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수 개인전 “삶이 너에게 해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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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수 개인전 “삶이 너에게 해답을…”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1.02.24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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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까지 옥천골미술관에서 열려
독일 작가 ‘에크 하르트 톨레’의 글을 풀어낸 작품
독일 작가 ‘에크 하르트 톨레’의 글을 풀어낸 작품

별길(星永) 서민수(57) 작가가 2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오는 27일까지 옥천골미술관에서 서민수 작가의 한글한문 서예, 사군자를 다룬 문인화 등 작품 37점을 전시한다.

서민수 작가는 순창으로 시집와서 아이를 키우며 삼십대 초반까지 전업주부로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정해진 운명이었을까. 그의 삶은 군이 주최한 무료 서예 강의를 들으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정해진 운명이었을까, 서예로 삶이 바뀌다

19일 오후 찾은 전시회장. 서민수 작가는 김정훈 옥천골미술관 관장과 함께 화기애애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 작가는 이번 전시회의 의미를 도록의 작가 노트에 남겼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서로에게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솔로몬의 명언으로 전해지는 글귀 하나를 떠올려 봅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기쁜 상황도 지나가니 함부로 교만하지 말고, 슬픈 상황도 지나가니 낙심하지 말고 항상 의연한 태도를 보여라는 뜻이 함축된 것이라고 합니다. 서예를 통해서 몸도 마음도 건강한 세상이 되어갔으면 합니다. 저도 그 세상 속에 하나가 되고 싶습니다.”

김 관장에게 서 작가 소개를 부탁했다. 김 관장은 머뭇거림 없이 말문을 열었다.

樹德(수덕). ‘덕을 심다.’ 서민수 작가와 김정훈 관장이 손꼽은 작품
樹德(수덕). ‘덕을 심다.’ 서민수 작가와 김정훈 관장이 손꼽은 작품

학문을 하는 붓글씨가 있고, 그냥 일반적으로 쓰는 붓글씨가 있어요. 서 작가는 일반 붓글씨, 흔히 말하는 서예로 출발했어요. 젊어서 시작한 게 아니라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 시작한 건데 습득이 굉장히 빨랐어요. 원래 서화에 능하다고 해서 붓글씨를 그림에 담는데, 서 작가는 타고난 재능이랄까, 그런 게 잠재돼 있었어요. 그런 느낌적인 것이 있는 사람을 보고 천재적인 재능이 있다고 하죠.”

 

타고난 재능, 천재적인 재능이 있다

예술작품을 관람하는 전시장에서는 좀처럼 듣기 어려운 최고의 극찬이었다. 서 작가는 아직 한참 배우는 중이라 갈 길이 정말 멀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녀는 작품이 힘들다고 하기보다는, 정말 쉬운 게 하나도 없다작품 활동을 직업적으로 매일 하는 건 아니지만 어제의 나, 오늘의 나, 내일의 나 이렇게 비교를 하며 자신을 스스로 채찍질하고 있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무리한 요구인 줄 알면서도, 두 사람에게 작품 가운데 한 점만 꼽아 달라고 했다. 서 작가와 김 관장은 약속이나 한 듯이 동시에 樹德(수덕)’이라고 쓰인 작품 앞으로 안내했다. 김 관장이 작품을 설명했다.

, . ‘덕을 심다라는 뜻인데. 저 글자처럼, 붓글씨 쓰시는 분들은 그 글자가 자신한테 주는 것, 그런 것이 있어야 글씨를 쓴다고 말해요. 이건 전서체인데요. 공간감이나 글자의 흐름이나 저것이 딱 맞아떨어진 거거든요. 이후에 다시 쓰라고 하면 지금 저 작품처럼 안 나와요. 서 작가가 작품을 시작한 지 이십 년이 됐다고 하는데, 후반부 10년을 보면 공모전에서 대상도 타고, 초대작가로 초청돼 심사위원도 하고 그랬죠. 서예는 굉장한 집중력이 필요해요. 그런 점에서 서 작가는 굉장히 빨리 습득을 한 거죠.”

