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모임 ... 자발적 순창홍보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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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모임 ... 자발적 순창홍보대사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8.19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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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자부심 지키며 농촌과 도시를 잇는 모임
2001년 전자상거래 교육을 계기로 만나 20년째

365일, 24시간 열려있는 가게 

“임대료, 유지비, 관리비가 없다. 믿고 찾는 단골이 점점 늘어난다.”
전자상거래 이야기다. 전자상거래는 코로나19와 이상기후로 이동이 제한받는 요즘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농산물 전자상거래는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비자와 농장이 직접 농산물과 서비스를 사고판다. 지난달 25일, 순창 전자상거래 모임 회원 15명이 모여 판매 활성화 교육, 농산물 홍보 등을 토론했다. 
고남숙(순창복분자농장) 씨가 “우체국에 인터넷 매장이 새겨서 저렴한 수수료로 낼 수 있어요. 택배료도 할인받을 수 있고요” 문제는 택배료을 할인받으려면 ‘300건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 지역으로 묶어서 해보자는 논의로 이어졌다.
공급자 관점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평가했다. “쿠팡은 잘 나가는데, 돈을 늦게 줘.”, “위메프는 수수료가 비싸.”, “옥션도 잘 나가.”

내가 생산한 농산물, 내가 값 매겨

양혜은(하늘딸기농장) 씨는 “내 매장이 있다는 게 좋아요. 생산한 농산물을 내가 값을 정할 수 있잖아요. 자부심을 느껴요.”
농민들 사이에 가장 ‘웃픈’(웃기지만 슬픈) 일은 공판장에 농산물을 내다 팔며 “그래도 상자값은 나왔네”라는 말이다. 농산물은 생산자가 스스로 가격을 정하지 못하는 유일한 품목이다. 생산 원가는커녕 인건비도 남지 않을 때도 울며 겨자 먹기로 농산물을 내놓았다. 전자상거래에서는 다르다. 자기 농산물에 직접 가격을 매긴다. 농작물을 키우고 가공하는 데 들인 노력과 가치, 철학을 스스로 매기고,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선영희(젊은머위농장) 씨는 “누가 살까 했는데, 생각보다 잘 팔려요. 한 번 구매한 소비자가 재구매 하고요. 신기하죠. 공판장에 내는 것보다 훨씬 낫지요. 무엇보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스스로 해내는 성취감을 느낍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주문 늘어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비대면 주문이 늘기도 했다. 이금옥(예정성농장) 씨는 “저는 늦게 시작했어요. 버겁지만 컴퓨터 교육부터 받았지요. 인터넷에 매장을 연 셈이니, 전국에서 주문이 들어오더라고요. 주문이 꾸준히 이어져요.”
쌍치에서 청국장과 메주를 만들어 파는 홍공순(담에찬농장) 씨는 “많이 만들지 않지만, 만드는 대로 매주 완판(완전판매)이예요.” 
전자상거래모임 조상단(러브팜농장) 회장은 “코로나로 급식 주문이 없어져 힘들었는데, 오히려 택배 주문이 더 늘었다”면서 이상 기후,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비대면 사회, 전자상거래의 확장성을 본다. 
유리엘(세일농장) 씨는 “고객이 재주문 할 때가 제일 기쁩니다. 직접 얼굴을 대하지는 못하지만 믿음을 갖고 교류하게 됩니다.” 소비자와 직접 신뢰를 쌓는 것을 전자상거래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소식 올려 신뢰 쌓고 ‘함께 밀어주기’
 
신뢰를 쌓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꾸준히 소식을 올리는 것이다. ‘영농 일기’를 꼬박꼬박 쓰는 게 중요하다. 농사지으며 겪는 힘든 점이나 보람을 기록한다.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이 보러 오니, 좋은 배움터이기도 하다. 이들의 활약은 농업과 농촌을 연결하고 지속할 수 있게 한다. 
농민들이 컴퓨터 앞에 앉는 일이 쉽지는 않다. 
홍공순(담에찬농장) 씨는 “배우면서 올리다 보니 엉성하지요. 그래도 고객이 찾아와요. ‘정말 촌스럽게 해놓아서 호감이 생겼다’면서요. 어설픈 게 오히려 콘셉이 됐어요.”
인터넷(전자상거래)은 질 좋은 농산물을 내놓으면 부족함이나 엉성함도 다양하고 넓은 온라인에서는 고유한 특성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가장 젊은 회원인 양귀택 총무는 “귀농해서 추천을 받아 모임에 가입했다. 교육을 통해 농산물 직거래에 대한 제반 지식을 쌓을 수 있어서 농민에게 꼭 필요한 모임이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정보를 교류하고, 어려운 점을 나누고 교육을 받는다. 서로 가르쳐주고, 내 농장을 넘어서 전자상거래모임 공동의 비결(노하우)을 쌓아간다. 서로 팔아주고 홍보도 해준다. 
오는 9월 5일에는 예정성농장을 밀어주기로 했다. 이번에 해썹 인증을 받아 축하 겸 추석을 앞두고 강정을 많이 팔게 하려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예정성농장 방문기’를 회원들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일제히 올리는 것이다. 이런 활약이 매출로 이어지는 것을 보며 공동의 힘, 서로의 힘을 깨닫는다. 
농민 자부심을 지키며 농촌과 도시를 잇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고, 서로를 잇는 ‘순창전자상거래’모임은 자기 농산물에 스스로 가격을 매기고, 판로를 개척하려는 농민이면 누구나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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