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 19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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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 19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 오은미 전 도의원
  • 승인 2020.08.1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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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7일 00시 기준으로 우리나라 코로나 19의 누적 확진자가 15만515명, 사망자는 305명이다. 전 세계 확진자는 2180만명, 사망자는 77만2000명이다. 이 중 미국의 확진자는 544만 명, 사망자는 17만명에 달한다. 전 세계 확진자, 사망자의 4분의 1이 넘는 숫자다. 
이는 한국전쟁에서 미군 전사자 3만4000명, 베트남전쟁에서 미군 전사자 5만8000명과 비교해보면, 두 전쟁에 미국이 개입했을 때보다 훨씬 더 큰 피해를 보더라도 대참사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19로 인해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중산층도 식량 배급 행렬에 줄을 섰고, 뿌리 깊은 인종차별 문제까지 발생해 미국 사회는 여러모로 혼란에 휩싸여 있다.
걷잡을 수 없이 전 세계를 공포로 조여 가고 있는 코로나 사태는 그간 선진국이라 부러워하던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들의 공공의료 시스템의 부실과 붕괴로 수많은 환자가 방치, 죽임을 당하는 참상을 확인하게 하였다. 공공의료 예산 삭감으로 만성적인 예산 부족과 인력난에 시달리던 이탈리아와 스페인 공공의료의 총체적 부실. 특히 미국의 민간보험과 영리병원 위주의 의료시스템은 전염병에 더더욱 속수무책이라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확인됐다. 시민의 건강과 생명보다는 시장 주도의 미국식 의료체계를 보면서 시장 만능의 신자유주의 환상이 깨지고 있다. 
이는 전지전능, 신줏단지 모시듯 했던 신자유주의가 완전히 실패했음을 실증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반면에 우리가 사는 여기 농촌에는 도시에 비교해 큰 병원도, 마을에 의사도 없지만,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곳으로 확인되고 있다. 굳이 사회적, 생활 속 거리 두기를 하지 않더라도 푸르른 자연과 신선한 공기가 공존하고, 기름진 들판과 부지런한 농민들이 사는 마을은 지속할 수 있고 자립할 수 있는 토대와 터전이 되고 있다.
캐나다의 사회비평가 나오미 클라인은 재난을 틈타 벌어지는 자본의 횡포를 ‘재난 자본주의’라고 불렀다. 재난으로 위기가 닥치고 공포와 무질서가 덮치면 재난을 핑계로 강자에게 유리하고 약자에게 불리한 충격 요법의 정책이 관철된다는 것이다. 자본과 국가는 주도면밀하게 공공부문을 민영화하거나 규제 완화 법안을 신속히 통과시킨다. 재난 극복을 위해 불가피하게 취해졌던 임시적 조치가 이후에 제도로 흡수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1997년 IMF 때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해 고통 분담을 감수했던 국민, 결국 국민만 고통 전담했었지 않은가?
고용의 위기, 실업의 공포가 영세자영업자, 비정규직, 일용직에 그치지 않고 정규직과 중견기업, 대기업 노동자들까지 퍼지고 있다. 고용의 충격파가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또 피해갈 수 없는 심각한 문제가 바로 식량 위기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쌀 가격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유통과 노동 인력의 이동 제한, 이로 인해 각국이 곡물 비축과 식량 수출 축소, 중단에 나섰고 지구촌 곳곳이 가뭄과 홍수로 식량 생산과 수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 방향도 모른 채 숨 가쁘게 달려왔다. 서구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을 흠모하며 비교할 수 없는 손해를 보면서도 세계적 대세라 우기며 따라잡기에 여념이 없었고, 우리가 가진 것은 하찮게 여겨 버리기, 감추기, 없애기를 당연하게 살아왔다. 불행과 절망이 보이는데 계속 따라가야 할 것인지 이미 답은 나와 있음을 코로나 19는 강력하게 제시해주고 있다.
지금, 잘못된 방향으로 내달렸던 속도와 발걸음을 멈추자!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설상가상 긴 장마 등 자연재해. 앞으로도 예측할 수 없는 갖가지 재난, 재해 상황들을 대비해 무엇이 우선이고, 무엇이 중요한지, 그 원인과 해법을 정확히 알고 차근차근 공생 공존하는 삶, 법과 제도를 갖춰나가는 방향만 바로 잡으면 속도는 그 다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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