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순창에 문학의 씨를 뿌리고 가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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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시] 순창에 문학의 씨를 뿌리고 가셨으니
  • 장교철 전 문협회장
  • 승인 2021.01.1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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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치현 시인을 추모하며
시 : 장교철 전 순창문인협회 회장
손에 잡히지도 않은 코로나19가 
사람들 마음조차 멀게 한 12월
문치현 시인님은 가셨습니다

노동가는 소슬한 외딴집에 살면서
신산했던 삶을 한 자 한 자 적으시더니
서둘러 먼 길 가셨습니다

‘순창문협’ 있기 전
‘순창문학회’이라는 소박한 모임을 일궈가던 때
‘난 밤중에 일어나 시 쓸 때가 가장 행복해’ 
하시면서 따뜻한 웃음을 보이시던 선한 모습이 
아직도 선명한데

오랜 투병 함께 했다는 것도 잊은 채
살붙이보다 더 살피고 챙겨주시던 인정도 잊은 채
남아 있는 우리는 손 한 번 잡아드리지 못했습니다

술이 고파 기별 없이 창림동 슈퍼 문 두드리면 
늘 웃는 얼굴로 어서 오라며 아랫목을 내어주시던 손길

여름날 문학회 가족 모두 싣고 남해안으로 서해안으로
또 그곳에서 새벽이슬 내릴 때까지

순창문학과 
순창문학회를 키우기 위해 앞장서며
고단한 순창의 문학을 짊어졌던 발자취가

지금의 ‘순창문협’으로 환생한 땀방울이었음을
가신 뒤에야 보았습니다
애지중지하시던 마음과 손길이
얼마나 크고 높았는지 
빈자리를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문치현 시인님
이제 그곳은 늘 봄날이고 꽃밭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못 다 적은 시심은 별빛과 새소리에 담으셔요

남아 있는 우리들은
순창의 문학을 기름지게 하셨던 순정을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그 끈을 더욱더 튼튼하게 엮어가겠습니다

살아 고단했던 영혼은 
햇볕 따스한 언덕에 내놓으시고
영면하소서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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