려 보내고, 새로운 것 울려 맞이하라.
울려라 기쁜 종소리여, 흰눈 저 너머.
해는 이제 저무노니, 이 해를 울려 보내라.
거짓을 울려 보내고, 진실을 울려 맞으라.

울려 보내라, 이 세상에서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그 사람을 생각하여 가슴에 번지는 이 슬픔을.
빈부의 차이에서 오는 반목을 울려 보내고
만민의 구제를 울려 맞아라.

울려 보내라. 이 세상의 결핍과 고뇌와 죄악을
그리고 싸늘한 불신의 마음을.
울려라 울려 퍼져라. 내 애도의 노래를.
울려 맞아라, 보다 오묘한 노래를 <하략>

 

“울려라 힘찬 종이여, 거친 창공에/ 날아가는 구름에, 싸늘한 빛에/ 오늘 밤으로 이 해는 지나가 버린다. 울려라 힘찬 종이여, 이 해를 가게 하여라” 
영국인이라면 누구나 가장 힘차게 외쳐 부르는 이 시의 매력은 어디 있을까? 성당이나 교회나 산사에 매달려있는 이 종은 꼭 알리고 싶을 때 세상을 깨우며 알려주는 소리다. 
이 시를 쓰게 된 동기는 테니슨이 케임브리지 대학 시절에 친구 아더헬렘과 사귀면서 그의 누이동생 에밀리아와 약혼을 했으나 1833년에 급사함으로써 그 죽음에 충격을 받고 인생에 무상함을 느껴 자살까지 생각했으나 다시 살아나 연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이 시를 썼다고 했다.
종소리는 어느 때 보다도 기쁠 때 와 슬플 때 울려보고 싶다. 특히 죽음으로 세상을 떠날 때와 생명이 새로 세상에 태어났을 때는 그 경이로운 마음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 한다. 때문에 종소리는 우리 인간의 삶과 연결되어 있고, 어쩌면 그 종줄에 매달려 한번 쯤 울려보고 싶은 소리일지 모른다. 그 소망을 간파한 테니슨 시인은 종소리를 통해 세상에 하늘에 알리고 싶었다. 울려라 종소리여, 거친 창공에, 싸늘한 빛에 이 세상에서 만날 수 없는 사람에게, 가슴 속에 번지는 슬픔에게, 결핍과 고뇌와, 죄악과, 싸늘한 불신을 알리는 종소리를 온 세상에 알려 깨우고 싶었다. 그 이전에 던 시인은 종은 그대를 위하여 울린다고 말했다.

■테니슨 (Tennyson, Alfred. 1809~1892) 영국
워즈워드의 뒤를 이어 계관시인이 되었다.
저서로는 <아더왕의 죽음>, <인페포리엄>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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