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업(2)/ 토착미생물은 독성농약 대체할 강력한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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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농업(2)/ 토착미생물은 독성농약 대체할 강력한 무기
  • 이선형 회장
  • 승인 2010.07.28 09: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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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선형 순창자연농업연구회장
균의 다양성 확보로 기초체력 길러야 병충해 극복

자연농업에서는 친환경적 방식으로 농사짓기 위한 완벽한 방법이 완성되어 있다고 장담하지 않는다. 작년에 가물었다가 금년에 비가 많고 또 내년엔 냉해가 있는 등 해년마다 기상여건이 변화무쌍하므로 농사방법 또한 그만큼의 융통성을 갖는 다양한 대응방법이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실험실에서는 동일한조건 하에서 반복되는 연구결과들을 얻을 수 있지만 , 농사는 자연조건이 50% 이상의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만큼 더 오묘하고 신비스러운 과정인 것이다. 위대한 자연 앞에 인간은 겸손해야만 하고, 작은 지식으로 자연을 통제하고자하는 교만은 결국 이명박정부의 4대강사업처럼 더욱 큰 재난으로 귀결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자연농업에서는 자신들이 갖고있는 친환경지식을 특허권이니 뭐니해서 독점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여해서 더욱 편리하면서도 동식물에 유익한 방법들을 찾아낼 수 있도록 권장한다. 나아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농업방식의 완성도를 높여가고자 한다.

지난번 연재에서는 토착미생물을 인근 산 속에서 공짜로 채취하여 토양에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하였다.

이 토착미생물은 토양개량에만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5년간 같은 축사에서 양계(무항생제 유정란 생산)를 하고 있는데, 단 한 번도 항생제나 동물용 약품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높은 산란율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도 바로 토착미생물이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송아지나 새끼 염소 등의 설사나 풍토병을 약품처방 없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또한 우리 축사에서 닭똥냄새가 거의 안나는 것처럼 축산분뇨의 악취문제도 해결가능하다.

미생물을 지난 연재에서 설명한 방법대로 물로 배양하거나 쌀겨와 황토로 발효시키거나 해서, 이것을 축사바닥에 틈틈이 뿌려주고 먹이에 섞어 주면 악취도 사라지면서 장염등 설사 질환을 예방해준다. 또한 사료효율도 높아져서 증체효과도 좋다.

그렇다면 미생물이 무슨 작용을 하기에 이렇게 만병통치약처럼 말할까?

우리 주위의 생태환경 속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종류는 최소한 수 십 억 이상으로 짐작되고 있다. 이렇게 짐작할 수밖에 없는 것은, 사물을 수 십 만 배로 확대 관찰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까지 개발되었지만 지금껏 전문연구자들이 발견한 미생물 숫자는 전체의 1%미만이라고 할 정도로 미생물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고 한다. 더 나아가서 이렇게 다양한 미생물들이 맺고 있는 상호관계는 더더욱 복잡 미묘하여 현대과학으로는 풀 수 없는 숙제처럼 인식되고 있다.

관행축산이나 농업에서는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살균제나 항생제로 박멸시킴으로서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실제로 이 방법은 대단히 효과적인 것처럼 보여지기도 했다. 초기항생제인 아스피린의 보급으로 수많은 목숨을 구하기도 했고, 탄저병이나 도열병 관련 농약 때문에 농산물의 품질도 좋아지고 수확량도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한계에 직면해 있다. 어떠한 항생제도 듣지 않는 슈퍼바이러스가 생성 되었고, 고추밭에는 농약을 붓듯이 해야 평년작을 겨우 유지할 수 있는 지경이 되었다. 조류독감과 구제역 바이러스의 공포는 축산농가 모두를 꼼작 못하게 얽어매어 소독약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고 있다. 농약과 항생제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그것도 나날이 더욱 독성을 높이고 사용빈도를 늘리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자연농업이 선택한 방식은 관행농업과 정반대이다. 질병을 관리하기 위해 모든 균을 살균하는 대신, 산 속 부엽토에 존재하는 다양한 균을 배양하여 균의 다양성을 늘려주는 방식이다. 탄저병이나 설사는 그 병을 유발시키는 특정한 균이 과도하게 증식된 상태라고 보면, 균의 다양성 확보를 통해 특정균의 과점을 사전에 막는 것이다. 넓은 교실에 한 두 명만 있으면 활개치며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지만, 이미 한 2백 명이 들어가 있으면 활동폭이 대단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이치이다.

균 다양성확보가 갖는 의미는 이 뿐만이 아니다. 미생물간에는 상호 협력하는 놈들도 있지만 상대를 잡아먹는 종류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미생물의 존재는 상호 길항작용을 통해 특정균의 번식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미생물은 유기물을 분해하여 뿌리가 흡수가능한 상태의 영양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뿌리는 유기물(퇴비)을 직접 흡수하지 못하고 유기물을 먹이로 하여 증식하고 난 후 수명을 다한 미생물의 사체를 흡수한다고 한다. 축사에 소독약을 뿌리면 분뇨가 분해되지 못하여 심한 악취가 발생하는데, 이것은 분뇨를 분해시키는 미생물의 객체가 현격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병을 막기 위해 살균제를 사용하였는데 결국 악취로 사람에게 되돌리는 것이다.

자연생태계에서 살아가는 새들도 일부는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의해 죽기도 하지만 전체가 죽는 일은 결코 없다. 그러나 사람이 키우는 닭이나 오리 등은 전체가 몰사한다. 이러한 차이는 좁은 면적에 무리하게 밀식 사육하는 사람들의 욕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독한 약품으로 미생물을 통제할 수 있을 거라는 오만이 불러온 결과이기도 하다. 성속일여(聖俗一如)의 원리대로 보면 탄저균이나 조류독감 바이러스나 모두 수많은 미생물 중의 하나이며, 인간이 간섭하지 않은 자연생태계에선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뿐이다.

부족한 것이 넘치는 것보다 낫다(過猶不及)는 옛말대로 사람의 욕심과 자만을 줄여나가는 지혜가 친환경농업의 기본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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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2016-02-10 02: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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