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무염/ 욕심에 한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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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무염/ 욕심에 한이 없어
  • 정문섭 박사
  • 승인 2021.01.1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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貪慾無厭(탐욕무염, tān yù wú yàn) 貪 탐할 탐, 慾 하고자 할 욕, 無 없을 무, 厭 싫어 할 염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221)

《戰國策·齊策(전국책·제책)》에 나온다. 爲天下笑, 此貪慾無厭也(위천하소, 차탐욕무염야) : 천하가 다 비웃었다. 이처럼 욕심이 많아 만족할 줄 모르다니.

춘추(春秋, BC770-BC476)시대 말, 진(晉)나라의 국정(國政)이 여섯 명의 경대부(卿大夫)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었다. 그중 지백(知伯)의 세력이 가장 세었는데, 그는 범(范)씨와 행(行)씨가 자기 말을 잘 듣지 않으므로 한(韓)ㆍ위(魏)ㆍ조(趙)씨와 연합하여 멸족시켰다. 
지백의 세력이 갈수록 이처럼 커지고 있는 가운데, 어느 날 한경자(韓庚子)에게 사람을 보내 어떤 구실을 붙여 갑자기 땅을 내놓으라고 강요했다. 한 씨가 속으로 크게 분노하며 지백이 사기를 치는 정도가 너무 심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그의 수하 중 한 사람이 이를 보고 만류하여 말했다. 
“지백이 너무 욕심이 많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 자는 앞으로도 계속하여 다른 사람에게도 토지를 달라고 할 것입니다. 이로 인해 나중에는 여러 사람의 분노를 사게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병력을 보내 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현재로서는 우리가 매우 불리한 실정이니 우선 그자의 요구를 들어주시고 나중에 기회가 오면 뒤집는 것이 좋은 상책일 것 같습니다.”
한 씨가 할 수 없이 분노를 삭이며 수하의 말에 따라 토지를 지백에게 넘겨주었다. 과연 예상대로 지백의 욕심이 끝이 없어 또 위선자(魏宣子)에게도 땅을 내놓으라고 요구하였다. 위 씨도 처음에는 화가 나 주지 않으려 했으나 그의 수하들도 우선 토지를 주는 것이 좋겠다고 권하므로 노기를 누르고 땅을 내주었다. 마지막으로 지백이 조양자(趙襄子)에게도 땅을 내놓으라고 했는데 조 씨는 오히려 반대로 화를 내며 땅을 내놓지 않고 버텼다. 
화가 난 지백이 한 씨와 위 씨 두 경대부에게 ‘연합하여 조 씨를 치자’ 고 제안하였다. 지백이 원래 많은 병력을 갖고 있는 데다 두 사람이 가세해 준다면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격이 되어 아무도 대항할 수 없을 것이라고 계산한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조 씨도 잘못하다 멸문이 될지 모르는 위기감이 커졌다. 수하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바로 두 사람에게 수하를 보내 ‘힘을 합쳐 지백을 치자’ 고 설득하였다. 
한 씨와 위 씨가 비록 지백을 무서워했지만 지백이 욕심을 부려 그간 억울함을 당한 일이 있었으므로, 조 씨의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여 합동전선을 펴 지백을 치기로 결정하였다. 세 집이 단결하여 마침내 지백을 잡아내어 죽이고 멸족시켰다  
이 성어는 지금에 이르러서는 탐득무염(貪得無厭)이라고 바꿔 사용하게 되었는데 ‘탐욕이 끝이 없어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을 비판하는 경우에 쓰였다. 
유사한 성어로 巴蛇呑象(파사탄상, bā shé tūn xiàng)이 있다. ‘뱀이 코끼리를 삼키다. 욕심이 많아 만족을 모른다’는 뜻이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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