사군자인 대나무를 소재로 삼은 문인화를 설명하는 서민수 작가
사군자인 대나무를 소재로 삼은 문인화를 설명하는 서민수 작가

 

별 성(), 길 영(), 밝게 빛나라, 오래 빛나라,

서민수 작가의 호 별길은 작품 세계에 입문할 때 만난 선생님이 지어주셨단다. 별 성(), 길 영(), ‘밝게 빛나라’, ‘오래 빛나라’, 그런 의미가 담겨 있다. 한자 성영보다는, 한글 별길이 어감이나 떠오르는 상이 훨씬 좋은 느낌이다.

서 작가는 전주에서 제 전시를 보러 일부러 순창까지 찾아오시기도 하고, 본인이 서예를 배운 건 아니라면서 꼼꼼히 작품을 살피고 질문도 하고 대화를 나누고 그럴 때 보람을 느낀다며 자신의 전시회를 찾아와 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작품을 한 지는 올해로 이십 일이 년이 됐어요. 서예 대가라고 하는 분들은 십대, 이십대에 시작하시기도 했지만 저처럼 일반 서예 작가로는, 서예를 시작한 걸로 보면 제가 굉장히 빠른 편이라고 평가들을 해 주세요. 감사할 따름이죠.”

서 작가의 작품에는 정지용, 이해인, 도종환 등 낯익은 시인들의 시가 자주 등장한다. 조지 고든 바이런과 에크 하르트 톨레와 같은 외국 작가들의 글도 있고, 명심보감의 글귀도 있다.

서 작가는 글씨를 쓰거나 문인화를 쓰고 그릴 때, 흔히 화제(畵題)라고 하는데, 자기가 좋아하고 마음에 와닿는 걸 쓰게 된다평소에 제가 좋아하는 글귀를 생각해 놓았다가 쓰니까 제 성향은 글에서 드러난다며 설명을 이어 나갔다.

“‘젊음은 다시 오지 않고, 하루해는 다시 밝기 어려우며, 때를 맞춰 모름지기 힘써 나갈지니,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으니까’, 젊은 시간을 귀히 보내라는 그런 내용이어서 제가 좋아하고요(명심보감권학편 설명).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 큰일을 하기 위해서는 고난을 참고 기다려야 한다, 이 내용도 좋아하고요(‘不飛不鳴(불비불명)’ 설명).”

 

서민수 작가와 남편 권해수 군청 민원과장
서민수 작가와 남편 권해수 군청 민원과장

 

모든 것을 책임지는 작가, 이제 프로다

전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는 동안 계속 동행하던 김 관장은 서 작가는, 지금부터는 자신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작가, 더는 아마추어가 아니고 프로라며 자신의 글씨체에 대해 책임지고, 누가 너 글씨 잘 쓴다’, 그런 말들을 이겨내고 뚫고 나가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다시 한번 극찬을 쏟았다.

글씨가 정갈하고 아름다워요. 글씨를 똑같이 정자체로 써도, 글씨 안에 비어있는 공간감이나 이런 걸 보면 정말 깔끔하고 깨끗해요. 글씨를 쓰면 쓸수록 막 흘려 쓰고, 넘쳐나고, 그런 글로 넘어가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서 작가는 그렇지 않아요. 더욱이 한 선생님에게만 사사한 게 아니라, 여러 선생님께 배움을 받았거든요.”

묵묵히 전시회를 둘러보던 권해수 군청 민원과장은 서 작가를 아내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가정적이고 그렇다라며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서 작가는 제가 서예를 접했던 것처럼, 군에서 군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무료 교양 강의 같은 것을 많이 열어주면 좋겠다공부하며 서로 격려하고 문화 역량을 키우는 것도 코로나19를 이겨내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작가는 독일 출신의 작가 에크 하르트 톨레의 글을 작품으로 풀어냈다. 코로나19 시대, ‘해답은 우리 삶에 있다는 걸 전해주는 듯하다. 코로나를 끝내고, 서 작가의 새로운 전시회를 다시 만나길 고대해본다.

생각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 오히려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 해답은 언제나 스스로 우리를 찾아온다 복잡한 생각에서 한 걸음 벗어나 고요함 속에서 진정으로 존재하는 바로 그 순간에 온다 비록 찰라에 지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 순간 해답을 얻게 된다 에크 하르트 톨레 글 중 별길 서민수 적다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서민수 작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서민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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