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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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 오은미 정당인
  • 승인 2021.01.2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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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미 전 전북도의원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중국 당나라 임제 선사의 법어로 ‘내가 현재 처해있는 곳에서 주인이 되면 내가 서있는 모든 곳이 진실될 것이다‘라는 뜻이다. 이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을 잃고 살아가고 있는 요즘 돌아볼 화두가 아닌가 한다.

 ‘내가 처해있는 곳 주인되면 내가 서있는 모든 곳 진실될 것'

작년에 내리지 못했던 눈이 한이라도 풀 듯 녹을 겨를 없이 폭설이 되어 쌓이고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기록적 한파가 일상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수도, 보일러가 얼어붙고 하우스에서 애지중지 키우던 겨울 채소들 또한 손도 쓰지 못한 채 수확도 못하고 몸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 농민의 심정, 또한 극한의 생존과 싸워야 하는 가난한 이웃들의 현실을 어찌 말로 표현하겠는가? 


겨울이기에 폭설과 한파는 당연하기도 하겠지만, 코로나 정국과 맞물려 반복되는 재앙과 같은 자연 재해로 헤어 나올 길 없는 소용돌이에 갇힌 심정으로 서민의 삶 전반에 걸쳐 검은 장막이 드리워지고 있는 위기의 시대이다. 


내가 나의 삶을 살고 있는가? 인간의 존엄성, 사랑과 믿음이 중심이 되는 사회적 관계와 삶의 원리가 뒤로 밀쳐지고 하루하루 무탈하게 보냈다는 안도감으로 내가 선택한 삶이 아니라 선택되어진 환경에 살아가야만 하는 생존 투쟁 판에 던져진 듯하다. 


개인의 인생 뿐 아니라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사회와 국가도 어떤 철학과 가치관으로 운영해야 할지, 미래를 희망으로 낙관할 수 없을 것 같은 절망감이 앞서기에 지금의 시점에서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코로나19… 서구 우월주의, 사대주의 붕괴


지난번에도 언급했지만, 전 세계적 재앙이 된 코로나19는 그간 우리 안에 자리하고 맹주처럼 여기고 있던 서구 우월주의나 사대주의가 붕괴되고 스스로의 힘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 대한 절대적인 숭미, 공미사상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현실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19의 최대 희생국이 미국이다. 1월 9일 10시 현재 코로나 확진자 2244만 명, 사망자 37만7000 명에 이른다. 미국의 최대 참사요, 아메리칸 드림의 몰락이다. 한때 세계의 패권을 휘두르던 미국,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며 약탈로 연명해왔다고 표현해도 될 미국이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런 미국에게 군사 주권을 이양하고 대한민국의 국가 안보를 의탁하고 있으며 경제는 미국의 손아귀 놀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기침하면 독감으로 산소호흡기 쓰고 있고, 눈짓 하나로 모든 걸 내어주는 주종관계가 바로 한미관계요, 우리 삶 전체에 영향을 주어 깊은 병에 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4년간 아파트 가격(25평)은 박근혜 정부였던 2017년 6억6000만 원에서 2020년 말 11억9000만 원으로 5억3000만 원이나 올랐다. 상승률로 보면 무려 82%에 달한다. 2020년 기준으로 노동자 평균임금의 30%를 118년을 모아야 아파트 구입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는 2017년 박근혜 정부 71년에 비해 47년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1,941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1년 사이 16.5%나 뛴 101.1%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란다. 나라 전체가 1년간 번 돈을 다 합쳐도 가계가 빌린 돈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성찰과 용기 있는 선택 중요


미국의 강요에 줏대 없이 퍼주고 내실을 기하지 못해 우왕좌왕한 결과가 아닐 수 없고, 결국 대를 이은 국가 운영 철학이 국민 개개인의 삶을 파탄 지경에 이르게 하고 있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대세이고, 모든 분야에서 미국 사대주의가 대한민국을 지켜줄 것이라는 허상과 실체를 분명히 깨달아 멈추고 자주적이고 자립적인 토대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위기는 더 빨라질 것이다.


코로나19와 기후 위기는 위기와 절망이지만 성찰과 용기 있는 선택 여부에 따라 기회와 희망으로 다가올 것이다. 제 2의 헬조선이 되지 않으려면 제발 우리 스스로의 힘을 귀중히 여기고 자주적 존재로 살아가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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