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소’ ‘협착’보다 ‘정책’을 고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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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소’ ‘협착’보다 ‘정책’을 고민하라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1.08.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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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마감’은 조급해지고 착잡해 진다. 이번 마감에도 들리는 소리는 다급하다.

#호우경보에 섬진댐 방류가 이어져 적성 평남, 괴정마을 주민은 면소재지 적성면복지회관으로 피난했고, 고원마을 주민은 임동마을로 피신했다는 전언에 안타깝다.

#군청이 상반기 수의계약공사를 특정업체에 몰아줘 올해 상반기 6개월 동안에 2억5000만원이상 수주한 건설업체는 5곳이며 인계면사무소는 한 업체와 무려 10개를 수의 계약했다는 보도에는 한심하다.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학업을 중단하는 대학생들을 구제하는 ‘든든 학자금’ 신청자격의 기준이 되는 ‘소득 10분위별 가구당 가계수지표’을 보면서 빈부격차가 심한 숫자에 새삼 놀라 우울하다.

#옥천3마을 주민들의 “인근 주민이 100여명인데 9명에게 물어보고 공청회 했다니 소가 웃을 일이다”는 원성에 ‘돈이 많이 든다’며 민원을 수용 할 수는 없다는 배짱에는 허탈하다.

#선관위가 군수재선거의 선거제한비용액은 각각 1억1천900만원이라며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누구보다 예비후보자 및 선거사무 관계자들의 선거법 준수와 정책선거 실천을 강조했다니 부끄럽다.

#국회의원 지역구가 같고, 같은 날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남원시장과 순창군수가 당선 무효 됐지만 그 재선거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이 전혀 달라 말이 많은 것은 모호하다 못해 언짢다.

군수재선거 예비후보 등록은 오는 14일부터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출마 의지를 다진 후보들은 사실상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주민들이 모이는 곳을 찾아가 눈도장 찍기에 분주하다. ‘잘 하겠다’, ‘열심히 하겠다’, ‘도와 달라’고 연신 고개를 숙인다. ‘어떻게 하겠다’는 말은 찾기 쉽지 않다.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의 남원시장 재선거 후보 공천방식은 ‘시민여론조사 + 배심원제’로 하고 “세 차례 정책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인 반면 순창군수 후보는 ‘정략공천’하겠단다. 같은 이강래 국회의원이 지역위원장이고 한 날 공직선거법에 의해 ‘당선무효’를 당한 재선거에서 후보를 지정하는 방식이 이처럼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남원시장은 “시민들이 원하는 후보가 선정돼 본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을 위해 전력을 쏟을 계획”이고 순창군수는 “강인형 전 군수의 의견을 상당부분 참고해 공천할 계획”이라더니 요즘은 여론조사 운운하며 ‘내부적으로 혹은 지역사회 공론화 과정에서 정리되는 것 같다는 말로 모 후보 대세론에 힘을 실었다’는 이강래 의원의 인식은 한사람 외 다른 입지자들은 ‘함량미달’이라는 다른 표현으로 매우 위험하다. 요즘 정가의 화두가 주민참여이고 당원뿐 만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대세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위에 나열한 지난 한 주간의 안타깝고 한심하며, 우울하고 허탈하며, 부끄럽고 언짢다는 지방정부와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인식에 동의한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우리 지역과 주민을 바라보는 인식도 이와 같다고 말할 수 있다. 이강래 의원은 순창군수 선거에도 남원시장 선거와 다르지 않는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참된 주민자치를 몇 마디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지역의 군수가 되겠다는 후보자들의 소신은 분명해야 한다. 그저 잘 봐달라는 읍소와 내가 되면 너도 좋다는 협착은 정치가 아니다. 지난 20년 동안 바뀐 것은 무엇인가. 잘된 일 더욱 잘 되게 하고 잘못은 과감하게 고쳐낼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오래된 잘못은 기계적인 말이나 행동으로 고쳐지는 것이 아니다. 제도를 고치고 법규를 마련해야 한다. 잘못을 바로 잡지 못하는 것은 사리사욕이 앞서기 때문이다. 비리에 연루된 세력까지 제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전술은 옳지 않다. 군수 입지자들의 이런 애매모호한 자세가 민주당이 지역주민을 무시하고 ‘바지 저고리’로 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면 과도한 표현인가.

내 한 몸이 편하기 위해, 당선되기 위해 불의와 타협하기보다는 정상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우리 지역과 주민의 미래가 밝아질 정책과 비전을 제시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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