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립신고/ 쌀 한 톨 한 톨이
상태바
입립신고/ 쌀 한 톨 한 톨이
  • 열린순창
  • 승인 2021.02.09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입립신고(粒粒辛苦, lì lì xīn kǔ)

粒 낟알 립, 辛 매울 신, 苦 쓸 고

중국 당()나라 시인 이신(李紳)이 민초들의 고달픈 인생을 세속적인 언어로 노래한 <민농(憫農)>에 나온다. 쌀 한 톨 한 톨이 모두 농민이 애써 고생해 일군 결과라는 뜻이다.

너무 많이 주문하셨네요. 남은 음식이 이리 많아 낭비가 큰 거 아닌가요?”

아니죠. 우리 중국 사람들은 옛적부터 손님을 위해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풍성하게 내놓아야 체면이 선다는 생각을 해오고 있어 고치기 어려운 풍습이죠.”

물론, 우리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만 모두 배불리 잘 먹었어도 3분의 1이상이나 남겨 버리는 건 좀 과한 것 같네요. 한국의 간편식단제같은 것을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하면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소비가 적어져 공급이 넘치게 되어 농산물 가격의 하락을 일으킬 수도 있죠. 지금은 어떻게든 소비를 많이 해야 농민들을 돕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곡식과 채소들이 농민들이 뙤약볕에서 피땀으로 이뤄진 것을 이렇게 그냥 버려지는 것을 보니 아깝고 속상합니다.”

春種一粒粟(춘종일립속) 봄에 한 톨의 곡식을 심어

秋收萬顆子(추수만과자) 가을이면 많은 곡식을 거두네.

四海無閑田(사해무한전) 온 세상에 놀리는 밭은 없지만

農夫猶餓死(농부유아사) 농부들은 오히려 굶어 죽는다네.

 

鋤禾日當午(서화일당오) 호미 들면 어느 덧 한낮이 되어

汗滴禾下土(한적화하토) 땀방울이 떨어져 벼 아래 땅을 적시네.

誰知盤中餐(수지반중찬) 그 누가 알리요 밥상 위의 이 음식이

粒粒皆辛苦(입립개신고) 한 톨 한 톨이 모두 다 괴로움임을.

시인 이신은 젊은 시절 가난한 농부들의 농사짓는 모습에서 연민을 느끼며 그들의 애환을 이 시로 나타냈다. 이 시는 중국 초등학교에서도 암송되고 있다. 농부들이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관()에 바치고 나면 남는 게 많지 않아 오히려 굶어 죽기도 하는 가련한 농민의 고충을 말하면서 낟알 하나하나(粒粒)가 모두 농부의 땀과 고생의 결실(辛苦)이라며 곡식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 훗날 사람들은 이 성어를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고생에 고생을 거듭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썼다.

부모님의 손이 여든여덟 번이나 들어가고 일곱 근의 땀이 흘려 생산된 쌀이 왔다.

아내가 쌀통에 옮겨 담을 때 떨어진 낟알을 주워 담고, 쌀을 일을 때 흘려나가지 않게 조심한다. 주걱에 붙어 있는 밥풀떼기를 다 떼어 담고 밥솥과 밥그릇에 붙어 있는 밥알들을 허투루 버리지 않고 아까워한다. 그분들의 피땀이 배고 정성이 깃들어 있는 곡식 낟알 하나라도 그냥 버리지 못하는 그 모습이 좋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조합장 해임 징계 의결” 촉구, 순정축협 대의원 성명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
  • 순창군청 여자 소프트테니스팀 ‘리코’, 회장기 단식 우승
  • ‘초연당 정원 음악회’ 꽃·술·음악에 흠뻑 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