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창간 10년 500호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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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창간 10년 500호를 생각하며
  • 김민성 협의회장
  • 승인 2020.08.0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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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민성 순창군귀농귀촌협의회장갈

길 먼 ‘열린순창’의 길, 그래도 가야할 길

어느 날 복흥에서 현수막을 발견했다. “각 지역에서 활동할 정주 기자를 모집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열린순창과의 인연이 벌써 10년, 지령(紙齡) 500호가 됐다니 세월 참 빠르다. 중학교 2학년 까까머리로 서울로 유학을 간지 30여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받은 첫 명함이 열린순창 편집국장이었다. 직업이 신문 잡지 만들고 홍보업무를 했던 그 연장선이었지만 고향에서 아주 작은 지역언론사에서의 직함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그것이 귀향 생활 10년이었고 또한 귀농귀촌과의 인연 10년이 됐다. 1년여 남짓 출근한 ‘열린순창신문사’에서의 시간은 순창을 알아가는 시간이어서 아쉽고도 미안한 마음이다. “지금이 그때라면 더 잘했을 텐데” 하는 생각도 한다.
창간 초기는 임양호 대표와 이양순 안종호 기자 그리고 이혜선 편집팀장과 함께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기자가 합류했다. 편집팀 외에 한때는 신경호 우기철 황호숙 조남훈 기자 등 취재기자 4명이 있었다. 기자가 충원되고 지면도 늘었다. 데스크에 오른 기사를 보면서 내 머리에서는 지진이 났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 모를 정도였다. 편집국장이 몇 번 읽어봐도 이해 불가인데 일반 독자들은 어떻겠는가. 문장과 씨름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해서 경영이 가능할까” 생각이 들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야식을 준비해서 오시는 분들, 기사문제로 항의하거나 격려 전화 주시는 분들, “균형을 잃지 않느냐”는 서운한 마음을 털어놓는 군청 공보계, 마감 날이면 밤 1∼2시 으스스한 밤바람을 맞으며 구림과 용면을 지나 복흥으로 귀가했다.
스포츠마케팅. 당시 순창군에서 추진한 ‘스포츠마케팅 사업에 대한 경제적 효과 산출근거 타당성 부족’이라는 기사는 열린순창의 성격을 보여준 1호였다. 당시는 군민들을 상대로 체육관에서 군정설명회를 가졌다. 이 책자는 행정 정책을 홍보 설명하는 취지였으나 기자에게는 엄청난 취재자료가 됐으니 참 아이러니였다.
고향 생활도 10년이 넘었다. 많은 것을 직접 경험했다. 무엇보다 복흥면에서 깊숙이 들어가 활동해서 터득한 산 경험들은 경쟁력 있는 나만의 자산이다. 귀농귀촌 업무도 총무 5년 수석부회장 2년을 거쳐 회장 임기 2년째다. 연말을 끝으로 적절한 후임자에게 넘겨줘야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임무가 남아있다. 그동안의 애환을 한두 줄로 표현할 수 있으랴. 옳다고 생각하면 강하게 주장하고, 가슴에 묻을 것은 묻고 가는 거지. 
편집국장을 거쳐 현재는 편집위원으로 있는 열린순창신문에 대해 긍정적인 평과 함께 일부에서는 편향돼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비판적인 기사가 많다고 편향인 것은 아니지만 견제의 기능을 발휘할 때는 무엇보다 사실관계를 제대로 취재하고 균형 있게 제대로 기사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꼼짝 못 하게 기사가 나가면 시원하게 받아들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반발하게 된다. 가끔 부족할 때가 보인다. 한정된 인원에 마감을 맞춰야 하는 시간제한이 변명일 수는 없다. 
언론의 주요 기능임에도 정공법으로 비판성 기사를 쓰기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기사 작성도 어렵지만 너무 많이 아는 것, 이 사람 저 사람 떠오르는 얼굴도 큰 장애물이다. 활자 대신 마음에 묻는 나를 보면 이해도가 높다는 것보다 기득권에 물 들어가는가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 가끔 지적할 건 지적하고 알릴 건 알리지만 칼럼을 통해 알려야 하나 묻어야 하나 고심하는 몇몇 사건들이 있다. 그래서 일선 현장에서 뛰는 취재기자들을 나무라고 싶지 않다. 고뇌하는 기자들의 시간도 있기 때문이다. 
조직이 잘 운영되면 문제가 없다. 기관도 상식의 범위 내에서 내부 결정이 이뤄지면 논란거리도 없다. 그런데 그 선을 넘고도, 너무 높게 넘기 때문에 언론이 있고 시민단체도 필요하다. 순창군이 가야할 길은 ‘열린순창’ 제호처럼 투명하고 상식적인 세계요 더 많은 사람이 잘사는 길이요 강자보다 약자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가는 길이다. 열린순창신문 10년 500호를 맞아 우리 모두 생각해보자. 우리 순창이 가는 길은 열린 길인가 닫힌 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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