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이어쓰기 공모전과 '설공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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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이어쓰기 공모전과 '설공찬전'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21.01.1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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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청준의 대표작 〈눈길〉은 수많은 독자의 심금을 울린 작품으로,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무한하며 근원적인가를 보여준다. 내용은 이렇다. 
- 술버릇이 사나운 형은 ‘내’가 고교 1학년 때 전답과 선산을 팔고, 고향집까지 남에게 넘겨버린다. 어머니는 타향에서 공부하고 있는 ‘내’가 주인이 바뀐 고향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새 집주인에게 통사정 해 빈 고향집에서 기다린다. 옛집에서 아들을 하룻밤 재운 뒤 다시 대처로 내보내는 이튿날, 새벽길은 밤새 펑펑 내린 눈으로 덮였다. 어머니는 아들을 읍내까지 바래다 준 뒤 눈길을 발자국 따라 오목오목 되짚어 온다. 성인이 된 '나'는 모처럼 휴가를 얻어 아내와 함께 시골에 계신 노모를 찾아간다. 부모로부터 아무런 도움도 받지 않고 자수성가했다고 늘 생각해 왔던 ‘나’는 어머니의 사랑을 애써 외면하려 했다. 아내는 남의 집이 된 그 시골집에서 마지막 밤을 지내게 해 준 그날의 심경을 듣고자 노모에게 그때의 일을 캐묻는다. 
노모는 아내에게 한 번도 해 주지 않았던 그 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작로를 지나 산길을 들어서도 굽이굽이 돌아온 그 몹쓸 발자국들에 아직도 도란도란 저 아그 목소리나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는 듯만 싶었제. 산비둘기만 푸르르 날아올라도 저 아그 넋이 새가 되어 다시 되돌아오는 듯 놀라지고, 나무들 눈을 쓰고 서있는 것만 보아도 뒤에서 금세 저 아그 모습이 뛰어나올 것만 싶었지야. (중략) 울기만 했겄냐. 오목오목 디뎌논 그 아그 발자국마다 한도 없는 눈물을 뿌리고 돌아왔제. 내 자석아, 내 자석아, 부디 몸이나 성히 지내거라. 부디 부디 너라도 좋은 운 타서 복 받고 잘 살거라….” 결국, 그 날의 이야기를 들은 '나'는 심한 부끄러움과 함께 노모의 사랑을 느끼며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
이청준 기념사업회와 장흥별곡문학동인회는 공동으로 ‘소설 〈눈길〉 이어 쓰기’ 공모전을 추진해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작년 9월 11일부터 11월 18일까지 전국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에는 국문학과ㆍ문예창작학과 재학생과 일반 독자들이 응모했다. 전남 장흥군은 문학관을 지었고, 〈눈길〉 복원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우리 순창군을 배경으로 하고 실존했던 순창설씨 인물들이 등장하는 〈설공찬전〉은 1511년 무렵 채수(蔡壽)가 지은 한문소설이자, 허균의 <홍길동전>보다 100년 이상 앞선 최초의 한글번역본 소설이다. 1996년 가을, 이복규 서경대학교 교수가 찾아냈고, 1997년 4월 27일자 중앙일보에 보도되고 학계에 소개되면서 ‘최초의 한글소설’ 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이어가지는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에 군내 거주하는 이서영 작가가 〈다시 쓰는 설공찬전〉을, 김재석 작가가 〈다시 쓰는 설공찬이〉를 출간했다. 장흥군 ‘소설 〈눈길〉 이어 쓰기’ 공모전처럼 전국을 대상으로 ‘〈설공찬전〉 이어 쓰기’ 공모전을 추진해 〈설공찬전〉을 널리 알리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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