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있는 재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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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있는 재난 극복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20.12.2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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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수군대는 소리가 수그러지지 않는다. 살에는 듯한 새벽바람을 따스한 햇볕이 데워주기 바라는데 짙게 덮인 먹구름은 걷힐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요즘 코로나19 스트레스는 공포가 되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세 자릿수와 네 자릿수로 넘나들며 내려갈 줄 모른다. 지난 1월 20일 첫 확진자에 이은 팬데믹에 무던했던 일상이 변했다. 다들 많이 지쳤다.
일상이 꼬인다. 하나하나 다시 조정하고 맞춰야 한다. 언제쯤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니,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알 수도 없다. 처음에는 ‘두어 달 버티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한 해를 보내며 안절부절 못한다. 이미 온전한 생업이 많지 않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어 아등바등 젖먹던 힘까지 동원한 영세상인은 혼절 직전이다.
봄 여름 가을을 지내며 이 계절만 잘 버티면 다음 계절은 괜찮겠지 위로했다. 언제는 마냥 편했느냐며 코로나 위기 극복하면 좋아질 거라고 위안했다. 곧 코로나 백신이 나오면 마스크 없는 얼굴로 건강한 생활할 수 있다고 자신도 했다. 그런데 가진 것 부족해 다 파먹어 남은 것이 없다. “아이엠에프(외환위기) 때도 이처럼 힘들지 않았다”는 중년들의 호소가 살에 닿는다. 사방을 둘러봐도 위안되는 곳(것)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코로나 위기 극복도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고 재난을 함께 이겨내야 한다는 공감대에서 출발해야 한다. 경험했듯이 서로 힘을 보태야 역경을 극복할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국민의 선한 행동이 눈에 선하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개인의 자유를 스스로 제한하고 공동체적 가치에 다시 주목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 편 가르기, 측근 챙기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급기야 아시타비(我是他非,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에 이르렀다. 후안무치(厚顔無恥)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 불인정시(不忍正視, 차마 눈 뜨고 똑바로 볼 수가 없다) 만큼 첩첩산중(疊疊山中)이다.
일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사람들이 즐비하다. “사람, 돈, 상품이 자유롭게 오가는 것을 막는 성벽은 이미 해체됐다”는 전제가 유효한가. 눈에 보이는 장벽이 없을 뿐,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은 더 높아졌다. 장벽 안과 밖의 차별은 상상 이상이다. 원청회사ㆍ하청회사ㆍ재하청회사 / 정규직ㆍ비정규직ㆍ계약직ㆍ임시직ㆍ일용직ㆍ외국인 노동자까지. 옛 신분ㆍ계급사회 때보다 더 잘라 쪼갠 듯 나뉘었고 그 차별도 극심하다. 돈과 권한을 쥔 사람들은 이대로가 좋다.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갑작스럽지 않은데 아직 미적거린다. 힘들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죽을 지경이었다. 죽지 않을 만큼의 지원은 있었고 보완도 확대해왔다. 하지만 장벽을 헐거나 장벽을 넘어설 사다리를 견고하게 구축한 것은 아니다. 위기에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사람은 이미 힘든 사람들이다. 자영업자,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맨 먼저 쓰러져가는 것이 보이지 않는가.
재난은 사회의 그늘진 곳이 어디인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들여다보게 한다. 어떻게 함께 갈까 고민하고 지원을 늘려야 한다. 모든 계층에게 공정한 몫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 특정 계층에게 유리한 제도를 바꿔야 한다. 오래된 잘못된 관행을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 
개혁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들면 도덕적 정당성도 흔들린다. 말보다 실천이다. 주민들은 번드레한 논리보다 거칠어 보여도 부추기고 격려하는 행동에 감동한다. 재난 상황에서 주민들이 말없이 협력하는 것은 정책의 잘잘못을 몰라서가 아니다. 전에 없는 위기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전후좌우 사방팔방이 암담하다. 진정성은 타인의 존중과 인정이 필요하다. 예나 지금이나 가진 자가 좌지우지한다. 코로나 위기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농촌 지역의 가장 큰 권력은 행정이다. 행정이 무엇을 의제 삼느냐에 따라 주민 생활이 바뀐다. 행정은 진정성 있게 고민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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