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문자’도 격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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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문자’도 격이 있나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20.07.0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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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광주41번째 확진자가 순창 한 음식점을 다녀간 사실에 대해 순창군청과 경찰서, 곡성군청 등 국가기관이 보낸 문자들이다.

《문자1》[순창군청] 광주41번째 확진자가 6.27(토) 다녀간 식당 방역 완료 및 접촉자 검사중이므로 모임 및 외출자제, 마스트 착용 등 개인위생 수칙 준수 바랍니다. (6.29.오후 6:06)
《문자2》[곡성군청] 6.27. 순창토담골식당(12:00∼14:00) 곡성 성륜사(14:00∼17:00) 방문자는 외출자제, 증상이 있을시 의료원(360-7563) 상담바랍니다. (6.29. 오후 6:16)
《문자3》[순창군청] 광주41번째 확진자의 접촉자(식당 영업주)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 ‘음성’ 알립니다. (6.29. 오후 7:37)
《문자4》전달[Web발신] 지난 6.27.(토) 점심 무렵 광주 코로나19 확진자가 순창읍내 소재 “돌담집”다슬기탕집을 이용하였습니다. / 현재 업주 검사진행하고 식당은 방역소독 실시 / –당시 식당엔 업주와 확진자 일행만 있었다고 하고 업주는 격리중이며 검사 결과에 따라 접촉자 파악 중입니다. / -6.27.(토)이후 “돌담집”을 이용한 직원들은 경무계로 연락바랍니다. / [순창경찰서 경무과장] (발신시간 미상)
《문자5》 제목:제목없음 / 순창군 관내 코로나19 확진자 방문 관련 알려드립니다./ □개요/ 신고일시: 2020. 6. 29(월) 11:09 광주광역시 북구 보건소 신고 / ○내 용 : 광주 #41번 확진자(6.28 21:30 양성판정) 관내 “토담골” 방문 / ○확진자 이동동선: 2020. 6.27(토) 12:00∼12:30 / –광주#41확진자 포함 7명(광주4, 곡성3) 관내 ‘토담골’방문, 식사 후 자가용 이용, 광주? 곡성으로 귀가 / –동시간대 및 확진자 방문 이후 손님없어 식당 주인만 접촉자로 분류 / □조치사항 / ○식당 주인 검사 시행, 토담골 등 관련 장소 방역소독 완료 / ○ 타시군 접촉자 6명에 대해 검사 결과 기다리는 중 / □향후계획 / ○접촉자 검사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 예정 확진자가 방문하여 많이 불안하고 걱정되실 걸로 생각됩니다. 현재 식당 주인 등 접촉자 3명에 대해 결과를 기다리는 중으로 금일 내 결과 나올 예정입니다. (발신시간 미상)

순창군청에서 보낸 《문자1》에는 광주#41확진자가 다녀간 식당 이름이 없고 시간별 동선 내용도 없다. 그래서 위기감은 더 크다. 순창군 전역에서 외출을 자제하고 모임을 취소하고 각자 알아서 ‘격리’돼야 하나. 안도보다 불안, 긴장 넘어 공포를 느낀다. 《문자2》는 간결하다. 코로나19 알림문자의 전형이다. 상황 인식에 도움 된다. 《문자3》은 참 다행이다. “진단검사 결과 ‘음성’”을 강조한다. 속히 알려줘 고맙다. 그런데 《문자1》과 《문자3》만 통보받은 주민은 매우 궁금할 것 같다. 도대체 ‘광주4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지역은 어디고, 무슨 식당에 누구랑 얼마나 머물렀을까? 식당 주인만 음성이면 괜찮나? 혹 몇년전 메르스 때처럼 느닷없이 마을을, 지역을 봉쇄하는 건 아니겠지? 의문이 의혹이 걱정이 불안이 공포에 마음이 스산하다.
순창경찰서에서 경찰서 직원에게 보낸 것으로 보이는 《문자4》에는 음식점 상호가 틀렸고 ‘다슬기탕집’이라 해서 순창읍 외곽에 있는 한 음식점이 연상됐다. 아무튼, 정보 가진 치안기관이 자기 직원 챙기는 문자를 한 다리 건너서 봐야 하는 주민들 마음은 타분하다.
지인이 보내준《문자5》를 뒤늦게 보며, 참 소상하고 정중하다. 누가 누구에게 보낸 문자일까? 이런 문자를 군민 모두에게 발송하면 안 되나? 왜 아는 사람이 아는 사람에게 전하며 “고급 정보를 가진 자와 친밀해서 얻은 고급 정보”인 것처럼 유통될까? ‘소상하고 정중한’ 문자를 뒤늦게 보며 기분은 매우 개운치 않다.
“지기들끼리는 남의 집 숟가락 수까지 세세한 정보 공유하면서, 정작 궁금하고 답답한 군민에게는 ‘니기는 몰라도 돼’ 무시하고 숨기는 기관”이라고 비난하던 주민 모습이 떠오른다. 오래전 어느 웃음극(코미디)에서 한 희극배우(개그맨)가 ‘알면 다쳐’ 하며 은근 무시하던 연기(풍자)에 ‘박장대소’했는데, 무시당한 배우가 군민이고 무시한 희극배우가 ‘군청’이라는 생각에 찜찜하다.
공무원들은 ‘공유’하면서 군민들에게 (상세한) 문자를 보내지 않은 이유는 “확진자가 아직 아니므로 법적 문제에 걸릴 수 있어서”라고 한다. 곡성군청은 광주#41확진자가 출입한 ‘순창토담골식당’을 확진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시간까지 공표했으니 큰일이 나겠다. 곡성군수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하나, 법적 책임은 누가 묻나. 순창토담골식당 주인이 고발할까? 군수 하기 참 어렵겠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확진자 접촉 상황을 알리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하니. 반면, 순창군수는 그런 문제 걱정돼서 군민에게는 끝까지 공개하지 않고 자기들만 공유한 공무원들을 둬서 참 다행이다. 이 상황에 대해 ‘참 장한 순창, 참 좋은 순창’이다면 그들은 칭찬으로 해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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