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골소리/ 올해 할 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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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골소리/ 올해 할 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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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1.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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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총리가 지난해 12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2030년까지 모든 업종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이 사라지도록 사용금지 업종을 확대해 나가고 재포장과 이중포장 등도 엄격히 제한할 계획”이라며 “불편할 수 있으나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단다.

코로나19 탓에 포장ㆍ배달이 많아지고, 온라인 쇼핑이 느니 쓰레기도 덩달아 늘어난다. 몇해 전 ‘쓰레기 대란’은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업체들의 수거 거부로 생겼다. 그때 이유는 간단했다. 재활용품을 제대로 분류 배출하지 않아서 수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쓰레기대란’을 겪으며 재활용품 분류, 배출에 대해 많이 배웠다. 음식물이 묻은 용기는 깨끗이 닦아 내놓아야 하고, 병과 뚜껑은 분리해야 하며, 플라스틱 용기에 붙인 라벨를 뜯어내야 재활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종이도 다른 재질과 혼합해 만든 전산 영수증, 비닐 코팅된 전단과 광고지, 물에 젖었던 종이는 재활용할 수 없다는 것도 알았다. 특히, 업체가 손해면 재활용품이나 쓰레기를 수거할 리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경제 구조를 다시금 깨달았다.

우리 일상에서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을 늘리려면 꽤 많은 품을 들어야 한다. 깨끗이 비우고 헹구고 말려야 한다. 불순물이 많을수록 재사용될 확률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정확히 분류해야 하고 다른 재질과 섞여서는 안 된다. 그런데 페트병, 캔, 음료, 유리병, 도시락ㆍ컵라면 용기 등을 분리하고 씻어서 배출할 때마다 번거롭고 억울한 기분이 든다. 이런 적극적인 노력에도 재활용이 어렵다는 것은 소비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생산과 재활용 단계의 개선이 필요하다.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 재활용 용이성 등급제도, 과대포장 규제 등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썩는 비닐봉지 보급, 미생물을 통한 플라스틱 재사용 등 친환경 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도 높다.

당장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은 일상에서의 쓰레기 분류 배출 실천이다. 상점(슈퍼나 마트)에서 사 온 오이나 가지를 포장한 랩과 시장에서 구매한 반찬ㆍ젓갈ㆍ떡을 담은 스티로폼 포장재와 검은 비닐봉지, 칫솔 다섯 개 묶음 플라스틱 포장재 뒷면에 들러붙은 종이를 따로따로 떼고 분류하지 않고 몽땅 구겨서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지 않아야 한다. ‘새 옷에 달린 상표, 설명서, 옷핀, 끈’을 몽땅 종량제봉투에 넣어 버리지 말자. 플라스틱 패트병에 남은 음료를 그대로 그냥 버리지 말고, 남은 음료는 버리고 속을 헹구고 겉에 붙은 라벨(상표 인쇄한 비닐)은 떼어내고 찌그려 트려 부피를 줄이고 다른 오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뚜껑을 닫아 투명과 유색을 구분해 배출하자. 종이팩과 종이컵은 따로 모아서 내놓자. 종이팩과 종이컵은 최고급 천연펄프로 만든다. 제대로 분리해서 버리면 재활용할 수 있다. 종이팩을 잘 모아 주민센터에 가져가면 화장지로 바꿔주기도 한다. 최근 읍ㆍ면 행정복지센터에 아이스팩 수거함을 설치했다. 아이스팩을 그냥 버리지 말고, 잘 닦고 씻어 모아 가져가자. 종량제 봉투로 교환도 해준단다.

쓰레기를 줄이는 일을 귀찮게 여기지 않아야겠다. 김 가게에 가면 김을 잘라서 비닐에 넣어준다. 비닐 대신 김 통을 가져가 담아오자. 집에 와서 옮겨 담는 번거로움이 없다. 김치도 마찬가지다. 김칫국물이 흥건한 비닐봉지를 쭉 짜고 뒤집어서 헹구는 과정이 필요 없다. 길가에 내놓은 쓰레기 종량제봉투 속에 담긴 재활용 가능한 물품들을 보며, 얼마나 바쁘고 귀찮으면 저렇게 버리고 내놓을까? 20리터 종량제봉투 가격을 팍 올리면 달라질까? 

1995년 쓰레기 종량제 도입 이후 25년 넘게 매립ㆍ소각 쓰레기를 줄이려고 노력해왔는데, 아직 많은 주민이 여전히 쓰레기 분류 배출 의미와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지구를 살리고 인간의 행복을 위한 작은 일임을 잊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쓰레기 줄일수록 기쁨이 두 배, 재미는 세 배, 삶의 만족감 상승”까지는 아니라도 ‘코에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가 꽂힌 바다거북’을 보는 마음은 편치 않다. 한 사람이 일주일간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신용카드 한장 분량이라는 보도를 접하며 공포를 느낀다. 철두철미한 환경론자가 아니어도 올해는 자연스럽게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삶에서 얻는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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