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11) 구림면 금천리-무직산과 호정소가 있는 곳
상태바
우리마을(11) 구림면 금천리-무직산과 호정소가 있는 곳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20.10.08 14: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마을 이야기 (11)

구림면 금천리는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금평마을과 치천마을을 병합해 금평의 ‘금’ 자와 치천의 ‘천’ 자를 합쳐 금천리(錦川里)라 했다. 북쪽으로 안정리와 경계를 이루고, 동쪽으로 율북리, 남쪽으로 성곡리ㆍ운남리와 나란히 경계를 이루고, 북쪽으로 방화리와 인접해 있다. 경지정리사업 이전까지 치천ㆍ금평마을에 13기가 넘는 고인돌이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청동기시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했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9월 30일 기준 인구는 77가구, 135(남자 69명, 여자 66)명이다. 

금평마을

금평(錦坪)마을은 본래 베트라(베틀아우)라 불렸다. ‘베틀아우’라는 명칭은 베틀과 그에 맞는 여러 가지 도구를 말하는 것으로 이 마을 부근에 베틀에 따른 모든 기구가 있고, 이를 합쳐 아우른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금평이라 부르는 것은 평평한 비단 자락이란 말이다. 지형이 <회문산가>(回文山歌)에 나오는 옥녀가 비단을 짜는 ‘옥녀직금(玉女織錦)’의 형상과 유사해 마을 이름이 지어진 것으로도 추정된다. 

금평마을 전경
▲금평마을 전경.

치천마을

치천(淄川)마을은 무직산 아래에 자리 잡고 있고 마을 앞으로 구림천(치천)이 흘러가 풍수지리적으로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마을 앞 하천이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게 아니라 남에서 북으로 거꾸로 흘러서 치천(淄川)이란 이름이 붙었다. 
예부터 맑은 물이 흘러 마을 주위에 닥나무가 많아 한지 공장이 20여 곳 있었는데, 마을 주민 1/3이 공장에서 일할 만큼 제지 생산이 많아 부촌으로 이름이 높았다. 소지(燒紙), 백지(白紙), 선자지(扇子紙), 장지(壯紙), 대지(臺紙), 고사지(굽도리를 바르는 종이) 등 고급 품질의 종이와 장판이 제조되었다고 한다. 

▲지천마을 전경
▲지천마을 전경.

무직산-구림이 숨겨놓은 보물

옥돌 무(珷), 짤 직(織)을 쓰는 무직산(珷織山)은 옥돌로 짠 산이라는 의미다. 작고한 향토사학자 양상화 씨는 회문산 주변의 산들은 증산교 교주 강증산이 말하는 다섯 신선이 바둑을 두는 오선위기(五仙圍基) 형상이라고 한다. 회문산 정상(회문봉)은 주인이며, 서쪽 신선봉(장군봉)과 남쪽의 무직산은 바둑을 두고, 동쪽 성미산과 서쪽 여분산은 훈수를 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무직산(590m)은 마주보고 있는 회문산(830m)에 가려 널리 알려진 산은 아니다. 하지만 막상 산에 들어서면 놀라움의 연속이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할 정도로 산정에 오르면 사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은 순창의 숨어있는 보물이라 할 만하다. 
산의 외양은 평범한 육산(흙산)에 가깝지만 울창한 송림과 암릉이 어우러져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는 산이다. 임금님의 옥새(玉璽)를 닮은 형상의 옥새바위(옥새봉, 385m), 선돌(스핑크스)바위, 두꺼비바위 그리고 울창한 송림(松林)과 암릉지대가 어울려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비경이다. 산 아래쪽에는 한반도 모형의 물도리 호정소(湖淨沼)를 따라 3킬로미터 수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산행과 트래킹(도보여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멋스러운 소나무의 사열을 받으며 제1전망대에 올라서면 아래로 무직산의 명물인 한반도 형상의 호정소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위로는 멀리 여러 산이 보인다. 가운데에 강천산이 제일 먼저 반겨주고 뒤쪽 우측으로 추월산, 좌측 저 멀리에는 무등산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무직산 앞쪽은 마치 성벽을 쌓아 놓은 것처럼 수직 절벽이다. 그래서 무직 장군이 살고 있었다는 전설이 있는 산이다. 
제2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왼쪽으로 용궐산, 오른쪽에 남원의 고리봉까지 펼쳐진다. 전망대에서 계단을 내려서면 사람얼굴 형상을 한 멋스러운 선돌을 만난다. 불(佛)바위라 부르고 있으며 산악인들은 스핑크스바위라고도 부른다. 이 바위를 내려서면 이번에는 두꺼비바위이다. 일명 생쥐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무직산은 수려한 자연환경과 볼거리를 간직하고 있는 산이다. 송림과 아기자기한 암릉, 수려한 경치, 사방이 탁 트인 조망, 호정소 수변산책로 따라 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은 무직산의 독특한 매력이다. 

