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신문/ 생태벨트 조성 한답시고 수확 앞둔 밀밭 1천평 밀어버린 수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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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신문/ 생태벨트 조성 한답시고 수확 앞둔 밀밭 1천평 밀어버린 수공
  • 오정빈 기자
  • 승인 2020.06.11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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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벨트사업 실효성 의문 제기, 밀어붙여 주민 반발
수자원공사 측 ‘무허가경작지라 고지한 뒤 조치한 것’
상류지역민들을 오염원으로 보고 배제하는 정책 여전
주민들의 삶을 유지하는 정책으로 전환 시급하다 평가
▲지난달 30일 못쓰게 된 밀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농민의 모습. 

수자원공사가 수변생태벨트 조성을 위한 기공식을 위해 수확을 앞둔 밀밭 1천평을 밀어버려 주민들의 큰 반발을 낳고 있다. 상류지역 주민들을 오염원으로 보고 배제하는 정책을 오랫동안 추진해온 수자원공사는 생태벨트 조성사업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수자원공사 측은 해당 밀밭이 무허가경작지라 고지를 한 뒤 조치한 것이라 설명하고 있지만, 상류지역 주민들의 삶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점에서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 지역주민들은 대청호 상류지역 정책에 참여하고 주도할 수 있도록 옥천군 수계관리위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청호와 관련된 수질개선 정책 추진과정에 주민들이 충분히 논의하고 참여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열흘 뒤 행사 열리니 
일주일 내 수확 끝내라’

수자원공사가 트랙터를 이용해 주민 A씨가 농사짓던 밀밭 1천여평(군북면 이백리 11-2번지 일원)을 모두 밀어버린 건 지난달 28일이다. 보름만 기다리면 수확할 수 있었던 밀밭이었다. 수자원공사는 수변생태벨트사업 기공식(6월5일)이 밀과 보리밭 등 A씨가 농사짓고 있는 부지에 계획돼 있다며 일주일 안에 수확을 마쳐줄 것을 요구했다. 기공식을 코앞에 둔 지난달 25일이었다. A씨는 보리는 수확할 수 있지만 밀밭은 보름여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수자원공사는 3일 뒤인 지난달 28일 밀밭을 그대로 밀었다. 수자원공사는 애초부터 A씨가 무허가경작을 했기 때문에 ‘배려’의 대상이지 ‘협의’의 대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업부지에 보리와 밀농사를 지었던 주민 A씨는 “무허가 경작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다”며 “여기 홍수가 한 번 났을 때 농사를 지을 수가 없어 허가 갱신을 안 했는데 그 뒤로부터는 수자원공사가 새로 허가를 받아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천법 시행규칙 18조에 의하면 국유재산은 2008년부터 국가나 지자체 사업 외에 개인에게는 신규 점용허가를 내주고 있지 않다.
이어 A씨는 “무허가경작이 잘했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가 지난해든 올해든 사업 부지를 확인하러 왔을 때 일부 주민이 사업부지에 무허가로라도 경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라며 “그런데 기공식 열흘 전에야 연락을 줘서 당장 수확하라고 하는 것은 수몰민들에 대한 이해도, 이해할 의지도 없다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사업 부지에 경작을 하고 있던 용목리에 사는 또 다른 주민 B씨는 “애초에 팔고 싶어서 팔았던 땅이 아니었다. 대청댐이 만들어지면서 1천500평 땅을 정부에 다 팔아야 했고, 86살 나이에 400평 남의 땅을 빌려 겨우 먹고 살고 있었다”며 “아무것도 모르고 갱신 못하면 허가도 다시 안 내주면서 무슨 무허가 타령이냐”고 말했다.
B씨는 3일까지는 모두 수확해야 한다는 수자원공사의 요구에 다 익지 않은 보리 약 1천200평을 2일 수확했다. 
이백리 주민 C씨는 “내일 모레까지 무조건 베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면 그게 무슨 배려냐”라며 “농민들이 이렇게 어려운 때 높으신 분들 행사 좀 미룬다고 무슨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행사도 사업도 마을에서는 아무것도 반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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