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가족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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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 가족을 생각합니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20.10.1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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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상달(上月)입니다. 황금색 들녘에서 거둔 햇곡을 신에게 드리는 달입니다. 이처럼 풍성한 시기라, 아직 감염병은 극성이지만 사랑하는 청춘들의 혼인 소식이 잦아집니다. 세시풍속이 많이 변했지만, 한 가족이 다른 가족과 연을 맺는 혼인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입니다. 유교 사상에서 온 말입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종족을 보존하는 일은 인간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 우선할 일이라는 것입니다. 
혼(婚)은 장가든다는 뜻이고 인(姻)은 시집간다는 의미이니 장가든 신랑은 처가의 사위가 되고, 시집간 신부는 시집의 며느리가 돼 가족을 이룹니다. 사람들은 무릇 묻습니다.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입니까?” 그러면 ‘가족’이라고 대답합니다. ‘가족’은 무엇입니까? 전통 개념의 가족은 부부ㆍ부모ㆍ자녀ㆍ형제자매입니다. 그런데 요즘 가족 형태는 많이 변했습니다. 유교적 혈연 중심 가족은 남성 중심적이고 핏줄이 중시된 아버지와 어머니, 자녀로 구성된 형태를 정상적인 가족으로 여겼습니다. 그 구성이 하나라도 부족하면 주변 사람의 눈총을 완전히 피할 수 없었고, 지금도 그런 눈총은 남아 있습니다.
요즘 가족은 어떻습니까? 독신 가정,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위탁 가정, 입양 가정, 재혼 가정, 조손가정 등 다양합니다. 과거 통념으로 보면 ‘정상가정’은 적고, 새 형태 가정은 범람합니다. 공동체 의식은 낮아지고 개인주의적 의식이 높아지면서 전통적 가치관보다 개인 능력에 따라 가족관계 중심이 실리기 때문이랍니다. 여기에 물질만능주의가 부모의 능력, 특히 경제(부) 능력을 탓하는 풍조를 심화시킵니다. 부모 학대, 노인자살이 흔해진 이유중 하나입니다.
가족을 ‘운명공동체’라거나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답니다. 이런 사고의 변화로 기존 통념과 다른 가족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가족 구성을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혼인해야 한다는 생각은 줄어들고, 능력이 좋으면 혼자 살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특히 반드시 결혼할 필요가 없다고 대답하는 여성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싱글맘’, ‘싱글대디’라 불리는 한부모 가정도 점점 늘고 있고, 부모 수보다 양육자의 능력(교육수준, 교육열, 가계소득 등)이 더 중요하다는 가치가 커 보입니다.
떨어져 생활하는 기러기 아빠ㆍ주말 부부 등 ‘분산 가족’도 새로운 가족의 모습입니다. 학업ㆍ직장 등 사유로 배우자나 미혼 자녀가 나라 안에서, 멀리 해외까지 떨어져 생활하는 가족이 참 많아졌습니다. 유대인 아버지는 저녁 식사는 가족과 함께하려고 많이 노력한답니다. 스칸디나비아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하고, 미국 부모는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답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 모습은 사뭇 다릅니다. 각자 꿈꾸는 가족의 모습은 다르지만, ‘함께하는 가족’의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물질 만능ㆍ출세 지향적 사고에 매몰돼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는 사람보다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일반적인 가족 틀 속에서 사는 사람들일수록, 사는 게 바쁘다는 이유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대답합니다. 가족은 ‘식구’, ‘울타리’, ‘버팀목’, ‘기쁨을 함께 나누고, 어려울 때 서로 지켜주고 의지하는 혈육’이라고 거침없이 표현했던 어릴 적 (경제ㆍ사회적으로) 어렵게 살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물론 “함께 산다고 가족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추억을 만들고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게 가족”이라며 “(혈연을 떠나서)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 가족”이라는 요즘 정의에 동의합니다. 사랑이 없으면 이혼하고 자기 자식도 보살피지 못한다는 지적입니다. “보석은 소중하게 다룰 때 빛이 나듯이 가족도 소중하게 생각할 때 행복으로 빛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10월 상달. 조카딸 혼인에 문득, ‘가족’을 생각합니다. 스스로 사랑은 있으나 능력이 많이 부족해 밝고 환한 축복을 충분히 전하지 못해 부끄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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