▲무직산
▲무직산.
▲옥새바위
▲옥새바위.
▲사람 얼굴 형상의 선돌(불바위)
▲사람 얼굴 형상의 선돌(불바위).
▲공룡발자국
▲공룡발자국.

호정소-한반도 지형 닮은 물돌이길

호정소(湖淨沼)는 금천리 금평마을 동쪽에 있는 소(沼)다. 옛날에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가 살고 있어서 비린 생선을 먹고 가면 물린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다. 금평교 옆 호정소 등산로를 따라 2~3시간 올라가면 호정소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한반도 지형을 닮은 곳이 곳곳에 있다. 호정소도 그중 하나다. 태극 모양으로 물길이 휘돌아 감기는 모습은 강원도 영월 선암마을 못지않다. 물돌이 지형은 감입곡류하천(嵌入曲流河川)이라고 한다. 하천이 원래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오랜 세월 동안 지반의 융기 또는 침식을 반복하며 깊게 팬 것이다. 
일부 마을 사람은 다르게 표현한다. 호정소의 아랫부분인 유(U)자 모양은 자궁이며 한반도 모양은 남근이 발기해 삽입한 모양이라고 한다. 발기한 남근이 움푹 팬 호정소를 마주 보고 있어 음양의 형상이라고도 한다. 실제로 무직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호정소 물돌이 모양은 남근 모습이기도 하다. 
호정소 풍경은 4~5월 강가에 버들이 필 때와 10월 황금 들녘 때 특히 아름답다. 시원한 강바람이 부는 데크 산책로는 호정소 너머까지 계속 이어진다. 이곳은 물이 맑아서 다슬기가 많고, 다슬기를 먹이로 하는 반딧불도 많다. 산책로 중간 안내도 부근에는 ‘공룡 발자국’도 있다. 타원형 공룡 발자국 수십 개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 

▲호정소.
▲호정소.

노루목재

옛날 지게를 지고 넘던 고갯길, 노루목재. 회문산에서 쭉 뻗어 내린 산줄기가 마을 옆에 길게 내미는 산줄기는 목을 길게 하고 호정소에서 물을 마시는 노루형이다. 이 고개에 안정리로 가는 도로가 개설되면서 마을에 재앙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노루목재에 길을 뚫으면서 장정 11명 정도가 영문도 모르게 죽어갔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노루목이 잘려나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부랴부랴 노루목 부분을 현재와 같은 철제로 지붕을 만들어 재를 연결하는 공사를 한 후 별다른 화는 없었다고 한다.

▲노루목재
▲노루목재.

치천마을 느티나무

치천마을은 마을이 형성된 이후 물이 자주 범람해 피해를 자주 입어 느티나무를 심고 제사를 지내 재앙을 막았다고 한다. 그래서 천변 주변에는 오래된 느티나무 여러 그루가 서 있다. 이중 가장 큰 나무 앞에는 고려 후기 치천마을이 생긴 유래와 나무의 관계를 알리는 ‘순창군 보호수’라는 팻말이 걸려 있다. 수령 약 600년으로, 높이 22m, 가슴 높이 지름 2.45m, 수관(樹冠) 폭 30m이다. 천변에 위치해 여름이면 순창군에서 가장 시원하다고 소문이 나서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지천마을 느티나무.
▲지천마을 느티나무.

독처당공 정려효자문

치천마을 입구에 있는 독처당공 정려효자문은 임진왜란 때의 절사(節士) 조여관(趙汝寬ㆍ1557~1592)의 효심과 충성심을 전하고 있다. 
조여관은 옥천부원군 조원길(趙元吉)의 8세 손이다. 자는 사홍(士弘), 호는 모충재(慕忠齋)다. 20세 때인 1577년(선조 10) 조헌(趙憲) 문하에 들어가 학문을 닦다가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스승인 조헌을 따라 금산전투에 참가해 공을 세웠지만 순절했다. 조여관이 순절하자 선조는 복호(復戶ㆍ조선시대에 충신, 효자 등 특정한 대상자에게 부역이나 조세를 면세해 주던 일) 완문(完文ㆍ해당 관아에서 발급하던 증명 또는 허가 문서)을 내렸다.

▲정려효자문.
▲정려효자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조합장 해임 징계 의결” 촉구, 순정축협 대의원 성명
  • 순창군청 여자 소프트테니스팀 ‘리코’, 회장기 단식 우승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