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국장] 코로나19 백신접종 1호 취재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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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장] 코로나19 백신접종 1호 취재 후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1.03.03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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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전 1020, 보건의료원에 도착했다. 군내 1호 코로나19 백신접종 취재를 위해서였다. 접종이 예정된 1030, 예방접종실 앞 복도. 의료진과 1호 접종 군민이 투명 차단막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며 의자에 앉았다. 몇 가지 점검 사항을 확인한 후 1호 접종 군민은 예방접종실로 들어갔다. 의료진이 다시 한번 점검 사항을 확인했다. 드디어 1호 접종 군민은 가슴 높이의 차단막이 둘러쳐진 옆 공간으로 이동했다. 주사를 맞는 공간은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게 열려 있었다.

나는 1호 접종 군민과 의료진의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카메라 셔터를 계속해서 눌렀다. 사진 찍는 방향도 이리저리 바꿔가며 1호 접종 군민과 의료진의 생생한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 군민들에게 역사적인 1호 백신접종을 알려야 한다는 기자 본연의 사명감이었다.

정신없이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군수와 보건의료원장이 예방접종실 안에 들어와 있었다. 군의 수장으로, 의료원의 수장으로 두 사람은 1호 접종 순간을 주의 깊게 지켜봤다. 그 모습도 놓칠세라 카메라에 담았다. 순창군민 1호 접종은 불과 몇 분 사이에 끝났다. 자연스럽게 예방접종실 안에서 군수와 의료원장 등이 1호 접종 군민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여느 행사에서나 볼 수 있는, 나란히 늘어선 그런 모습이었다. 나 역시 망설임 없이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기념 촬영이 끝나자, 의료진은 1호 접종 군민에게 예방접종실 의자에 앉아서 잠시 안정을 취하라고 안내했다. 혹시 모를 이상 증상이 발생할 지도 모르기에 취한 당연한 조치였다. 나는 1호 접종 군민에게 한두 가지 질문을 던지고 원하는 답변을 얻었다. 예방접종실을 나오는 복도길, 군민들이 거리 두기를 하며 띄엄띄엄 의자에 앉아 자신의 접종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군민들에게 전하려는 현장 취재는 아무 탈 없이 마무리됐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온 사무실. 이런저런 기사를 쓰다가 불현듯 머리를 때리는 생각이 덩~하고 무겁게 울렸다. 취재한답시고 너무 호들갑을 떤 게 아닌가? 다른 것도 아니고 코로나19 감염병을 예방하는 백신접종인데.

의료진이나 취재진이나 1호 접종 군민의 움직임 하나하나는 더욱 각별히 신경을 썼어야 했다. 취재진도 차단하고, 가능한 최소의 의료진만이 검사하고 진료하고 접종 주사를 놓았어야 했다. 1호 백신 접종 소식은 군민들에게 안전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안내하면 그만이었다. 사진 촬영은 정해진 인원 1명이 하면 될 일이었다.

군수와 보건의료원장을 탓하려는 게 결코 아니다. 아무도 경험해 보지 못한 코로나19를 온 국민이 이겨내는 중이다. 군민들도 청정지역 순창을 하루빨리 회복하고 싶을 것이다.

이번 취재를 경험하며 분명히 깨달은 점을 고개 숙여 말씀드린다. 국민의 알 권리를 빙자해 사리분별 못하는 못된 기자의 특권의식을 아직 떨쳐버리지 못했다. 반드시 고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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