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선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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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선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8.26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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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국적의 여성들 만나며
삶을 늘 새롭게 세워갈 수 있어”

이현선 센터장은 2000년 초 장수군에서 결혼이민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며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 장수 폐교에 ‘논실마을학교’를 만들어, ‘찾아가는 민들레교실’, ‘엄마가 아시아를 보여줄게’, ‘아시아공동체 모임’ 등을 추진했다. 이 활동들은 다문화 정책의 모델이 되고 씨앗이 되었다. 2012년부터 전북도청 다문화정책 부서 사무관으로 외국인과 다문화가족 정책을 만들어오다, 2017년 순창 센터장으로 왔다. 이 센터장에게 결혼이민자를 만나는 일은 매번 ‘특별한 다름’을 경험하는 일이었다. 덕분에 삶을 늘 새롭게 세워나갈 수 있었다.

센터는 어떤 일에 힘을 쏟고 있는지?

=지금은 코로나로 임시휴관 상태다. 방문교육, 아이돌봄지원사업, 마을학당사업 등은 진행하고 있다. 학교, 지역에 의탁하던 부분이 가정으로 전가되면서 특히 다문화, 한부모, 조손가족, 맞벌이가족 등이 이중, 삼중의 어려움에 맞닥뜨리고 있다. 센터는 자녀와 소외계층의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안타까울 때도 있을 텐데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우리 집에서는 1년 가도 내 이름을 몰라요”, “우리가 다른 사람의 소유는 아니잖아요.”, “다른 것이 죄는 아니잖아요.” 이런 말을 아직도 듣는다. 센터가 결혼이주여성의 존엄과 인권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다양한 가족관계 향상과 위기상황 대처 및 사례관리, 전문 상담으로 확장해나가야 한다. 긍정적인 것은 순창은 전출입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지역은 근거지이자 모태이다. 결혼이주여성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문화적 수용성을 높이고, 차별을 막아서는 일을 함께 했으면 한다. 

가장 보람 있는 때는

=한국에 와서 두려움과 외로움에 위축되어 있던 결혼이주여성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얼굴이 밝아지고 안정감이 느껴질 때 참 좋다. 오가며 말없이 웃고 인사할 때, 서먹하던 남편들이 흙투성이 장화 발로 편하게 센터를 오고 가실 때, 격식 없이 센터를 받아 들여줄 때, 이들이 아이들을 낳고, 그 아이들이 자라 손잡고 걸어 들어올 때, 그 모든 시간이 다 가슴 벅차다. 어디에선가 태어나고 자라고 만나고 부대끼며 성장한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그 과정을 함께 한다는 것에 감사하다. 

지역 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도시에서 농촌으로, 센터장을 맡아 순창으로 이사왔다.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모두 떠돌이별이다. 떠돌면서 서로 마주치는 순간, 이 순간이 중요하다. 한국어 못하는 게 벽이 아니다. ‘다르다’, ‘내가 기준이니 네가 맞춰라’는 인식 자체가 벽이고, 차별이다. ‘제노포비아(이방인 혐오)’ 이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이방인이 아니라 차별과 배제의 문화다. 누구나 지금, 있는 그대의 모습으로 잘 살아갈 수 있는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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