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우리역사(13) 고구려 최초 국상, 명림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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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우리역사(13) 고구려 최초 국상, 명림답부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20.07.0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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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146년, 수성(遂成)이 연로해진 태조왕에게 왕위를 물려받아 고구려 7대 차대왕(次大王ㆍ재위 146∼165)으로 즉위했다. 
차대왕은《삼국사기》에는 태조왕의 아우로,《후한서》에서는 맏아들로 기록돼 있다. 그는 왕위에 오르자마자 태조대왕의 측근들을 제거해나갔고, 태조대왕의 맏아들 막근도 죽였다. 무도한 정치가 계속되자 민심은 돌아섰고, 훗날 8대 신대왕이 되는 동생 백고(伯固)도 멀리 산골짜기에 숨어 살았다. 
차대왕 20년(165), 왕위에서 물러났던 태조왕이 중병이 들자 상태후가 찾아가 위로했다. 태조대왕이 “나는 모후(부여태후)가 남기신 명에 따라 아우에게 옥좌를 물려주고, 당신까지 그에게 양보했소. 그런데 당신은 수성(차대왕)에게 빠져 내 아들을 죽이고 막내아우 백고도 내쫓았소. 죽어서도 당신을 지켜볼 것이오”라고 말했다. 태후가 아뢰길 “제가 곧 수성을 죽여서 당신의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라고 답했고 태조대왕은 기뻐하며 생을 마쳤다. 
상태후는 연나부 출신 명림답부(明臨答夫) 등과 모의하고 차대왕 제거에 들어간다. 차대왕에게 몰래 독을 먹였으나 독이 부족해 죽지 않았다. 창을 집어 들고는 태후를 해치려고 다가왔다. 그러자 대기하고 있던 명림답부가 장막으로 들어가 차대왕을 칼로 시해했다. 명림답부는 차대왕의 죽음을 숨기고 측근 장수들을 불러 차대왕의 심복 수십 명을 모조리 주살하도록 명했다. 차대왕의 측근 모두를 제거하는데 열흘이나 걸렸다. 상태후는 태조대왕의 막내아우 백고(伯固)를 맞아들여 즉위하게 했다. 
고구려 8대 왕으로 즉위한 신대왕(新大王ㆍ재위 165∼179)은 즉위하자마자 사면령을 내리고 차기 왕위 계승자였던 차대왕의 태자에게도 양국군(나라를 양보한 군) 칭호를 주고 두 곳을 봉토로 주는 등 화합 정책을 펼쳐 나라를 안정시켰다. 관직체계도 대폭 재편했다. 166년 재상 격인 좌ㆍ우보 제도를 없애고, 국상제를 도입해, 초대 국상으로 명림답부를 임명했다. 명립답부는 신대왕을 도와 정치 개혁을 단행하고 방위력을 강화했다. 
신대왕 4년(168년) 12월 고구려는 선비족과 협동으로 한나라(후한ㆍ後漢)의 유주(하북성), 병주(산서성)를 공격해 커다란 타격을 주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신대왕 8년(172) 겨울 11월에 한나라가 10만 대군을 거느리고 고구려로 쳐들어왔다. 
고구려에서는 한나라 대군을 맞아 어떻게 싸울 것인가를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펼쳐졌다. 신대왕은 명림답부의 이른바 청야수성(淸野守成)전술을 채택해 성문을 굳게 닫고 성을 고수하도록 했다. 청야전술은 작전상 후퇴하면서 주변에 적이 사용할만한 모든 군수물자와 식량 등을 없애 적군을 지치게 만드는 전술이다. 고구려가 역대 중국과 전쟁할 때 주로 사용하던 전술이다. 한나라 군사들은 성을 공격했으나 이기지 못했고, 군사들이 굶주리게 되자 소득 없이 퇴각하고 말았다. 그러자 명림답부는 수천 명의 기병을 거느리고 퇴각하는 한나라 군대를 쫓아가 좌원에서 대전투를 벌였다. 고구려군은 한나라 10만 대군을 궤멸시켰다. 한나라 군사 단 한 명도, 한 마리의 말도 돌아가지 못했다. 
좌원대첩은 고구려가 수나라와 대결했던 살수대첩, 당과의 안시성대첩 못지않게 동아시아의 국제 정세 판도를 크게 뒤흔든 대사건이었다. 한나라는 좌원에서 패배한 이후 국력이 급속도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후한은 십상시로 대표되는 환관과 외척 간의 권력다툼이 한창이었다. 이후 정국 불안으로 민심이 돌아서 황건적이 전국적으로 들끓게 되고, 유비와 조조, 손권의 삼국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명림답부는 신대왕 15년(179) 사망했다. 신대왕이 친히 빈소에 가서 애통해하고 7일간 조회를 파했으며, 예를 갖춰 질산에 장사지내고 수묘인(왕이나 귀족의 능묘를 지키고 제사 등의 행사에 동원되었던 민가) 20가(家)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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