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낄끼빠빠’
상태바
더불어민주당 ‘낄끼빠빠’
  • 조재웅 기자
  • 승인 2020.06.17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희승 전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이 지역위원장 시절 군내 여러 행사에서 인사를 하는 것을 보며 ‘낄끼빠빠’라는 신조어로 표현한 적이 있다.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는 뜻의 신조어인데, 최근 민주당 중앙당이 광역ㆍ지방의회 하반기 원 구성과 관련해 보낸 문서를 보자마자 이 신조어가 떠올랐다.
‘광역ㆍ기초의회 의장단 선출에 관한 지침’이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목적으로 ‘당론에 기반한 후보선정 및 선출과정의 민주적 절차 보장’이라고 적혀 있고, 준수사항 1번에는 ‘의장 및 부의장 후보 선출은 해당 시ㆍ도당위원장(광역의회) 또는 지역위원장(기초의회)의 참관 하에 선출방법을 당론으로 결정하고 당론에 따라 당 소속 지방의원들이 민주적으로 선출하도록 한다’고 적혀 있었다. 여기에 4가지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을 시 당규에 의거 징계에 처할 수 있다고도 적었다.
어느 지역 의회든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의 선출방법은 해당 지역 조례로 규정돼 있다. 세세한 부분은 다른 점도 있지만 대부분 의원 각자가 의장이나 부의장에 합당하다고 생각되는 의원을 무기명으로 투표하는 방식이다.
선거방식에 대한 문제점은 제쳐두고라도 이미 선거방식이 정해져 있는데, 민주당은 민주당 후보를 미리 정하고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그 후보를 찍으라는 것이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의원 개인마다 의장의 자질을 평가하는 기준은 모두 다를 수 있다. 그런데 모두 똑같은 의견으로 통일하라는 것이다. 이는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지방의회까지 장악하기 위해 “당(지역위원장)이 결정한 후보에 대해 군말 말고 일사불란하게 찬성하여 의장과 부의장을 우리가 맡자”는 독선으로 보인다. ‘민주적 절차를 보장’한다면서 전혀 민주적으로 보이지 않는 방식을 ‘징계’까지 들먹이며 협박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주 좋게 봐줘서 여기까지는 민주당 의원들이 당을 위해 토론 등을 거쳐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시ㆍ도당위원장이나 지역위원장 참관’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위원장들은 광역ㆍ기초의원들보다 여러 면에서 자질이 훨씬 뛰어난가? 민주당은 광역ㆍ기초의원들은 지역위원장이 참관하지 않으면 협의도 할 수 없다며 무시하는 건가? 
“상하 관계가 아닌데도 공천권을 손에 쥐고 있으니 위원장 눈치를 안 볼 수 없어, 자발적으로 ‘을’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는 다수 광역ㆍ기초의원들의 여론을 모르지 않을 텐데 위원장들과 협의하라고 한다면 위원장 눈치 보며 위원장 입맛에 맞게 원 구성이 될 것은 뻔한 결과 아닌가. 
광역ㆍ기초의원은 해당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일할 사람을 주민들이 고르고 골라 투표해 당선된 이들이다. 주민들이 이들에게 바라는 것은, 행정을 견제하고 주민 의견이 더욱 반영될 수 있도록 가교 구실을 해달라는 것이다. 따라서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은 주민들만을 생각하고, 주민의 의견을 대변하며 의회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는 의원을 선출하는 것이 주민들을 위하는 길이다. 
그런데 정작, 의장이나 부의장 선거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다들 인식하면서 의장ㆍ부의장 선거에서 주민 의견이 반영될 방안을 마련할 생각은 안 하고, 민주당의 ‘권력욕’만 채우려는 모양새라 볼썽사납다. 더불어민주당 ‘낄끼빠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