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가게] ‘제일 한약방’ 박동철 원장
상태바
[작은가게] ‘제일 한약방’ 박동철 원장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12.09 1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았다고 전화올 때가 제일 재미 져!”
63년째 한약방, 전라북도에는 하나 뿐
▲65년 전 받은 한약사 자격증과 감사장 등이 걸려있다.
▲93세 고령에도 처방기록을 돋보기 없이 보시는 박동철 원장.

우리 약방이 순창에 있긴 해도 전국적인 약방이야. 손님들이 전국에서 찾아와.”
박동철(93ㆍ순창읍) 제일한약방 원장. 65년된 한약방은 전라북도에서 하나뿐이다. 박 원장은 65년째 그날 보낼 약을 손수 포장한다. 
“내가 약재도 사고, 씻고, 볶고, 찌고, 다리는 것도 다 해.”
박 원장은 90세 넘은 연세가 믿기 어려울 만큼 정정하시다. 60여 년 동안 꼬박꼬박 기록해온 처방기록부, 빼곡하게 적힌 전국의 고객 명단과 처방 내용을 돋보기 없이 보신다.
“아직, 눈도 밝고, 귀도 밝아.” 
박 원장은 59세 때, 심장부정맥 병증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은 적이 있다.
“껍데기하고 뼈밖에 없었지. 다 죽는다고 했어. 진짜로 죽었다고 소문이 났어. 지금도 심장부정맥 환자한테 그 약 지어주면 나아부러.”
박 원장은 금과면 방축리에서 태어났다. 나무하러 가서 한 짐 밖에 못하니, 농사지으며 못 살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하루는 자신이 한약방을 하는 꿈을 꾸었는데 한약방에 손님이 가득하고 한길이나 되는 금고에 돈이 가득했다. 그 꿈을 꾸고 한약 공부를 시작해, 1956년 전남과 전북 한약사 시험에 합격해서 65년 외길을 걷고 있다. 꿈처럼 금고에 돈이 가득하지는 않지만, 아들 하나, 딸 다섯을 모두 건장하게 키웠다.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은 없어. 우리 아들 딸이 건강하고 행복하기 바랄 뿐이지. 아무리 멀어도 찾아오는 고객을 생각하면 좀 더 살고 싶기도 해. 20년 전 처방대로 약 해달라는 사람이 있어. 그런 전화 받으면 마음이 뿌듯하고 더 잘해줘야겠다 마음먹어.”
한약방 문을 나서며, 60년 세월을 고스란히 품은 ‘제일 한약방’ 간판을 올려다본다. 
순창읍내 한 귀퉁이에서 전국에서 오는 환자를 치료해 온 박 원장의 건강을 기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조합장 해임 징계 의결” 촉구, 순정축협 대의원 성명
  • 순창군청 여자 소프트테니스팀 ‘리코’, 회장기 단식 우승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