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자활센터 운영, 순창나눔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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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자활센터 운영, 순창나눔가게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12.16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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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나눔, 행복한 나눔, 가치있는 나눔’

나눔가게가 생겼다. 옛 보건의료원 자리, 행복누리센터 1층에 문을 연 나눔가게는 쾌적하고 깔끔하게 단장하고 손님을 맞고 있다. 문을 열고 가게레 들어서니, 지수정ㆍ유나ㆍ도티한ㆍ손일순ㆍ박정래 팀원과 김슬기 부장이 환하게 웃으며 맞이한다. 각각 기증 물품을 분류하고, 매대를 관리하고, 컴퓨터 작업을 하는 등 분주하다. 매장 안에는 의류, 영유아용품, 주방 생활용품, 가전제품, 패션ㆍ미용물품, 도서ㆍ음반, 화분, 식품 등이 종류별로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다. 의류는 기증받은 옷이 많아서인지 새옷이 많았고, 헌 옷이나 신발도 깨끗하게 세탁되어 있다. 영유아용품은 수유패드, 아기띠, 기저귀, 장난감까지 다양하다. 도서 음반도 과학ㆍ위인전 등 전집류부터 〈90년생이 온다〉 등 신간과 〈육식의 종말〉 등 고전, 〈아이의 사생활〉 등 육아서 · 요리책 · 만화까지 기증자들의 안목이 빛나는 책이 가득 꽂혀있다. 

▲지수정·유나·김이슬(부장)·도티한·손일순·박정래 씨가 나눔가게 앞에서 자세를 취했다.

“여기는 왜 이렇게 싸요?”
아이 교육, 함께 나들이 ‘맞춤’

특별히 공들인 느낌이 나는 ‘영유아 잡화’ 코너를 보며, ‘여기서 아이들 키우면 되겠구나’ 싶다. 아이들과 나들이 장소로 추천한다. 아이와 함께 책과 장난감을 둘러보기 좋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얇은 지갑 걱정하지 않고 사줄 수 있다. 특히 아동 쪽은 무료부터 500원, 몇 1000원이다. 가격도 착하기 그지없다. “여기는 왜 이렇게 싸요?” 묻는 아이와 집에 와서 나눔가게에 대해, 소비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 나눠도 좋을 것이다. 나눔가게에 다녀온 아이들은 자신이 쉽게 사고 생각없이 버렸던 물건들을 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다. 방 한쪽에 나눔가게에 기증할 물건을 챙겨두지 않을까? 

코로나19가 가져다 준
경제ㆍ환경에 대한 각성으로 출발

순창에 첫발을 내디든 재활용ㆍ재사용 가게 1호. 나눔가게 슬로건은 ‘함께하는 나눔, 행복한 나눔, 가치있는 나눔’이다. 나눔가게 운영 책임을 맡는 자활센터 김이슬 부장은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환경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군과 자활센터에서 두 가지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해보고자 나눔가게를 열게 되었다.” 나눔가게의 취지를 밝힌다. 단순한 중고물품을 사고파는 가게를 넘어, 서로 돌보는 공동체를 일구는 것이 나눔가게의 첫 번째 취지이다. 개인이나 기관이 물건을 기증하면, 이용자들이 소비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내고, 이 수익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데 쓰이게 된다. 지역 주민들이 만든 수이 다시 지역에 돌아가는 ‘지역이 지역을 돌보고 상생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재사용을 하게 되고, 자원 재순환을 실천하게 된다.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고 비닐봉지를 쓰지 않는다. 종이봉투를 기증받아 쓴다. 

개관 2달, 이제 시작
월 평균 40명가량 물품 기증

10월 16일 개관, 2달째 접어들었다. 이 달까지 기관 7곳, 개인 85명이 물품을 기증했다. 한 달 평균 40명이 기증하는 셈이다. 매출은 11월말 기준, 200만원을 넘었다. 몇 천원을 넘지 않는 가격표를 보면,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이제 시작인데, 군민의 나눔 가게에 대한 기대와 호응이 벌써 크다. 
김이슬 부장은 “코로나 때문에 많은 분이 오시지 못하지만,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셔서 감사드린다. 아쉬운 점은 면 단위 주민들이 이용이 어려운 점이다. 전화 주시면 방문 수거도 하지만 더 많은 분이 편하게 이용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컴퓨터를 익숙하게 다루는 지수정(24ㆍ풍산) 씨는 반장이다. 
“이런 좋은 시설에서 기증 물품을 받아 판매하니, 뿌듯하고 보람도 느낀다. 손님이 물품 구경하시면서 잘해놨다고 칭찬하실 때, 고생한다고 말씀해주실 때, 비닐봉지 안 쓰는 것 이해해주시고, 오히려 종이봉투 기증해주실 때 기쁘다. 많이 방문해주시기 바란다.”

벽면에 빼곡히 적힌
‘마음을 나눠주신 고마운 분들’

지금은 소형 가전제품만 받고 있는데 앞으로는 재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수리도 할 계획이다.
바자회, 무료 나눔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재사용가게 1호점으로, 순창군 전지역에 지원ㆍ재순환ㆍ재사용의 취지를 알려 나갈 계획이다. 가게의 운영 수칙을 물었다. “나눔가게가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이 되기 바란다. 이용 수칙 등도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나가고 싶다.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 가게 운영 수칙 등을 수정하고 보완하며 더 풍성한 나눔가게가 되기 바란다”.
코로나로 시작한 한 해가 코로나로 저물어가고 있다. 코로나19 라는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는 경고장을 받아들고도 ‘위생’을 이유로 쓰다 버린 마스크, 비닐장갑, 일회용품. 코로나 감염성 폐기물까지… 또 버린 쓰레기는 얼마나 될까? 걱정스러운 이때, 자원 재순환 가게, 나눔 가게는 반갑기 그지없다.
나눔가게 칠판 ‘마음을 나눠주신 고마운 분들’ 밑에 빼곡히 적힌 기증자 이름을 보면서 더 뿌듯하다. 나눔가게를 찾는 작은 발걸음들이 생태와 환경을 지키는 큰 걸음으로 이어질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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