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할 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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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할 일 -1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21.01.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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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코로나19로 여전히 평온하지 못하다. ‘희망’을 보고 싶다. 여기저기서 발표된 신년사를 읽어본다. 대통령 신년사, 자치단체장 신년사, 기관장 신년사. ‘바람’은 가득한데 ‘희망’은 석연치 않다. “바람을 늘어놓는다고 희망이 생기지 않는다. 현실을 직시하고, 해야 할 것을 기억하고 실천할 때, 오늘은 어제와 다르고 내일은 오늘과 다를 것이다. 그 다름, 새로움에서 희망이 움튼다. 희망은 그렇게 온다. 현실과 동떨어진 바람은 희망이 아니라 근거 없는 ‘희망 사항’일 뿐이다.”


여기서 문득, 남의 바람(소망ㆍ희망)을 탓하기보다 내 바람을 생각하자. ‘달걀로 바위 치기’라고 지레 겁먹지 말고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는 의지로 시작할 일을 찾아보자. 


우선 공공언어를 쉬운 말로 바꾸는 일에 집중해야겠다. 작은 지역신문사에서 일하지만, 최선을 다해 공공언어에 쉬운 우리말이 사용되도록 힘을 쏟자. “공공언어란 정부 부처 등 공공기관에서 만들고 대개 언론을 통해 유통되는 말이다. 시민의 권리나 재산, 안전, 행복 추구 기회 등에 큰 영향을 끼치는 정보를 담고 있다.” 따라서 쉬운 말로 작성해서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일이라 들춰보니, 중앙 부처에서 나오는 보도자료가 한 달에 1000건 정도라고 한다. 순창군청을 비롯 군내 기관과 단체에서 나오는 보도 자료(문)도 어림잡아 한 달에 100건 정도다. 날마다 이 보도자료들을 접하며 쓸데없이 외국어 특히 영어 말(?) 그리고 한자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서 볼 때마다 개운하지 않았다. 지적하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그런 말을 써야 일이 잘되는 것인지, 날로 늘어난다. 중앙에는 그나마 고치라는 시민(단체)도 있고, 고치려고 노력하는 부처(기관)도 있는데 지방은 간섭 자체가 없어 보인다.

(사)한글문화연대는 중앙부처에서 나오는 보도자료 1만2000여 건을 모두 조사해서 문제가 있는 보도자료를 쓴 공무원에게 “국어기본법 제14조 1항 공문서 작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일반 국민이 알기 쉬운 용어와 문장, 그리고 한글로 공문서를 써야 한다. 그런데 국어기본법 규정을 어겼기 때문에 계속 반복할 경우 실명을 공개하거나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하겠다.”는 취지로 공문을 보내고, 신문사 11곳과 방송사 9곳의 정치ㆍ경제ㆍ사회 기사를 분석해 해당 기자들에게 ‘우리말과 쉬운 말로 써주면 좋겠다’는 전자우편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열린순창》도 (사)한글문화연대처럼 군내 보도자료와 기관 발행 도서 등을 검토해서 전화도 하고 문서도 보내야겠다. 어르신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 발행하는 문서가 듣고 보기 쉬운 우리말로 작성돼, 거침없고 부담 없이 읽히고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힘써야겠다.


해방 뒤 잃은 우리말 다시 찾았고, 박정희 군사정권 때는 정권에 민족주의적 색깔을 치장하기 위해 과도하게 밀어붙인 한글전용과 외국어 순화 조치로 거부감이 일기도 했다. 1990년대 세계화 흐름 이후 “영어를 잘하는 사람에게 권력이 가고, 영어를 못하는 국민은 ‘이등국민’으로 전락하고, 영어로 인해 정보ㆍ지식이 독점되고 장벽이 쳐지고, 의사소통에서도 층이 생기게 됐다. 영어가 학력과 재산 형성에 차별을 끼치”고 있다. 이 장벽을 걷기 위해서도 ‘듣기 쉽고 쓰기 쉬운’ 우리 말이 널리 쓰이도록, 먼저 공공언어 순화에 힘을 보태야 한다.

“말로써 시민의 알 권리를 존중하고 보장해줘야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고 평등권을 누릴 수 있다. 행복추구권 역시 알 권리를 누릴 때만 보장된다. 외국어를 남용하면 국민의 외국어 능력에 따른 차별과 알 권리의 격차를 만들어내 실질적인 피해를 준다. 그래서 적어도 공적 언어에서는 한국어를 쓰자는 거다.”(한글문화연대 이건범 상임대표)


복지를 다루는데 ‘커뮤니티 케어’라는 말을 쓰고, 농어촌공사에서 발급하는 자격증 이름이 ‘농어촌 퍼실리테이터’이고, 땅꺼지면 ‘싱크홀’, 안전문은 ‘스크린도어’, 어린이보호구역은 ‘스쿨존’, 어린이식품안전구역은 ‘그린푸드존’으로 써야 하는가? 이제는 거의 아는 용어지만 ‘보이스피싱’은 ‘(금융)사기전화’다. 제발, 공공 영역에서부터 쉬운 우리 말을 쓰자. (유식 자랑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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