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속시한줄(59)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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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속시한줄(59) 자유
  • 조경훈 시인
  • 승인 2020.06.24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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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그림 : 아원(兒園) 조경훈(1939~ ) 풍산 안곡 출생
· 중앙대 예술대 문창과, 미술과 졸업. 2001년 문학21로 등단
· 시집 : 섬진강에 보내는 편지 외 다수 · 현 한국예조문학회장

자유 - 폴 엘뤼아르

나의 학습 노트 위에 
나의 책상과 나무 위에 
모래 위에 눈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내가 읽는 모든 책장 위에 
모든 백지 위에 
돌과 피와 종이와 재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황금빛 조각 위에 
병사들의 총칼 위에 
제왕들의 왕관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하략)

한마디 말의 힘으로 
나는 내 일생을 다시 시작한다. 
나는 태어났다. 너를 알기 위해서 
너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서 

자유여!

 

신은 폴 엘뤼아르 앞에 자유라는 거대한 명제를 주고 이 시를 쓰게 했다.
자유가 인류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인간이 살아가는데 최대의 지향점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함이다. 이 시를 쓸 때 폴 엘뤼아르는 새장에 갇힌 새처럼 전쟁터에 있었다.
집으로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고,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더군다나 생사를 넘나드는 전쟁터이니 오직 바라는 것은 살아야 한다는 것이고, 살아서 갖고 싶은 것은 오직 자유였다. 세상의 모든 것 모래도, 눈도, 나무도 자유였고, 돌과 피와 모두 타버린 재와, 병사들의 총칼과, 제왕들의 왕관도 자유였다.
그때 떠 흐르는 구름의 자유, 어디든 훨훨 날아가는 새, 얼마나 부러웠겠는가?
이렇게 자유가 소중하다는 것을, 모든 자유가 탈취당한 전쟁터에서 학습노트 위에 이 시를 써서 자유의 소중함을 세상에 알린 시다.
우리가 6ㆍ25의 전쟁 참회를 겪은 지 70년이 지났다. 그때 전쟁터에서 산화한 목숨들이 얼마나 자유를 외쳤고, 그 자유를 쟁취하기 위하여 산자들은 또 얼마나 싸워야 했던가? 그러나 우리는 공기나 햇빛의 소중함을 모르듯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도 소중함을 모르고 살 때 가 있다. 그래서 이 시는 마지막 구절에서 다시 외친다. “한마디 말의 힘으로 / 나는 내 일생을 다시 시작한다. / 나는 태어났다 너를 알기 위해서 / 너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서 / 자유여!”

■ 폴 엘뤼아르(paul eluardㆍ1881-1955
- 프랑스 시인,《여기서 살기 위하여》등 여러 권의 시집과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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