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우리역사(19) 봉상왕과 창조리, 소금장수 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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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우리역사(19) 봉상왕과 창조리, 소금장수 을불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21.02.0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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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에게 동생이란 언제든지 자 신의 왕위를 넘볼 수 있는 경쟁 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왕이 자신 의 동생을 죽인 사건은 세계 역 사에서 자주 있던 일이다.

고구려에서도 제12대 ‘중천왕’ 시기만이 아니라, 그 아들인 제 13대 ‘서천왕’ 시기인 286년에도 왕의 동생인 ‘일우’와 ‘소발’의 반란 모의 사건이 벌어졌다. ‘서 천왕’은 이 계획을 미리 알고, 동 생들을 잡아 죽여 버렸다.

292년 ‘서천왕’이 죽자, ‘상부’ 가 왕위를 계승해 고구려 제14대 ‘봉상왕’이 되었다. 연이어 터진 반란 사건은 봉상왕의 인격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는 왕으로 등극하자 가장 먼저 작은 아 버지인 ‘안국군 달가’를 의심했다. ‘달가’는 280년 숙신족과 전 쟁에서 승리한 명장으로, 백성들 의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이었다. ‘봉상왕’은 즉위 후 불과 몇 달도 되지 않아 사람을 시켜 ‘달 가’를 죽여 버렸다. ‘봉상왕’은 한 걸음 더 나가 자신의 동생인 ‘돌고’가 반역의 마음을 품었다고 죽였다. 왕의 동생이 연이어 3 대째 죽음을 당한 것이다.

이렇게 되자 ‘돌고’의 아들인 ‘을불’은 살아남기 위해 몰래 궁궐에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궁궐을 나와 갈 곳이 없던 을불은 수실촌에 사는 ‘음모’란 자의 집에서 머슴살이를 시작했다. 그러나 노예생활과 다름없는 머슴살 이가 너무 괴로워 1년 만에 그 집에서 나오고 말았다. 을불은 동촌 출신 ‘재모’와 함께 소금장수를 했다. 서해안에 있는 염전에서 소금을 받아다가 배를 타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며 소금을 팔러 다녔다.

봉상왕은 고구려의 대표적인 폭 군으로 꼽힌다. 어릴 적부터 교만 하고 의심이 많은 인물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의외로 재위 중반까 지는 별다른 과오를 보이지 않았 다. 294년 창조리(倉租利)를 국상 (국무총리에 해당)으로 발탁하고, 인사 운영에서도 빈틈을 보이지 않았으며, 모용외(선비족이 세운 전연의 초대 임금)의 침입을 격퇴했다.

문제는 임금의 권위를 높이겠다 는 이유로 궁궐 증축에 나서면서 벌어졌다. 298년 10월, 왕은 “궁 궐을 늘여 지었는데 지극히 사치 스럽고 화려했다”고 한다. 흉년으 로 굶주린 백성들이 대거 공사에 동원되면서 괴로움이 더해갔지만 왕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리고 300년 8월, 또다시 궁궐을 증축하 겠다고 나섰다. 당시 지진 등 천 재지변이 계속되고 큰 가뭄이 들어 백성들이 도탄에 빠졌지만 대 규모 역사를 일으킨 것이다. 국 상 창조리가 공사 중지를 간청했지만, 왕은 국상이 백성의 인기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핀잔을 주 며 듣지 않았다. 왕은 한편으로는 사람을 시켜 자신의 왕위를 넘볼 경쟁자인 조카 ‘을불’을 찾아내 죽이려고도 했다.

조정에서 물러나온 창조리는 봉 상왕이 끝내 잘못을 고치지 않 을 것이라 판단하고 왕을 폐위시 키기로 결심한다. 폐정을 종식하 고 백성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임 금을 교체하는 것밖에 다른 길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창조리는 신하들을 규합해 봉상왕이 사냥 나간 틈을 타 정변을 일으 켰고 왕을 폐하여 연금시켰다. 봉 상왕은 신하들이 자기를 죽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봉상왕의 두 아들도 따라 죽었다.

창조리는 봉상왕에게 죽임을 당한 돌고의 아들 을불을 모셔다가 옥새를 바치고 왕으로 즉위하도 록 했다. 소금장수였던 ‘을불’이 마침내 고구려 15대 ‘미천왕’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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