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설공찬이》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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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설공찬이》 출간
  • 장성일 기자
  • 승인 2020.12.09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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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 집필ㆍ김주연 그림ㆍ차은숙 기획
출판기념회, 11일 오전 11시, 군립도서관

군이 후원하고, 군립도서관이 기획한 순창 배경 고전소설 발간사업이 탐스러운 열매를 맺었다.
연고 없는 순창으로 귀농한 지 6년 차인 김재석 귀농 작가가 집필한 《다시 쓰는 설공찬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필사본 소설인 《설공찬전》(원저자 채수)을 역시 귀농한 김주연 화가(그림작가)와 차은숙 편집자(도서출판 심미안 대표)가 군립도서관과 함께 작업한 결실이다.
《설공찬전》은 순창을 배경으로 한 전기소설로 홍길동전보다 100년이나 앞서 나온 작품이고, 조선왕조실록 중종편(1511년)에 필화사건으로 기록된 최초의 소설이다. 
김재석 작가는 ‘1490년대 순창을 배경으로, 죽어 저승을 여행하고 사촌 형제의 몸에 빙의되어 저승 경험을 들려주는 이야기, 옛 한글체 필사본 총3400여 글자를 토대로 창작적 요소’를 붙여 완성했다. 김 작가에게 《다시 쓰는 설공찬이》 발간 이야기를 들었다. 《다시 쓰는 설공찬이》 출판기념회는 11일(금) 오전 11시30분 군립도서관에서 열릴 예정이고, 12일 오후 2시 순창읍 베르자르당에서 이서영 작가 사회로 김재석 작가의 '다시 쓰는 설공찬전' 강의가 있다.

“순창의 미래 먹거리, 문화콘텐츠의 힘에 달렸다.”
△《다시 쓰는 설공찬이》 출간을 축하합니다.
=네, 허균의 홍길동전은 작가 논란부터 최초의 한글 소설인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설공찬전은 그런 논란이 필요 없는 국문학적 가치가 대단한 작품입니다. 다만, 이복규 교수님이 1996년에 묵재 이문건 선생의 〈묵재일기〉 속에서 최초로 발견할 당시, 베껴 쓰다만 상태의 한글 필사본이었습니다. 완성본이 발견되지 않아 문학적 가치를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아쉬움은 있습니다. 그래서 군립도서관으로부터 《다시 쓰는 설공찬이》 공공프로젝트 참여를 요청받았을 때, 잘못 독배를 마시지 않을까 염려했습니다. (하하하) 따지기 좋아하는 분들이 자기만의 원본 목차대조표를 들이밀지 않을까 걱정되더군요. 최대한 원본의 맥락을 따르기 위해서 제목부터 한글 필사본에 쓰인 '설공찬이'로 정했어요.

-완성본이 없는데 《다시 쓰는 설공찬이》 어떻게 나온 건가요? 
=앞부분은 조금 남아있습니다. '설공찬전'은 작가 채수가 실화를 바탕으로 쓴 작품입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순창설씨 가문의 족보에 나옵니다. 그런데 정작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설공찬은 족보에 나오지 않습니다. 작가 채수가 지어낸 인물일 수도 있고, 필화사건으로 족보에서 지워졌을 수도 있겠죠. 
아무튼, 당시 '설공찬전'은 필화사건으로 모두 불태워집니다. 제가 앞부분을 살펴봤는데, 세 군데 정도 논란거리가 보입니다. 첫째는 '여자도 글을 알면 저승에서 벼슬도 하며 잘 지낸다'는 내용이고, 둘째는 중국 황제라고 해도 저승에서는 염라대왕보다 못하다는 부분, 셋째는 중국 당나라를 배신하고 후량을 세운 당의 장군인 주전충과 같은 인물은 지옥에 떨어져 벌을 받고 있다는 대목입니다. 
당시 시대 분위기로는 여자는 글을 배울 기회도 없었고, 벼슬에 나아간다는 건 상상도 못할 때죠. 중국을 대국으로 섬기는 사대부의 나라인 조선에서 아무리 저승 이야기라고 하지만 황제를 모욕하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이야기지요. 그리고 중종반정을 통해 연산군을 몰아내고 임금(중종) 자리에 앉았는데, 주전충을 빗대어서 반역하는 자는 지옥에 간다니 임금의 역린을 건드리기에 충분했죠. 이런 툭, 던지는 에피소드가 왜 나왔는지, 설공찬이 살아가던 15세기말 순창의 시대상과 생활상을 조명해서 상호개연성을 갖도록 구성했어요. 
제가 집필하면서 자료를 보니, 설공찬이 살았던 15세기말(1490년대)은 순창의 문화가 가장 빛났던 때였다는 걸 깨달았어요. 신말주 선생이 ‘귀래정’에서 선비들과 거닐고, 부인 설씨는 ‘권선문첩’을 지어 여류문인으로 이름을 알렸죠. 5월 단오제에는 국가 제사에 버금가는 성황제가 열렸어요. 당시 단오행사를 보려고 임실, 남원, 담양, 장성 등지에서 구름같이 사람들이 몰려들었어요. 순창은 지금 그런 문화의 힘을 잊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문화적 힘을 이 작품에 녹여내자, 이런 마음이었죠. 설공찬이 죽어 빙의한 1508년과 설공찬이 살아있던 청소년기인 1498년을 오가며 교차편집으로 구성했어요. 저승이야기(1508년)와 이승이야기(1498년)를 씨실과 날실로 엮어서 이야기를 직조한 거죠. 

△공공프로젝트는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순창은 ‘순창고추장’이란 장류의 도시로 유명하죠. 그런 유명세에 비하면 문화콘텐츠의 힘은 약하지요. 가까운 남원은 춘향전이, 담양은 가사문학이, 담양 옆 장성은 홍길동전으로 테마파크도 만들고 지명도를 높여가고 있는데 순창은 설공찬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문화콘텐츠로 키우지 못했어요. 귀농 귀촌한 역량있는 예술인들과 함께 지역문화 콘텐츠를 발굴하고 육성하려는 노력을 시작한 거죠. 《다시 쓰는 설공찬이》를 시작으로 앞으로 웹툰과 그림책, 연극 등 다양한 장르로 확대된 콘텐츠가 나올 예정입니다. 테마파크도 짓지 않을까 모르겠네요.(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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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 작가는
귀농 6년 차에 접어들었다. 블루베리 농사를 지으며 귀농귀촌협의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귀농 전 대학에서 디지털콘텐츠 제작을 강의했고,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제1회 해양문학상, 2009년 한국안데르센아동문학상, 1억 고료 제3회 조선일보 판타지문학상, 제7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상을 수상했다. 펴낸책은 《마린걸》ㆍ《풀잎의 제국》ㆍ《식스코드》ㆍ《리야드 연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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