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피해 막은 행정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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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피해 막은 행정 공무원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1.08.17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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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체계 갖추고 군 차량으로 주민 대피시켜

 

▲ 국도 21호선이 끊겨 강경·입석·도왕마을 주민은 3일간 오도가도 못했으며 장어양식장은 수십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물난리는 공무원들의 잠을 설치게 했다.

섬진강 줄기를 따라 유려한 평지를 자랑하던 적성, 유등, 풍산면 일대와 쌍치면은 불어나는 물 피해에 속수무책이었다.

유래 없는 물난리에 밤잠을 설친 이는 주민뿐만 아니고 면사무소 직원도 마찬가지였다.

수해 우려지역 주민을 인접한 고지대 마을로 이동시키고 관공서 등에 대피를 시킨 행정 공무원들에게 지난 1주일은 돌이키기 싫은 시간이었다. 빗방울이 굵어지고 유량이 늘어난 것을 본 유등면사무소 직원들은 일찌감치 굴다리를 막고 차량을 우회시켜 피해가 없도록 했다. 또한 작년에 만들어진 수문을 통해 강물이 역류하자 이를 막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하기도 했다. 적성면사무소 직원도 마찬가지로 직접 수문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강물이 계속 불어나면서 이들의 노력은 빛이 바랬다. 주민들은 발에 불이 나도록 현장을 돌아다닌 직원들의 노고를 잊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해 수해 당시 학습한 것에 더해 신속하며 차분히 대처한 면사무소 직원들의 수고로 인명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주말을 반납한 채 피해조사를 다녔던 서상희 적성면사무소 산업담당은 아직 얼굴에 피곤함이 드리워있었다. 석산리부터 평남을 거쳐 지북리까지 수계지역 대부분의 마을이 피해를 입었고 강경마을은 전기가 끊기고 통신이 두절된 채 사흘간을 보내야 했다. 비가 그치고 피해상황과 복구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도 수변 마을 지인의 안위가 걱정돼 찾아온 자원봉사자들이 승용차로 이동할 수 없는 길을 만나 애태우면 자신이 운전하는 화물트럭에 태우고 장구목 현수교를 넘나들기도 했다. 서 담당은 “섬진강댐이 초당 3300톤을 방류했더라면 적성면은 소재지까지 잠기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하며 긴박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그는 “4대강 사업에 의해 수문이 자동식에서 수동식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수동방식으로 바뀐 뒤 작동을 하지 않았고 물이 유입되면서 농지가 침수됐다. 강경마을과 북대미 쪽의 피해가 너무 크다. 전기시설도 일단 전기가 통할 정도만 해 놨다. 농작물 때문에 장비가 못가는 곳도 있는 만큼 완전복구시기를 특정할 수 없다”며 “작년 수해를 1년에 걸쳐 완전복구 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 이렇게 되었다”며 허탈함을 감추지 않았다. 댐에서 또 다시 대량 방류하는 순간 그간 해온 작업이 허사로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주민이 입은 피해를 모두 보상받는 게 아니다보니 농민들이 특히 힘들어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려면 일정액 이상 공공시설물의 피해가 확인되어야 하는데 이 기준에는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행정 공무원들의 업무는 아직 산더미같이 쌓여있다. 피해조사는 물론 수해민 지원에도 나서야 한다. 생활쓰레기로 뒤덮인 천변 정화와 시설물 점검 보수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당연한 일 같아도 책임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들이 이들 공무원의 업무. 이들의 노력이 있어 수해 아픔도 조금씩 회복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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